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든 문화든 패션이든 누가 먼저 어떤 "용어"를 만들어서 퍼뜨리느냐가 중요하죠.

반영구 화장 할 때의 '반영구'란 말의 비겁함이 너무 귀여워요,

아이라인이나 눈썹이나 예전엔 '문신'이었죠. 문신. 어감이 안 좋지요. 용문신도 생각나고

한번 하면 돌아오지 못하는 강을 건너는 것 같고. 아무튼 다가가기 쉬운 어감은 아니에요.

문신 한번 하면 끝일 것 같고 평생 안 지워질것 같고(실제로는 시간이 지나서 흐려지게 할 수 있다고

해도) 그런게 두려워지게 만든단 말이지요.


처음에는 '반영구 문신' 이라고 했는데 이제 이런 식의 미용시술에서 문신이란 말은 거의 쓰지 않아요.

앞의 반영구만 남아서 그냥 '반영구' 라고 하기도 하고. ("너 반영구 했어?") 반영구 아이라인 반영구 눈썹 이렇게 쓰지요.

'문신'을 대체할 단어를 오랫동안 기다려온.


그런데 사실 여자들이 아픈데 굳이 문신을 하는 이유는 바로 위에서 말한 '영구적인' 것을 원하는 거거든요

안지워지는 걸 원하는거에요. 매일매일 힘들게 그리는게 싫어서 영구적으로 색을 입히고 싶은거란 말이죠.

물론 유행에 따라 눈썹모양도 유행이 바뀌니까 철지난 눈썹모양을 하는게 두려운 사람도 물론 있겠지만

저는 이건 작은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대부분은 이런 것 까지 따지기보다는 귀찮은데 화장안해도 눈썹이랑 아이라인 있으면 좋겠어! 이거지요.


그러니까 이 심리는 참으로 요상한데 계속 지속되지만 '한번 하면 절대 못바꾸고 끝이야!' 인 건 싫은 거지요.


그러다가 나온 이 '반영구'

태양열 충전식 제품이나 아날로그, 기계식으로 작동하는 물건에 어울릴 것 같은 이 단어가 

어떻게 여성들의 미용실로 넘어왔는지 누가 처음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참 기발해요.


"영구적이지만 그렇게 꼭 영구적이지는 않아." 라고 속삭이는

안 지워지니까 정말 편해, 그렇지만 맘에 안 들어도 좀 있으면 지워지니까 괜찮아.

고민하는 그대에게 권유하지만 살짝 한 발 뒤로 빼기도 하는 그 비겁함(?)

귀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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