황제 (2017)

2017.12.07 23:57

DJUNA 조회 수:4247


민병훈과 이상훈의 [황제]는 민병훈의 아티스트 시리즈 중 첫 편입니다. 이 시리즈의 주인공은 피아니스트 김선욱인데 민병욱이 콘서트에서 김선욱이 연주하는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번을 듣고 이 영화를 만들 결심을 했다고 하더군요.

영화는 절반 정도 극영화입니다. 그렇다고 드라마가 선명한 편은 아니에요. 작가, 의사, 피아니스트가 직업인 것 같은 사람들이 한 명씩 나와서 독백을 합니다. 이들 중 몇 명은 자살을 시도했거나 자해를 했고 중간에 나오는 작가와 매매춘 전문 여성은 첫번째 작가의 작품 속 주인공인 거 같습니다. 보도자료를 읽어보니 영화는 자살에 대해 뭔가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 거 같은데, 이 주제가 떠오르기엔 대사와 드라마가 너무 흐릿합니다. 캐릭터는 끝까지 완성되지 않고 대사는 그냥 공허하지요.

영화의 나머지 절반은 뮤직 비디오입니다. 김선욱이 중간중간에 나와서 클래식 음악을 연주해요. 주로 베토벤인데, 가끔 슈만, 슈베르트, 브람스가 들어갑니다. 연주 좋습니다. 음악은 당연히 좋죠. 하지만 이 음악에 이 영화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는 끝까지 알 수 없습니다. 굉장히 뻣뻣한 선곡이며 드라마 파트와 잘 녹아들지 않죠. 클래식 뮤직 비디오 중 좋은 작품은 별로 없지만 클래식 음악이 영화와 결합된 선례는 굉장히 많은데, [황제]는 여기서 배운 것이 별로 없는 것 같고 공부를 많이 한 것 같지도 않습니다.

영화의 내용과 주제가 꼭 분명해야 할 이유는 없죠. 제대로 흐르면서 관객들의 감정을 자극할 수 있다면요. 하지만 [황제]는 좋은 음악을 갖고 있으면서도 이를 영화에 맞게 사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클래식 음악 뮤직 비디오를 만든다는 의도는 드라마를 망쳐버리고요. 뭘 하려고 했는지는 알 것도 같은데, 성공작은 아닙니다. (17/12/07)

★★

기타등등
극장 개봉은 안 한다고 합니다. 대신 '찾아가는 영화 프로젝트'를 한다는군요. 관객이 신청한 곳이라면 어디든 영화와 감독이 찾아간다는 컨셉이라고 합니다.


감독: 민병훈, 이상훈, 배우: 김선욱, 서장원, 박가영, 김빛새날, 홍이주, 다른 제목: Emperor

Hancinema http://www.hancinema.net/korean_movie_The_Emperor.php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49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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