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후문서 한정식 먹은 후기

꽤 유명한 집인데 며칠전에 우연히 저녁정식을 먹게 되었습니다.

제일 싼 정식이 35,000원.

한식의 세계화, 

since 1984, 

한식이 이제 한류를 지배합니다. 

우리 음식도 맛과 영양으로 세계제패! 

서울시 선정 위생등급 높은 식당!~, 자랑스러운 한식당.

이런 문구가 써져 있는 개인별 앞에 까는 종이부터 어쩐지 불길한 느낌을 줍니다. 

코스 구성이 대충 이렇습니다.

단호박 스프(크루통 하나 띄워져 있음) - 샐러드(파인애플이랑 짭쪼롬한 경성치즈, 달콤한 드레싱) - 잡채 - 연어구이 - 탕평채, 돼지산적과 버섯구이 - 밥 종류(만두국, 밥, 누룽지 중 선택) - 후식 (커피/매실차,과일)

먹으면서 충격적이었던 건 어째서 이런 음식들이 한식 코스요리에 포함되어 있는가, 

우리나라 음식은 어디까지 망가질 수 있는가? 등등이었습니다. ㅜㅠ

대체 이게 왜 한정식인겁니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크루통은 분명히 대량으로 파는 그것이었고

샐러드 드레싱은 너무 달았고, 파인애플과 함께 나온건 더욱 에러였습니다. 

연어구이는 그냥, 마트에서 파는 생연어로 스테이크 해놓은 맛 딱 그거였고

돼지구이는 다행히 맛있었는데, 한 쪽 구석에 스테이크에 나온 가니쉬처럼 시금치를 구석에 셋팅해놓은거 보고 피식 웃었네요. 

아니 그렇다면 잡채는 코스 요리의 파스타를 상징하는 건가? 

한식을 코스요리식으로 무분별하게 배치해놓은 것도 폭력적인데, 

코스 간의 맛들이 조화가 되지도 않았고, 

코스 중간중간에 맛을 지우기 위해서 차라리 밥을 미리 내오는게 맞지 않은지 싶구요 (다행히 간은 짜지 않았습니다만...)

그래서 물만 실컷 먹게 됩니다.

한정식에서는 밥이 가장 중요하거늘!

덜어먹으라고 앞접시가 제공되는데, 밥 나올 때까지 주구장창 써야 합니다. (물론 달라면 다시 주겠죠)

요즘엔 동네 왠만한 중식당만 가도 코스 바뀌면 앞접시 바꿔줍니다. 

밥과 함께 나오는 몇 가지 반찬식기는 플라스틱입니다.

조용하고, 모임하기는 좋았는데 절대 제 돈 주고 먹으라고 하면 안먹을 것 같네요.

그럭저럭 동네(경기도)에서 비슷한 집을 아는데 거긴 15천원에 더 맛있거든요; 그것도 곤드레밥 아니면 돌솥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