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푸념이니 읽기 싫으신 분은 넘겨주세요.

 

 

 

 

PC를 가지게 된 이후로 인터넷 활동을 꾸준히 했어요.

어릴 적엔 무슨 동호회 활동부터 별 다른 주제랄 것도 없는 커뮤니티에 알음알음 가입해 소위 말하는 친목질도 해보고 그랬죠.

그런데 그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여자라고 성별을 밝히는 순간, 달라지는 태도들이 불편해요.

물론 그런 상냥하고 다정한 말들의 절반은 농담인 경우가 많아요. 그냥 해보는 빈 말인 경우도 많구요.

그런 말들까지 다 예민하게 듣기 싫다 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사실 그런 농담의 태도들도 없어보이긴 해요.

스스로 지위를 낮추고 헠헠 여자다! 여성분에겐 친절해야 한다능! 하는 식으로 호구를 자청하는 태도 말예요.

이게 심해지면 무슨 말을 해도 오버스럽게 받아주고, 반응해주고, "그녀"를 향한 시덥지 않은, 혹은 사적인 호기심이 가득한 글들로 게시판을 도배하기도 하고

더 나아가면 여성유저에 대한 찬양과 밑도 끝도 없는 지지로 변하기도 하죠.

이 때 여성유저의 반응은 크게 두 개 인 것 같아요. 그런 반응을 불편해하거나, 즐기거나.

전자의 경우엔 그 커뮤니티를  해당 여성유저가 차츰차츰 멀리하게 되고, 후자는 반대죠.

다른 유저들의 쾌적한 게시판 활동을 저해 혹은 방해하게 되어서 다른 누군가가 그 커뮤니티를 멀리하게 되는.

 

저는 이게 바로 여성유저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물빨핱(물고빨고핥는) 을 하는 호구 유저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도대체 왜? 관심이 생기면 사적으로 연락해도 될텐데 그런 방식은 용기가 안나고 또 갑작스러운 돌직구 라고 생각해 뻘쭘하니

게시판에 장난삼아 찔러나 보자는 심리잖아요. 아니 뭐 그런 의도적인 계획이 없었다쳐도 단지 "여자라서" 잘해주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매커니즘이 음흉해보여요.

게다가 찬양 당하는 여성 유저가 그 상황을 즐기면서 소위 말하는 여왕벌 놀이라도 하는 걸 보고 있자면

쾌적하던 내 온라인 생활이 누군가들의 교미현장 생중계를 보는 것처럼 짜증이 나서 그만 두게 되기도 하구요.

 

저는 여전히 잘 모르겠어요.

도대체 왜? oo님이 "그녀"가 되는 순간, 사족을 못쓰고 달려드는가?

도대체 왜? 그런 가벼운 유혹에 스스로를 던져 주인공이 되려 하는가?

 

방금 전에 흥미를 가지던 한 커뮤니티에서 (음성으로 이야기를 교환하는)

여성유저가 까르르까르르 웃는 소리에 거친 숨소리를 헠헠 내 뱉으며

밥을 먹지 않아도 배부르다는 남성유저와, 자신도 그 대화에 껴들기위한 처절한 노력을 하는 다른 남성유저들을 보곤 이렇게 푸념하게 되었네요.

정녕 봄인가요.

발정기를 맞이한 동물과 다를 게 없어보여 민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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