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28 23:10
은퇴를 앞둔 나이 든 의사가 운영하는 클리닉에서 일하고 있는 제니는 끔찍한 실수를 저지릅니다.
밤에 누군가 도어벨을 울리는 걸 들었으면서도 나가지 않았는데, 그 벨을 울린 흑인 여자가 시체로 발견된
것이죠. 죄의식을 느낀 제니는 준비하고 있던 좋은 직장도 포기하고 클리닉을 맡은 뒤, 그 죽은
여자의 이름을 알아내기 위해 탐문수사를 벌입니다.
한마디로 귀찮은 사람이 된 것이죠. 여러분은 제니를 죄의식에 쩌는 백인 리버럴의 상징으로 볼 수
있을 겁니다. 좋은 사람이에요. 모든 일에 열심이고 자기의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지도 않고.
하지만 정작 죽은 여자의 주변 사람들에겐 제니는 짜증나는 부류입니다. 자기 양심이 찔리는 건
알겠는데, 왜 우릴 귀찮게 하느냐고요.
[언노운 걸]은 추리물입니다. 적어도 다르덴 형제의 작품 중 가장 장르 영화에 가까운 작품이죠.
웬만한 하드 보일드 추리소설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 대부분이 거의 순서대로 일어납니다.
제니는 서툴지만 그래도 자기만의 장점이 없지는 않은 아마추어 탐정입니다. 물론 이 영화에서
진짜로 중요한 건 사건의 진상이 아니라 제니의 수사를 통해 벨기에 사회의 밑바닥을 파헤치는
것이죠. 그 다음으로 중요한 건 역시 죄와 죄의식의 문제겠고요.
분명 해볼만한 시도이긴 했는데, 다르덴 형제의 전작에서 느낄 수 있었던 폐부를 찌르는
느낌은 없습니다. 주인공이 외부인이니 아무리 양심적인 사람이라도 당사자들의
고통을 느끼는 데엔 한계가 있으니까요. 쉽게 깰 수 없는 벽이 있습니다. 그래도 제니를
연기한 아델 에넬은 참 좋아요.
(17/04/28)
★★★
기타등등
요새 자막 번역가들은 비영어권 영화의 고유명사들을 반쯤 포기한 것처럼 보입니다.
감독: Jean-Pierre Dardenne, Luc Dardenne, 배우: Adèle Haenel, Olivier Bonnaud, Jérémie Renier,
Louka Minnella, Christelle Cornil, Nadège Ouedraogo, Olivier Gourmet, 다른 제목: The Unknown Girl
IMDb http://www.imdb.com/title/tt4630550/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50372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00 | 1월의 두 얼굴 The Two Faces of January (2013) [2] | DJUNA | 2014.09.12 | 5628 |
99 |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 Le passé (2013) [2] | DJUNA | 2014.01.24 | 5769 |
98 | 사라진 밤 (2018) | DJUNA | 2018.03.07 | 5856 |
97 | 우리는 언제나 성에 살았다 We Have Always Lived in the Castle (2018) | DJUNA | 2019.07.26 | 5993 |
96 | 탐정: 리턴즈 (2018) [2] | DJUNA | 2018.07.02 | 6071 |
95 | 오토마타 Autómata (2014) | DJUNA | 2014.10.23 | 6093 |
94 | 해빙 (2016) [1] | DJUNA | 2017.03.04 | 6304 |
93 | 툼스톤 A Walk Among the Tombstones (2014) [1] | DJUNA | 2014.09.27 | 6403 |
» | 언노운 걸 La fille inconnue (2016) [1] | DJUNA | 2017.04.28 | 6418 |
91 |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The Spy Who Came in from the Cold (1965) [5] | DJUNA | 2015.08.31 | 6498 |
90 | 킬러 Adamkosh (2010) [3] [2] | DJUNA | 2011.07.16 | 6565 |
89 | 제로 포커스 Zero no shoten (2009) [1] | DJUNA | 2010.03.11 | 6847 |
88 | 딥 (2018) [2] | DJUNA | 2018.09.04 | 7411 |
87 | 기나긴 이별 The Long Goodbye (1973) [3] [7] | DJUNA | 2014.01.30 | 7488 |
86 | 사일런트 레이크 Shimmer Lake (2017) | DJUNA | 2017.06.17 | 7495 |
85 | 다크 플레이스 Dark Places (2015) [3] | DJUNA | 2015.07.21 | 7678 |
84 | 커뮤터 The Commuter (2018) | DJUNA | 2018.01.20 | 7784 |
전 제니가 사람들을 치료하는 정도가 아니라 치유하는 것처럼 느껴지던데.
듀나님은 저와 다르게 느끼셨네요.
http://m.blog.naver.com/narschiss/220993767612
제 리뷰입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