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프를 봤습니다. 수입사가 흥행을 자신하고 국내에서 인지도 낮은 이 작품을 의외로 사전 유료 시사회까지 열었는데 

입소문 타면 어느 정도 관객은 들것 같습니다. 그러나 올 11월은 유난히 개봉 영화가 많네요. 원래 비수기 가을 시즌이 개봉영화

춘추전국시대긴 하지만 올 11월은 다른 때보다도 심하게 개봉작들이 줄줄이 비엔나에요. 이번주만 해도 세편의 한국영화에 외화도

수편에 달하죠. 일주일에 한번씩 영화관 간판이 싹 바뀌는 바람에 개봉 주를 놓치면 보기도 힘들어요. 지난 주에 트리 오브 라이프, 프렌즈 위드 베네핏을

부지런히 챙겨 본게 다행이에요. 목요일 되니까 개봉 영화가 너무 많다보니 퐁당퐁당으로도 상영회차가 없습니다.  

 

헬프는 제가 본 영화관에선 객석이 썰렁했는데 입소문 타서 국내에서도 많은 관객이 봤으면 좋겠어요. 보통 미국에서 성공한 여성 영화가

국내에선 흥행을 이유로 dvd로 직행하거나 아예 수입조차 안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인데 헬프가 성공하면 프레셔스 같은 영화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재미있었습니다. 영화의 상영시간이 소품 치곤 길죠. 140분이 넘는 영화인데 전혀 지루하지가 않습니다. 영화사가 런닝타임 때문에 고민 좀 했을것

같은데 확장판 런닝타임 수준에 이르는 긴 상영시간 임에도 술렁술렁 넘어갑니다.

완성도가 그렇게 뛰어난건 아닙니다. 전혀 다른 영화이긴 하지만 섹스 앤 더 시티 극장판처럼 시리즈 드라마 한시즌을 140여분에 압축해 놓은 것 같아요.

여러 이야기 갈래가 있는데 제대로 정리가 안 된 느낌이에요. 결혼 적령기를 넘겨 버린 엠마 스톤의 개인적 연애담과 직업에 대한 야망 찔끔,

바이올라 데이비스 얘기 찔금, 브라이드 달라스 하워드 얘기 찔끔, 제시카 차스테인 얘기 찔끔...주요 등장 인물들의 이야기가 무르익은게 없습니다.

여기로 갔다가 저기로 갔다가 그래요. 결국엔 바이올라 데이비스 얘기로 마무리가 되지만 그렇다면 남은 사람들의 결말은?

꼭 후속편이 나와야 할 것 같은 분위기로 끝난단 말이죠.

 

그러나 전반적으로 유쾌하고 감동적인 여성 영화입니다. 잘 만들었어요. 내년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감이고 특히 여우조연상 부문은 2명은 들어갈

것 같군요. 영화사가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한다면 바이올라 데이비스는 강력한 여우주연상 후보고 브라이드 달라스 하워드, 제시카 차스테인,

바이올라 데이비스 절친으로 나오는 배우는 조연상 후보에 올라도 전혀 이견 없을 연기였고요. 엠마 스톤은 모르겠네요. 전 이 배우 처음 봤는데

만약 린지 로한이 사고뭉치로 전락하지 않았다면 이런 영화에서 호연을 펼칠 수 있었을거에요. 이미지가 주금께 적은 린지 로한 느낌이었어요. 목소리

허스키한것도 똑같고 연기도 비슷하네요.

 

보면서 여러번 웃었고 여러번 찡했어요. 여러 여성 영화들이 겹치더군요. 모나리자 스마일의 외전같은 느낌도 있었어요. 모나리자 스마일의 웰슬리 여대생이

결혼하고 애낳고 나면 이렇게 변할 것 같은 느낌. 산드라 블록의 행복한 비밀이나 아메리칸 퀼트하고도 비슷했지만 정서적으로 가장 비슷한

느낌을 받았던 작품은 후라이드 그린 토마토였습니다. 모나리자 스마일+아메리칸 퀼트+행복한 비밀+후라이드 그린 토마토, 그리고 내니 다이어리를 보는것 같은

느낌이지만 헬프는 이 작품들의 몇 배 이상으로 괜찮은 영화였어요. 바이올라 데이비스의 연기는 가슴을 저미게 하는 힘이 있더군요.

그리고 제시카 차스테인, 진짜 올 한해 빛이 나네요. 어쩜 이렇게 나오는 영화마다 이미지가 다른지, 예전에 케이트 블란쳇을 보던 때와 비슷한 신선함을 받았습니다.

헬프에서도 제시카 차스테인의 연기는 바이올라 데이비스 못지 않게 좋았습니다.  

 

다음 주엔 너는 펫, 티끌모아 로맨스도 개봉하기 때문에 운이 나쁘면 영화관에서 오래 못 버틸 가능성도 있습니다. 영화관에서 보시길 추천해요.

작년에 시라노가 한국 로코물로써는 오랜만에 대박을 치니 올해는 국산 로맨틱코미디가 무척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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