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맥스 시리즈 그냥 잡담

2024.06.28 14:07

돌도끼 조회 수:314

전 나이가 많지 않아서 [매드맥스]를 실시간으로 보지는 못했어요.

그냥 벽에 붙어있는 이상한 하이바를 쓴 남자 그림이 있는 포스터(나중에 보니 영화에는 나오지도 않았던 거 같고 얼굴은 또 멜 깁슨 보다는 헨리 실바를 더 닮지 않았나 싶은...)하고, '사정없이 달리는 영화'라는 귀동냥 정도 접했을 뿐이죠.

그리고 얼마후 극장에 [매드맥스2] 홍보물이 세워진 걸 봤습니다. SF삘나는 옷을 입은 남자와 이상하게 생긴 헬리콥터가 손그림으로 그려져 있었어요. 흥미가 끌리긴 했지만 그 영화 [매드맥스2]는 끝내 극장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신문기사로만 접했을 뿐이죠.

영화가 너무 쎄다고 수입불가되었다는 거예요. 영화사에서 알아서 짤라서 재심의를 넣었지만 또 퇴짜를 맞았다고...

수입못하게된 보상심리인지  얼마후 1편이 재개봉되었습니다. 그래서 소문만 들었던 영화를 저도 볼 수 있었죠.
쇼킹한 영화였어요. 저는 남들보다 몇년 늦게 본 거였지만 그래도 쇼킹했습니다.
아마도 시리즈 4편으로 매드맥스에 입문하신 분들이라면 1편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는것 같습니다만...

[매드맥스]가 세상에 나왔을때 사람들이 받은 충격은 2015년 [분노의 도로] 이상이었습니다.


무시무시한 힘이 있는 영화였습니다. 안그래도 70년대는 카액션 영화의 시대였죠. 헐리우드에서 수많은 카액션 영화의 걸작들을 내놓은 이후였지만

'저거 찍은 사람들 진짜로 죽은거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는 영화는 [매드맥스]가 처음...  말로 설명해도 실감하긴 어려울 거 같네요. 어쨌든 뭐... 대단한 영화였습니다.

글구 좀 지나서 [매드맥스 썬더돔]이 개봉되었습니다. 퇴짜맞은 2편을 건너뛰고 들어오게된 3편.
미국에서 개봉하고 몇달 지나지도 않아서 바로 국내에 들어왔으니 당시치고는 상당히 빨리 들어온 편입니다. 그만큼 수입한 영화사에서도 기대를 했던 거겠죠.

근데... 바로 달려가서 봤더니.. 이게 뭐야? 이거 매드맥스 맞아?
멜깁슨이 주인공이고 (끝부분에) 카액션이 나온다는 것 말고는 비슷한 구석이 하나도 없는거예요.
세계가 완전히 다르고 그림이 완전히 다르고 이야기도 완전히 다르고 이건 도저히 같아 보이는 건덕지가 전혀 없는...

그니까요. [매드맥스] 1편에서 2편을 건너뛰고 바로 3편으로 간거예요.
1편보고 2편을 바로 봤다고 해도 당황스러운 일인데 2편도 건너뛰고 상황설명이 전혀 안된 상태에서 갑자기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졌으니 이게 적응이 될 리가 있나요.

글구, 매드맥스에 있던 독기가 거의 다 사라진 훈훈한 가족모험물이었죠. 사람들이 그런걸 기대하고 보러가진 않았을 거예요. [썬더돔]은 1편보다 못한 성적에 그해 20위권에도 못들었다고 하는것 같아요. 실패까지는 아닐지 몰라도 수입사에서 그정도 성적을 기대하고 들여오지는 않았을테니...(일찍 들여오느라 돈도 비싸게 줬을텐데...)

3편 개봉한 뒤에도 미련을 못버려 2편을 다시 수입신청을 넣은 모양입니다. 그래도 여전히 퇴짜... 그렇게 삼진아웃에 걸려서 [매드맥스2]는 대한민국에서 영원히 상영불가인 영화가 되었다는 소식을 신문에서 본 것 같아요.

글구나서 몇년 지나 5공이 무너졌어요. 더불어서 5공시절의 [매드맥스2] 영원히 수입불가 판정도 소멸 여러 제약들도 풀리면서 매드맥스1,2,3편이 나란히 비됴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우리집은 비됴데크가 없어서 전 2편을 한참 나중에야 보게되었는데...
시리즈 최고 걸작이고 세계 영화계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 위대한 영화라는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들은 다음이었죠. [매드맥스2]를 베끼거나 영향을 받은 억만편의 작품들이 나온 다음. 그니까 전 그런 후배들을 잔뜩 본 다음에 원조를 본 거였어요. 그런 경우 원조를 머리론 이해하더라도 제대로 느끼기는 어려워지죠. 거기다 4:3 비됴로 봤으니까...

5공에서 수입불가 때리지 않았다면 다른 따라쟁이들 나오기 전(적어도 국내상륙하기 전)에 극장에서 봤을테고 그랬음 아마 느낌이 달랐겠죠.

근데, 1편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었어요. '2편은 이것보다 더 쎄서 아예 수입불가되었다던데 대체 얼마나 독한 영화길래...?' 1편도 대단히 폭력적인 영화인데 거의 안잘리고(적어도 폭력장면은 거의 무삭제였습니다.) 국민학생관람불가 받았거든요. 그땐 청소년을 폭력적인 컨텐츠에서 보호해야한다는 개념 자체가 없었으니까요.

[매드맥스2]가 몇번을 재심을 넣어도 번번히 퇴짜를 맞을 정도로까지 그렇게 막장인 영화였나 하면 아닌것 같거든요. 그니까 아마도 그시절 높으신 분들의 심기를 거슬리는 뭔가가 있지 않았나 싶기도 해요. 제7광구로 한창 국민들에게 산유국의 꿈을 부추겨놨는데 거기에 찬물을 끼얹는 이야기라서 그랬다던가...

아주아주 오래 지난 다음에 4편이 나왔고, 그 영화를 보면서, '만약에 2편을 제때 봤다면 이런 비슷한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 하는 간접체험을 하는 것 같았어요. 다만 멜 깁슨이 안나오니 너무 이상했더라는...ㅎㅎ


그니까... 다섯편이 나왔는데 외전적 성격의 작품 두개를 뺀 나머지가 전부 기념비적인 영화들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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