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짧게

 

내년에는 착하게 살겠습니다.

팀장님, 그렇게 민망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영화보고 양주 쏘셨잖아요.

 

http://djuna.cine21.com/xe/?mid=board&page=45&document_srl=1421658

 

http://djuna.cine21.com/xe/?mid=board&page=5&document_srl=1463151

 

2. 길게

 

그 옛날 영구 캐릭터 그대로의 모습을 러닝타임 내내 보는 건 참으로 곤욕스러운 일이였습니다.

심형래의 영구를 처음 본지가 20년 하고도 몇년이 더 흘렸는데 그 세월동안 저도 변했거든요.

그때야 '영구'를 보고 웃었을테고 이제는 추억거리로 떠올릴 수는 있을지언정 극장에서 웃어줄만큼은 안되요. 왜냐면 이젠 더이상 웃기질 않으니깐요. 적어도 저는.

 

80년대는 인터넷도 없고 온라인 게임도 없고 핸드폰도 없고 -야구동영상도 VHS로만 보던!- TV매체와 영화가 문화적 즐길거리의 대부분이였던 시절이였기에 '영구'는 아이들에게 인기 캐릭터였지만 글쎄요 '심형래의 영구'가 탄생한지 20년하고도 몇년이 더 지난 지금 그때의 인기를 그대로 옮길 수 있다고 생각되진 않습니다.

 

심형래는 그때의 영구 캐릭터 인기가 다시 살아나길 기대한것 같습니다만, 아쉽게도 '라스트 갓 파더' 속의 영구는 그 옛날 심형래가 제작한 '영구 시리즈'의 속의 캐릭터의 연속일 뿐이였습니다.

'영구'는 심형래가 그리고 당시 동반출연했던 동료개그맨들과 배우들이 미국배우로 바뀐것 같은.

이미 웃을만큼 웃었던 장면들의 데자뷰의 향연이라고 할까요? 야박하게 들리겠지만 예고편에서 보여준게 다였다고 봅니다.

 

 

 

극장에서 영화를 본다는 것은 일종의 고문이라 생각합니다.
감독이 영화를 통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2시간에 가까운 시간동안 좌석에 앉아서, 시선을 돌리지도 못한채 계속해서 받아줘야 하니깐요. 적어도 저는 그렇습니다.

 

배우들의 좋은 연기와 설득력있는 전개 그리고 적절한 편집과 어울리는 음악이 있다면 상영시간이 줄어드는게 아까워지는 행복한 고문이 될것이고
뻣뻣한 동선과 부자연스런 대사처리로 무장한 어설픈 연기에 인과관계는 안드로메다로 보낸 내러티브 거기에 종잡을 수 없는 편집까지 더해지면 그야말로 생지옥이 따로 없을겁니다.

 

'라스트 갓 파더'에서 영구 캐릭터가 힘을 잃으면 영화를 이끌어갈 동력원이 없어지는 셈이나 다름아니겠지요.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요(가령 추억의 '영구'를 보고 몰입할 관객도 있을테니 말이죠).

 

아, 하지만 더 참을 수 없는 건 도저히 공감해줄 수 없는 내러티브와 배우들 -심형래를 제외한- 의 엉성한 연기였습니다.

밑도 끝도 없는 전개 -그 옛날 남기남 감독이 제작했던 영구 시리즈의 재현이였어요!- 에 심형래의 어눌한 영어 발음도 거슬렸고 미국 배우들의 엉성한 연기도 참기 힘들었습니다.

그 옛날 영구의 웃음 코드를 일렬로 쭉 나열한 상태에 이야기 전개를 붙여놓은 듯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심형래는 이 영화를 통해 웃음을 주고자 했으나 나에겐 그러질 못했고 내용에 공감도 되질 못했으니 1시간 40분 동안 전 지독한 고문을 당한셈이 된거죠.

 

 

 

 

해당 영화는 호불호가 있을 겁니다.

추억을 되살리고 웃을 수 있는 분들에겐  심형래의 바보연기 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심형래의 '영구' 이후로 수많은 개그맨들을 보아왔고 1년전의 유행어를 남발하면 구세대 취급을 받는 분위기 속에서 살다보니 저도 변했나 봅니다.

웃기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뭔가 설득력있는 전개도 아니고 하다못해 음악이 좋길해, 눈여겨 볼만한 연기가 있나.

 

심형래는 자신이 가진 영화감독으로서의 역량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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