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9.02 10:25
조만간 홍콩에 들를 일이 있습니다. 뭐 홍콩이니까 맛난 건 당연히 먹어줘야 하겠지만
것보다 가 보고 싶은 곳이 몇 군데 있는데, 그 장소들이 아직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혹시 일말의 정보라도 얻을 수 있을까 싶어 질문글을 올립니다.
골목+늙은 장소 덕후이기도 하고 또 워낙 왕가위 영화들을 좋아했기도 하고 해서
이번에 이런 곳을 가 보려고 하는데 아직 남아 있을까요?
2009년 무렵에 찍은 사진인 듯한데 그 사이에 다 허물어지고 괜히 헛걸음만 하는 건 아닐지.
화양연화에 나오는 셩완의 계단길이라고 합니다.
원문출처는 http://www.wongkarwai.net/forums/viewtopic.php?f=10&t=2287&p=19906#p19906
중경삼림의 충킹맨션은 아직 건재하지만 정확하게 화면에 담겼던 공간들은 거의 다 재단장을 해서 옛모습이 별로 남아 있지 않고,
왕비가 일하던 미드나잇 익스프레스는 7-11로 바뀌었고,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는 여전히 사람들을 실어나르고 있고,
화양연화에서 양조위가 장만옥의 접시에 겨자를 덜어 주던 Goldfinch Restaurant은 어느새 여행자들 등쳐먹는 악덕업소가 된 듯하고...
오래된 영화의 발자취를 쫓아가는 건 나름 흥미있지만 또 큰 기대를 품기 어려운 일인 듯도 합니다.
여튼 질문의 요지는 위 사진에 나온 셩완의 계단이 아직 있는지,
그리고 혹시 아직 남아 있는, 그 무렵의 영화들-중경삼림, 아비정전, 화양연화 등등에 나왔던 다른 장소들이 있는지 하는 겁니다.
아는 분이 계시려나...
2013.09.02 11:07
2013.09.02 11:32
2013.09.02 11:14
2013.09.02 11:34
2013.09.02 23:02
아비정전의 공중전화 박스가 있던 캐슬로드는 보실 수 있어요. 영화에서처럼 상념에 젖어 걸을 수 있지는 않지만요. 차들이 막 통과하는 곳입니다.
아, 타락천사의 침사추이 맥도날드, 한국어 간판 있던 곳도 가실 수 있겠네요. 왕비가 일하던 가게는 없어졌지만 밤의 란콰이펑 분위기는 영화와 흡사할 거예요.
저도 왕가위 키드이지만 아무래도 오래된 왕가위보다는 두기봉이나 다른 최근 홍콩 영화라면 쉽게 찾을 수 있고 영화와의 괴리감도(화면빨이 상당하다는 뜻입니다;;) 덜 해서 홍콩 갈 때는 아예 다른 영화 속 장소를 보러 다니고 해요. 골드 핀치도 뭐랄까, 원래 치킨집 같은 칙칙한 분위기인데 영화에선 엄청 근사하게 나왔더라고요.
큰 도움 못 되면서 글만 길어졌네요.;; 다른 홍콩에 대한 궁금증 있으시면 아는대로 알려드릴게요. 반환 전부터 지금까지 계속 욌다갔다 해서 관광책자나 포에버 홍콩보다는 조금은 더 알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