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에 돌란 영화는 <탐앳더팜>이랑 <마미> 밖에 보지 못했습니다.

<탐앳더팜>을 먼저 보았는데 솔직히 그냥 평범한 느낌이었어요. 돈이 아까울 정도는 아니지만 그냥 나쁘지 않다 정도. 하지만 이 사람이 왜 천재이지 싶은 생각은 들었습니다.

그래서 <팜앳더팜>은 이 감독의 평작인가 싶어 <마미>도 보기로 했어요.

돌란에게 항상 젊은 천재 감독이란 수식어가 늘상 따라다니고, <마미>는 칸 영화제 심사위원 상을 고다르랑 공동수상 했다길래 기대했는데


글쎄요. 영화가 취향에 안 맞거나 못 만들었다고 생각해도 '뭔가 있다', '대단하다' 이런 느낌이 드는 영화가 있는데

돌란 영화는 오히려 저는 평범하다는 느낌이었어요. 젊은 감독이 자신한테 취해서 좀 특이하다 싶은 소재를 골라 신나게 만들지만 그냥저냥 싱거운 결과물이 나온 느낌?

동성애나 모성에 대한 깊이있는 통찰력도 없고 직설적인 감정선은 툭툭 끊어지고. 각본도 별로고. 영상이 헉소리 날만큼 근사한 것도 아니고.

ADHD 소년에 대한 묘사는 흥미롭지만 그렇게 신박한 설정이라는 생각은 안 듭니다. 뭔가 있어보이려고 하는 듯한 대사는 미숙하고 진부하게 들리구요.

화면비나 똘끼 어린 어머니와 아들의 관계 같이 파격적으로 보이려고 하는 것 같은 설정들이 있지만, 그렇게 인상적이거나 와닿지 않아요. 

오히려 뒤에 서 있는 감독의 자의식만 느껴져 좀 우스꽝스러웠습니다. 

이 영화가 칸 영화제 심사위원 상까지 받은게 좀 어이가 없어요.

과거 수상작들과 비교해도 박찬욱 <박쥐>와 고레야즈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같은 작품이랑 비교하면 이게 뭔가 싶어요. 칸이 이상하게 밀어준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OST가 화려합니다. 라나델레이나 오아시스, 루퍼스 웨인라이트 노래들이 좋기는 한데. 음악에 조예가 없는 저도 들은 적 있는 원채 유명한 명곡들이고 영화가 노래빨을 받은 거지 노래가 영화빨을 받았다는 생각은 안 듭니다.


개인적으로 오만한 천재 캐릭터들 좋아하는데요. 재능보다 오만이 앞서면 허세가 되잖아요. 영화를 보고나니 돌란 천재설에 대해 저거 허세 아닌가 싶어졌습니다. 

돌란팬들 불쾌하시면 죄송합니다. 평이 좀 과하게 악평인 것 같긴 한데 제가 예매를 잘못해서 이 영화를 메가박스 코엑스에 신설된 컴퍼트관에서 본 것도 이유일 수 있습니다. 

일반 상영관에 비해 2000원 비싸 주말이면 12000원 입니다. 팔거리와 좌석간 거리가 넓고 의자가 가죽인 건 좋지만 이 영화에 12000원을...ㅠㅠㅠㅠㅠㅠㅠ

코엑스 너무 변하고 넓어져서 영화보러 들어가려면 좀 많이 걸어야 하더라구요. 그래서인지 영화 시작하고 계속 늦게 입장하는 사람들 때문에 생긴 피해도.

코엑스로 영화보러 가시는 분들 시간 넉넉히 잡고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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