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가정에 대한 이야기

2010.11.21 14:02

Luka 조회 수:5559

 

자주 만나는 친구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그 아이가 친척 하나가 오기만 하면 본인의 취업 여부를 캐물어서 짜증나게 한다- 는 이야기를 했어요.

 

뭐 거기까지는 "응응- 그거 짜증나겠네...."하고 넘겼지만 바로 다음에 이어지는 말이란게

 

"그러게 말이야. 자기는 이혼한 주제에- 그 집 애들은 뭐 제대로 자라겠어?!"

 

....더군요-_-;;

참고로 저도 어렸을 때 부모님께서 이혼 하셔서 외할머니 손에 자란 사람입니다만, 이 친구는 그 사실을 모르죠.

 

쨌거나 순간 피가 거꾸로 차오르는 신기한 경험을 하고

그 냔(....)의 발언을 마구 씹어 줬습니다. 너 세상에 이혼 가정 자녀가 얼마나 많은데 그 딴 소리를 그렇게 태연하게 내뱉냐!!!고.

 

그러자 이 냔(....)은 매우 태평한 얼굴로 "쨌거나 이혼한 집은 좀 그렇지 않아? 그런 집이랑 사돈 맺고 싶어할 사람이 어딨냐..."라고-_-

평소 그 냔(.....)의 성실한 태도와 가볍지 않은 행동을 좋아하던 저는 그 날 이후로 이 냔(.....)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전 이 딴 질 낮은 발언은 어르신들의 뿌리깊은 편견에서만 나오는 줄 알았는데(...예를 들어 우리 할머니는 옆집 할머니 딸이 이혼했다고 씹으십니다.)

의외로 어린애들 중에서도 저렇게 뇌가 청순하거나 배려심을 쌈 싸먹은 인간들이 많더군요.

 

그래서 지금도 동생과 놀러나갔을 때 친구들을 만나면 진땀이 삐질삐질 납니다.

아직 동생이 어려서 "이름이 뭐야?"라고 물어보면 너무도 당당히 본인의 성을 붙여서 말하거든요.

 

뭐 제가 새아버지 성으로 바꾸면 되긴 하지만 난 내 성이 좋은데 말이에요.

새아버지 성은 제 이름과 심각하게 안 어울리거든요(...아니 이런 이야기를 하려던게 아닌데?!)

 

그리고 가끔 답답한게- 나중에 제 동생들이 시집장가 가게되면 상대방 집에 저를 어떻게 소개해야 할까요;

설마 그 아이들 결혼식에도 못간다거나......"언니는 그냥...집에 있어..." 뭐 이런 소리 들으면 참 속상할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저는 이혼가정의 자녀지만 제 동생들은 아니거든요-_-

언니 때문에 괜한 고민에 빠질 동생들을 생각하면 괜시리 미안해지기도 하고...(....그러니까 이런 이야기를 하려던게 아닌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913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782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8006
946 [게시판 분위기와 동떨어진 바낭] 여자들은 남자들끼리 놀러다닌다고 하면 이상하게 보나요? [9] 가라 2010.11.09 2257
945 미아 바쉬코프스카 신작 [제인 에어] 포스터 & 스틸 [4] 보쿠리코 2010.11.09 2685
944 한국, 천안함 사과 요구 조용히 철회 [20] 사과씨 2010.11.10 3500
943 세번의 우연은 운명인건가요? (뜬금없는 시노하라료코 출연 드라마 스포 살짝 있음) [4] 陣馬 2010.11.11 2130
942 제 망한글에 댓글 달아주신 분들께 바치는 발들 [19] Luna 2010.11.11 2952
941 아만다 사이프리드 신작 [레드 라이딩 후드] 처음 공개된 스틸 [9] 보쿠리코 2010.11.14 3089
940 퀸시 존스 새 앨범 라이센스 발매는 언제쯤 될까요? + 스팅 내한공연!! [2] kiwiphobic 2010.11.15 1397
939 “성관계하면 성적 향상” 기숙학원장이 여학생7명 성폭행 [4] chobo 2010.11.15 3235
938 이성을 보는 다양한 취향 [17] jim 2010.11.16 3734
937 [갑작스런 듀나인] 시공사 판 <나사의 회전> 번역이 어떤지 궁금해요! [9] 낭랑 2010.11.16 2891
936 에이즈 외국인 추방법에 관한 칼럼. [6] 고인돌 2010.11.17 1890
935 잡담 [4] 세상에서가장못생긴아이 2010.11.19 1677
934 소녀시대 노래중에 제가 좋아하는 곡 새로운아침 2010.11.19 1713
» 이혼가정에 대한 이야기 [54] Luka 2010.11.21 5559
932 [뻘글] 혼자 사는 사람이 반려동물을 키운다면 둘 이상이 좋다고 생각해요.(고양이 사진 재중) [9] Paul. 2010.11.21 3159
931 뒷북 - 이혼가정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 [10] soboo 2010.11.22 4684
930 [듀9] 애견인들께 자문 구합니다ㅠㅠ [9] 마나 2010.11.23 2378
929 [모닝바낭] 아저씨 냄새 나는 여자. [4] Paul. 2010.11.23 4691
928 무지해서 죄송한데요. [55] 해삼너구리 2010.11.23 6367
927 연평도에는 의인 열명이 없었군요 [10] 나나당당 2010.11.23 378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