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너무 추상적인 질문일수도 있는데, 추상적인 질문이니만큼 사람 따라 다양한 답변 기대해봅니다.

 

말하자면 연애를 시작하는 포인트 같은 거예요.

그것이 무엇이라도 좋아요.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좋고요.

 

어떤 느낌이 들 때 이 사람이랑 사귀어보고 싶다, 사귀어봐야겠다 하고 생각하시나요?

 

 

 

저 같은 경우는... 그 포인트가 좀 남들하고 다른 것 같거든요.

지금보다 어릴 때는 (지금도 어리긴 하지만;) 그게 신중함이라고 믿었어요.

하지만 아니더군요.

그냥 느리고, 또 느리고 또또 느리고.

생각 많고, 또 생각많고.. 그런 것 뿐이었어요. 그걸 이제야 알았죠.

 

제가 반해서 사귀고 싶다! 100% 확실한 나의 사람으로 만들겠어! 했던 때는...

항상 연애로는 안맞는데 뭔가 상대가 신기해서- 그런 경우였어요.

실제 저를 감당하고 사랑해줄 속깊고 편한 사람은 도저히 그냥은 모르겠더라고요.

뭔가 '자극'을 찾곤 했어요. 애틋함이랄까 놓치기 아까운, 혹은 재발견이나 소소한 깨달음이든 뭐든.

사람이 자극적이면 안되는데 상황에서의 자극이요.

아니면 이 사람 이렇게까지 나를 좋아해주는구나...하며 시험에 들게 한다거나(...)

오래 생각하고 오래 지켜보고 오래 고민하고 천천히 물들면서 깊이 빠지죠.

그 다음엔 아주 깊이 정이 들어 나중에도 금방 헤어나오지 못하고.

시작과 끝이 제 주변 친구들보다 상당히 밀려나 있더군요.

 

저는 몇 번이나 반년쯤 늦은 후에야 지나간 버스에 손 흔들었어요.

마음에 어떤 씨앗이 콕 날아들어와 그게 처음엔 조금도 존재감이 없어서

아니면

안되는 이유 몇 가지를 들어 거부하다가 그게 하나씩 사라질 때, 순식간에 연두빛 싹으로 자라있죠.

놀라서 그때 찾으면 그 사람은 이미 떠나고 없어요.

 

그럴 때 놓치지 않으려면  저는 '감정은 없지만 좋은 사람이니 일단 사귀어 보자'하는 느낌인 상태일 때

만나야만 하는 것처럼 보여요. 잡을 수 있었던 포인트를 생각해보면 글쎄요. 전 지금 생각해도 그때 그런 상태로는 도저히 잡지 못해요.

될 사람은 다 잘 된다, 라고들 하지만...

문젠 이런 과정이 길어질수록 자연스러운 시작을 방해하는 '안되는 이유'만 자꾸 늘어가는군요.

즉, 자기 방어가 심해져요.

 

문득 궁금하네요. 저랑 비슷하거나 또는 완전히 다른 분들도 계실텐데... 다른 분들은 어떠신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394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433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1772
320 추억의 음악영화 - Hearts of Fire [2] beer inside 2012.07.16 1298
319 에스컬레이터 하니까 생각납니다.. [4] 제주감귤 2011.05.13 1307
318 음악, 경쟁, 협동 [3] 레드필 2011.03.23 1309
317 (디아블로3지만 디아블로2같은 글) 바바리안, 아니 야만용사가 디아블로2 영광의시절을 재현하는 동영상 chobo 2012.06.27 1310
316 (미국 드라마 Supergirl 이야기) 이상과 현실 [3] chobo 2015.05.26 1312
315 [바낭] 문득 음악을 듣다가 (99년의 유희열...) [3] 냥품 2013.06.19 1313
314 오지랖 넓은 인간 [4] catgotmy 2011.12.16 1318
313 [바낭] 다이어트 관련 바낭.. + 불새 [5] 가라 2011.07.11 1324
312 [듀나인]게시판글을 하나 찾습니다. [4] 타보 2010.11.05 1358
311 저도 한구절,집에 오른쪽으로 넘기는 책 있나요? [5] 가끔영화 2011.05.14 1369
310 [주말엽편] 대(對)기병 전술 [4] clancy 2013.05.26 1369
309 (듀나 대나무숲) 국가기관 홈페이지 문의는 참, 뭐랄까, 환장하겠네요. [1] chobo 2013.05.28 1371
308 앗! 이제 포인트 라는게 없어졌군요(내용도 없습니다) [6] 가끔영화 2011.03.03 1386
307 박종우 선수 동메달 받네요. [1] 닥호 2013.02.13 1399
306 오랜만에 올리는 팝송(The Field Mice - Canada) [2] catcher 2010.12.01 1405
305 TK의 완고한 지역정서의 문제와 해결책? [3] 데메킨 2012.12.22 1409
304 정말 난 잃을게 없네 [7] 가끔영화 2011.05.17 1419
303 아키에이지, 안햇! 백만년만에 디아블로3 소식. [1] chobo 2013.01.08 1422
302 야근 중이신 분 '손' [2] nishi 2010.10.28 1438
301 아마 최소한 1명은 천원 투자할거 같은데요 [1] 가끔영화 2011.08.09 144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