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말하면 김수현 드라마에 관한 잡담글입니다. 인생은 아름다워를 처음으로 김수현 드라마라는 걸 봤고 이전에 그에 관한 글도 썼었죠. 그리고 오늘 천일의 약속 한번 보니 또 똑같은 문제점들이(보편적인 기준에서) 반복되고 있군요..

 

 아참 전 한드에 대한 얘기를 할때 세계 최고 자본의 힘으로 만들어지는 드라마들보다는 기준을 낮게 잡고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이젠 그럴필요도 없어 보여요. 김수현 고료에 관한 기사와 높아져가는 드라마 제작비 보니 이제 각본가, 스토리작가에 대한 얘기를 할땐 그냥 보편적인 기준에 대고 평가해도 될거같네요. 물론 혼자서 쓴다는 점은 약간 페널티이긴 하지만.......

 

 캐릭터들이..정확히는 캐릭터들의 대화가 왜 저러죠? 대화라는건 말을 하는것과 듣는 걸 둘 다 해야 하는 것인데 김수현 캐릭터들은 대개 말만 잘해요. 귀는 없고 입만 가지고 태어난 건가요? 김수현 드라마 캐릭터 같은 사람이 실제로 제 주위에 있었다면 ㅎㄷㄷ했을듯. 자기 할 말만 잘하는건 연설이지 대화가 아니죠..

 

 하긴 그건 캐릭터가 원래 그렇게 잡힌 것일 수도 있죠. 전부다 입만열면 장광설을 토해내는 조울증+정신분열증+편집증에다가 강력한 자기애, 아집으로 똘똘 무장한 거겠죠. 그런 성격의 캐릭터들은 원래 그런 식으로 대화를 하니까 저렇게 대화하는건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그냥 김수현 드라마에서는 그런 캐릭터가 아주 많이 나올 뿐이겠죠?

 

 한데 그러면 캐릭터들이 뛰놀 곳을 잘못 잡은 거 아닌가요? 그런 캐릭터들이 많이 나오는 드라마라면 시작하자마자 등장인물들이 낯선 숲에서 눈을 뜨고 하늘에서 목소리가 들려와야 합니다. 다음과 같은.

 

"지금부터 배틀로얄을 시작하겠다. 너희들에게 지급된 가방에는 물과 식량과 무기가 있으며 최후의 한사람만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이러면 아무 문제가 없을거예요. 저 공격적인 캐릭터들에게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준 거니까요. 제가보기에 김수현작가의 문제는 저런 캐릭터들을 만들어놓고 고작 커피숖이나 길거리, 부잣집 저녁식탁 같은 곳에서 부딪히게 한다는 거죠. 강간도, 폭력도, 완전히 정신나간 문맹 싸이코 용병도 없는 재미없는 곳에 저런 캐릭터들을 풀어놓으니 캐릭터들 자신도 힘들고 보는 사람들도 힘들잖아요...휴

 

 그리고 놀라운 건, 인생은 아름다워 떄도 그랬지만...저 소재 하나 가지고 계속 가는 건가요? 가족 중 한사람이 게이인 건 주연도, 조연도 아니고 한 2등급 조연 정도 되는 애들 사이의 갈등이어야 드라마의 밀도가 확보되지 않나요? 어떤 여자가 안좋은 병 걸려서 남친이 갈등하는 것도 곁가지여야 하고 메인 스토리 줄기는 엄청 큰 것이어야 할 것 같은데 저 소재 하나로 드라마 시작부터 끝까지 쭉 미나요? 그럴 거라는 걸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질문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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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전 김수현 드라마만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더 안좋은 드라마도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럴 마음만 먹으면 정보석이 나온 폭풍의 언덕도 재밌게 볼수있어요. 저는 쿡 티비를 켜서 황금물고기나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를 정주행할 수도 있습니다. 그냥 재밌게 볼 준비만 되어 있으면 어떤 드라마든 영화든 다 재밌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쩝니까...김수현 회당 고료 5000만원 돌파라는 기사를 이미 읽어버렸거든요. 그걸 읽은 이상 기대라는 걸 할수밖에 없어요. 오천만원. 오천만원. 5천만원. 계속 말하니까 천박해 보이네요. 하지만 계속 말할겁니다. 오천만원. 젠장맞을 오천만원. 오천만원. 오천만원. 5천만원. 오천만원. 오천만원. 5천만원. 오천만원. 오천만원. 5천만원. 오천만원. 오천만원. 5천만원. 오천만원. 오천만원. 5천만원. 오천만원. 오천만원. 5천만원. 오천만원. 오천만원. 5천만원. 오천만원. 오천만원. 5천만원.

 

 

 오천만원!!!!!!!!!!!!!!!!!!!!!!!!!!!!!!!!!!!!!!!!!!!!!!!!!!!!!!!!!!!!!!!!!!

 

 

신께서 빌어먹을 5천만원과 약간의 운만 제게 주시면 저는 그걸 가지고 예수님이 물고기를 가지고 했던 것과 비슷한 걸 할 수 있을텐데요. 뭐...그냥 그렇다는 겁니다..흠...솔직이 말하면 재밌게 본 것 같기도 해요. 주인공이 송승헌이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아깝네요. 본문에 쓴 글들은 몇 가지 소소한 불만일 뿐이지 그렇게 심한 불만은 아닙니다. 천일의 약속도 그럴 마음을 먹었으니 이제 재밌게 볼수있겠죠. 재밌게 보려고 마음먹었는데도 재미없었던건 워킹데드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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