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투표를 명분으로 오 시장이 던진 승부수는 곽노현 교육감이나 민주당을 겨냥한 것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오히려 오 시장이 흔들고자 했던 것은 박근혜 대세론이다. 오 시장은 무상급식 논쟁을 통해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폭넓은 지지를 이끌어 내는 요인 중 하나인 복지담론에서 주도권을 쥐고자 했던 것이다. 대선 불출마 선언은 이렇게 너무도 뻔한 추측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해 나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투표 결과에 시장직을 내건 것도 중립적인 박근혜의 이미지에 대항해서 비타협적인 보수정치인 오세훈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한 전략이었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