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30 10:42
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요. 평소에 연애는 커녕 짝사랑이라도 하고 싶다고 노래 노래를 부르고 다녔는데 막상 순식간에 일이 벌어지니 당황스럽기만 합니다.
하루 종일 온 몸이 간질간질하고 아무리 피곤해도 밤에 잠이 안 와요. 배도 안 고파요. 몇 년만에 느끼는 감정이라 어색해서 그런지 그저 어지러워요.
끊임 없이, 쉴 틈 없이, 그 사람과의 행복한 미래가 계속해서 그려집니다. 그러다 헤어지면 얼마나 힘들까? 김칫국도 계속 들이키면서ㅋㅋㅋ 그 사람 나오는 꿈도 꿨어요ㅋㅋㅋㅠㅠ
으헝 맙소사 어떡하죠ㅠㅠ 아무나 붙잡고 하소연하고 싶은데 제가 봐도 답정너같은 상황이라 얼른 이 감정이 지나갔으면 좋겠어요.
아니, 근데 또 막상 지나가면 서운할지도.. 제 자리로 돌아오는 것 뿐이니 후련할까요? (으아아아~)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어요. 그쪽에 관심 있다고 티라도 내고 싶어요.
그치만 그 사람과 엮인 관계들이 복잡해지는 게 싫어서 계속 고개를 가로젓고 있어요. (멍청아, 호르몬이 장난치는 거야! 여기서 멈춰! 더 가면 안돼!)
친구들이 비슷한 고민 할 때는 지금 당장 네가 행복한 게 중요하다! 다른 사람들이 인생 대신 살아줄 것도 아닌데 남들 눈치 볼 게 뭐 있냐! 후회하지 말고 질러라!
말은 잘 해주면서 정작 제 일이 되니.... 이래서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어허허헝
일단 며칠 더 상황을 지켜보면서, 이게 정말 좋아하는 감정인지 아니면 '좋아하는 감정을 좋아하는 감정(?)'인지 확인해봐야겠습니다만 괴로움에 몸부림치는 날들만 연장될 듯ㅠㅠ
좀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냉정해질 수도 있겠죠? (아, 아님 말고...)
친구한테 털어놓고 싶은데 그랬다간 뽐뿌질 당하고 정말 고백 해버릴 것 같아서 듀숲에 쏟아냅니다.
지금도 이미 부끄럽지만 나중에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러워지면 슬쩍 지우겠습니다;;
듀게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4.12.30 10:55
2014.12.30 10:57
2014.12.30 11:24
(멍청아, 호르몬이 장난치는 거야! 여기서 멈춰! 더 가면 안돼!)
아~ 이쁘시네요. 뭔가 부러워요. 메마른 내 감성 따위..;;;;
아자아자!
2014.12.30 11:39
우워.... 저도 그런 감정 좀 갖고싶네요. 도대체가 마음이 서걱서걱 ㅠㅠ 누구를 어떻게 좋아하게 되는지도 잊은 듯한 나날들.... 님의 떨림이 전달되어 제가 다 떨리네요.
근데 그 분이 혹시 이 글 보시는 건 아닐까요??
2014.12.30 12:34
2014.12.30 12:58
가끔영화/ 깎을 순 있는데 아플까봐 무서워요ㅠㅠ
ㅎㅅㅎ/ 옴마야 감사합니다ㅋㅋㅋㅋㅋ 최고의 조언ㅋㅋㅋㅋ!!!
choloe../ 저도 며칠 전까진 이런 글 보면 "좋을 때다 낄낄" 했는데 어느새 제가 이러고 있네요... 인생무상..
러브퍼레이드/ 안 봤으면 좋겠지만 본다고 해도 저라고는 상상도 못할 거에요. 티내지 않으려고 엄청 노력하고 있거든요.
검은개/ 나이 먹고도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ㅋㅋ
2014.12.30 15:07
바라만 보는건 팬질입니다. 그 분의 팬이 되지는 마세요. 모쪼록 건승하시길!
2014.12.30 16:28
2014.12.30 18:51
선택지가 있다는 것 자체가 부럽네요.
2014.12.30 21:08
2014.12.30 23:01
2014.12.31 10:00
익명이라행복해/ 네, 누군가를 좋아할 때 냉정하고 이성적인 판단도 필요하죠. 쉬운 일은 아니지만.. 고맙습니다.
중도 거울 보면서 혼자 잘 깍아요.
에휴 그런 좋은건 번거로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