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13 16:39
사인필드 4시즌 중반에 접어들었습니다.
97년부터 시작된 시리즈라 거북스러운 말이나 설정을 웃음의 소재로 쓰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25년 정도 전이니 고려하고 걸러 보고 있습니다.
미국 시트콤을 보면 이 사람들의 세계엔 정말 성생활이 중요하구나 새삼 놀랍니다. 과장일까요? 과장도 있을 것이고 제 개인적인 무관심이 현실 파악을 못 하는 것일 수도 있겠죠. 애초에 현지 생활을 해 본 경험이 없으니 약간은 뜬구름 잡기 식의 상상을 해야 하는데 수 많은 데이트 상대와 수 많은 데이트 횟수와 이벤트 없는 주말의 절망감 등등은 가히 다른 우주급이네요. 나의 데이트 경험이나 상대들을 헤아려 보았습니다. 인생 이래 살아버렸네 싶은...뭐 할 수 없죠. 다시 산다해서 달라질 것 같지도 않으니까요. 뭣보다 타고난 기질이 많이 보살피고 많이 보살핌 받는 번잡함이 불편해서요.
다른 분들도 비슷한 얘기를 전에 하셨지만 시트콤을 보다보면 이들의 캐릭터와 소소한 일상에 적응이 되면서 막을 내리는 순간이 다가오는 것에 초조감을 갖게 됩니다. 그 우주에 동참하고 계속 머무르고 싶어지는데 말입니다. 9시즌이 끝나고 외로워지면.....다시 봐야죠.
크로넨버그 '데드존'을 봤습니다. 10중에 감독의 스타일 3에 7정도의 물을 갖다 부은 느낌? 너무 순한 맛 크로넨버그였습니다. 크리스토퍼 월켄이 이렇게 착한 미소의 소유자로 나온 영화가 있었던가요? 저는 첨 보는 것 같아요. 그리고 상대역 배우가 어제 얘기 나온 알리 맥그로우의 인상이더군요. 예뻣습니다. 마틴 쉰은 개과천선해서 웨스트윙에 출연하나요ㅎㅎ
수정 :크리스토퍼 월켄 나왔던 '마지막 4중주'라는 영화가 생각났습니다. 이 영화에서 첼로 켜며 우아한 미소짓는 연기를 봤네요.
2021.10.13 23:58
2021.10.14 10:47
그래도 슴슴한 맛, 잘 봤습니다. 월켄이 안 웃으면 무섭고 불안하고 웃으면 너무 착해 보여서 웃겼어요. 눈이나 겨울 동네 풍경도 좋았고요.
안그래도 갑자기 크로넨버그 영화에 관심이 가서 다른 것도 보려고 시리즈온에 있는 건 장바구니 넣어놨어요! 데드 링거도 보려고 합니다. 근데 크래쉬가 없네요.
2021.10.14 10:25
딱히 매력적이지 않은 주인공이 수많은 여성과 데이트를 하는 게 미국 시트콤의 흔한 설정이니까요. 물론 실제 그렇게 사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그게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겠죠.
오랜기간 본 시트콤이 막을 내리면 정말 슬플 때가 많아요. 그래도 사인펠드의 세계관은 Curb Your Enthusiasm 에서 어느 정도 이어지는 기분이라 아주 외롭진 않아요. 크레이머 배우가 겪은 인종차별 논란도 너무 크레이머 같아서 좀 웃기고요. 솔직히 저한텐 Veep도 정계에 진출한 일레인이에요 ㅎㅎ
2021.10.14 11:02
데이트나 관련 사건들이 큰 관심사니 소재로 많이 쓰일 수밖에 없을 것 같긴 한데 그렇게까지? 싶고 참 캐주얼하게 대한다 싶더라고요. 어쩌면 그게 맞는 건지도 ㅎㅎ
'커브 유어 -' 는 검색해 보니 사인펠드 제작자가 등장하는 시트콤인가봐요. 볼 수 있는 경로가 없는 것 같네요? '부통령이 필요해' 정계에 진출한 일레인ㅎ 왓챠에 있던데 이용할 때 안 봤네요. 궁금해집니다. 다음 이용시엔 꼭 보기로.
2021.10.15 14:40
CYE는 HBO작품들을 웨이브가 가져가면서 다 내려간 것 같아요. 요즘 웨이브에 꾸준히 HBO 작품 업데이트되고 있으니 언젠간 올라오지 않을까요? 참고로 부통령이 필요해도 이젠 왓챠에 없고 웨이브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2021.10.15 16:45
그 올드크리스틴할때도 일레인 느낌이 너무나는 건 어쩔 수가 없더라고요 ㅋㅋ 그 호탕한 웃음부터 난처할때 시옷자되는 눈썹연기까지 ㅎㅎ 그러고보니 최근 재밌게 보았던 "어둠 속의 미사"의 신부님을 맡아 열연한 해미쉬님을 거기서 처음 보았지요. VEEP도 컨디션 좋을 때 한번씩 달리던 쇼였는데 웨이브로 갔다니 아쉽군요. 디즈니플러스 따라서 훌루도 들어오면 좀 더 시트콤들을 많이 볼수 있을까요. 30락이나 팍앤레도 아마존에서 볼수 있던 시기가 있었는데말이에요.
