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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내로남불이란 말을 언젠가부터 국내 언론도 당연하게 쓰니까 어이가 없습니다. 자기모순, 피장파장의 오류도 있는데 왜 스스로 언론은 신뢰성을 깎아먹는 말을 쓰게 되었을까. 아마 그래야 이해하기 쉬우면서 나름 신조어면서, 또 공격하기도 좋거든요.


청담동 쪽에, 에르메스 매장도 있고, 슈프림 매장도 있습니다. 서울에서도, 강남, 강남에서도 도산공원 근처 그곳에 있습니다. 그리고 다들 백화점 명품관에 샤넬백 사려고 줄 서는 풍경을 아직도 봅니다. 그리고 한국은 명품지향 및 소비 선호가 일반인 상대 비율로는 최고치죠.  그러니까... 이런식으로 모두 남들보다 앞선 선지자, 권위자, 특권층이 되어야 하는게 당연한건가? 싶거든요. 그런 식으로 뛰어남을 인식해야해서, 그건 그냥 보통사람들, 범인들이나 하는 생각, 행동이다라는 우월의식을 너도 느껴봐. 그것 참 특별한가 싶습니다.


한때는 특별함을 추구했죠. 그러면 별 볼일 없는 자신이 뭐라도 되는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그럴수록 오히려 별 볼일 없는 현실이 방치되었던 게 나중에 보이거든요. 그래서, 평범한 게 뭔가? 그냥 속물인가? 싶더군요. 그런데 그건 너무 평범함을... 스스로 대중적인 것, 보잘 것 없는.. 흔한, ...특별하지 않은 걸로 치부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건 아닌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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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평범성도 그렇습니다. 이 말은 국내에 평범하다는 말로 소개되었고 그래서 좀 잘못 인용된 경우도 많은데, (한나 아렌트도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모든 인간이 악을 내재한다는 게 아닙니다. 그냥 무심함, 별 생각없이 저지르는 일들이 있습니다. 가령 누군가에 대한 보도가 나오고, 그 보도를 읽고 자기 생각이나 판단, 의견, 감상을 밝히는 일. 이건 영화나 독서감상과 비슷하면서도 실제 사람과 연관된 일을 다루기에 다르지만, 근본적으로는 뒷담화같은 거죠. 다만 그 사람이 TV나 인터넷 보도에 자주 나올 뿐, 나하고는 연관없는 사람이에요. 그냥 평소 하던대로 툭 던지는 험담같은거죠.


그런데 왜 우리가 특정 사안에 관심을 갖고 다들 발화하며 문제의식을 상기시키려고 하는가?


각자가 가진 평소 인식의 차이입니다. 그리고 그건 그 사람의 역사입니다. 말하자면 이 사람은 쉽게 안바뀔 확률이 높은데, 남의 사건보고 평소하던대로 자기우월감을 세우려고 누굴 평가하는데 급급한 겁니다. 인간은 타인보다 우위에 서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요. 인터넷에서도 논리로 앞서려고 하는게 그렇죠.(이 글도 마찬가지겠죠) 커뮤니티는 특성상 사람들이, 최신글이 상단에 위치하다보니까... 그걸 대표성삼습니다.


물론 누군가의 처분에 부당함을 느끼고, 공감대를 형성해야 할 부분도 있어요. 괜히 마녀사냥이란 말이 현재에도 통용되는 게 아닙니다. 


하지만 문제제기를 위해서는 유감스럽게도 연단에 선 사람은, 올라서기 전 철저하게 자기검증을 해야합니다. 그리고 어디까지 주제의 탐구가 가능한지 확인해야 합니다. 듀나게시판은 어떨까요? 어디까지 개인사적 뒷이야기이고, 어디부터 담론으로서 이야기를 꺼내는 것일까요? 모두 불확실합니다. 안타깝게도 집단 크기와 무관한 인터넷 커뮤니티의 한계일지도 모르지요. 청자나 독자가 진지하게 응할 마음이 없는 경우도 많고 무시하면 그만이 되어버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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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평범함의 범위를 생각해봅니다. 보통 문제는 보통, 평범, 원래 그렇다는 식의 고질적인 폐악습, 자기기만적 행동의 연쇄를, 인간사회에서의 보편적인 가치와 혼동한 나머지, 넷상에서 서로 헷갈리게 사용한다는 겁니다. 그건 그냥, 이기적 유전주의, 자본주의적 욕망, 배타주의, 개저씨주의 일지도 모르지요. 단지 길거리에서 유니세프 스티커를 붙여줄 시간이 없어서 지나치지만, 우린 너무 쉽게 아무한테나 냉대를 하는 걸까요? 스트레스 풀려고 남에게 스트레스를 안기는 식의? 그게 이번엔 좀 더 만만한 상대가 된거겠죠. 저도 뭐 자회사 사람이 모회사에 반기를 들었다고, 쉽게 쓰신 분도 봤지만.


그러니까 선행, 인본적인 태도, 타인에 대한 이해와, 약자에 대한 존중은.. 평범한 사람들에겐 그저 당연한 것이면서, 평소에 내재된 가치이지 않을까요. 


저는 평범한 삶도 이제는 그럭저럭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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