2021.10.15 16:36
아마 시트콤설정이라 머핀탑님 말씀대로 일반적인 건 아닐겁니다. 90년대 특유의 느슨한 분위기도 있고요. 제리와 만난 데이트들 거의 에피소드당 한명꼴이라서 게스트 출연한 배우들 중 눈에 띄는 분들도 참 많지요. 같은 NBC 시트콤 라인에서 대흥하게 되는 커트니 콕스나 제인 리브스 데보라 메싱 메건 멀랄리 들이 전부 출연했던 게 기억나요. 테리 햇쳐나 애나 건도 출연했었죠. 아 그 클리비지 에피소드에 20대 초반의 데니스 리차즈가 10대로 나오기도 했었어요. 저는 프렌즈를 더 먼저 본 케이스인데 초반시즌에서 메기 휠러가 나올때 저도 모르게 "재니스잖아!" 외쳤지요. ㅎㅎ 사실 제이슨 알렉산더도 프렌즈에서 먼저 보긴했네요. 그 피비가 전화상담원으로 일하다 만나는 자살충동에 시달리는 사무직원 역할이었죠. ㅎㅎ
맞아요 몇년 쫓아가던 시리즈가 끝이나면 친구를 잃은 것 같은 상실감이 들지요. 저 그래서 좋아하는 시트콤들 마지막 시즌이나 시리즈 피날리는 거의 안보는 편입니다. ㅎㅎ
2021.10.15 17:37
재니스ㅎㅎ 여기선 목소리도 과장 없이 아주 정극스런 연기 잘 하던데요. 이름은 몰라도 익숙한 얼굴이 많이 등장하더군요. 배우들 이름을 잘 아시네요.
근데 20 몇 년 전이라고 봐줘도 조금 지나친 에피소드들이 있어서 의아할 때가 있었어요. 이민자를 소재로 한 것도 그랬는데 최근 본 장애인 소재 에피소드는 저때라고 괜찮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요.
2021.10.15 17:43
세상이 그렇게 휙휙 변하더라구요. 21세기 초에 인기 있었던 한국 시트콤이나 드라마들 지금 보면 입이 떡 벌어집니다. 청소년들 보라는 시트콤인데 주인공들 다 방에 모이면 남자들만 담배 뻑뻑 피우고요. 옆에서 짜증내는 여자들에게 연기 뿜고 낄낄거리구요. 안예쁜 여배우가 맡은 캐릭터는 맨날 외모 갖고 놀림 받으면서 그걸로 웃으라고 개그삼구요. 뭐 개콘에서 외국인 노동자, 일본인 캐릭터들 갖고 혐오 개그 하고 인기 끌던 게 아마 고작 10년도 안 되었나 그럴 걸요. ㅋㅋ
2021.10.15 19:01
프렌즈도 그랬었나요?? 이 시트콤이 좀 더 아무생각 없는 거 같기도 하고요. 아니면 제가 지금 시점에서 보고 있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겠네요. 과거에 프렌즈 볼 때는 생각없이 보다가 말이죠.ㅎ
우리 드라마, 시트콤은 티브이 안 본 시기가 길어서 비교를 잘 못하겠고 개콘은 본 것도 있는데 기억이 안 나네요ㅜㅜ.
이십 년 전과 엄청 달라졌고 빠르게 변화한 걸 또 느끼겠네요.
2021.10.16 16:33
프렌즈는 뭐 그 정돈 아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그래도 요즘 작품들에 비하면 외모 비하 농담이나 동성애 관련해서 좀 아슬아슬한 농담들이 있긴 했... 지 않았나 싶어요. 마지막으로 본지 10년이 넘어서 확언은 못하겠네요. ㅋㅋ
너무 순한 맛이었군요. ㅋㅋㅋ 하긴 일부러 제가 본 크로넨버그 영화들 중 가장 순한 걸 추천해드렸으니...;
근데 전 그게 그렇게 순한 맛이어서 좋더라구요. 크로넨버그도 이런 영화 멀쩡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구나. 크리스토퍼 월켄이 이렇게 선량하고 착한 역할도 잘 어울리게 소화할 수 있구나. 뭐 이런 느낌. 그리고 뭔가 내용이 참 나이브하게 낭만적이잖아요. 제가 의외로 그런 거 좋아합니다. ㅋㅋ
이게 너무 순해서 좀 그러셨으면 '데드 링거' 정도는 어떨까 싶기도 하네요. 리즈 시절 대표작 중 하나인 '비디오드롬'도 덤으로 덧붙여서요. 얘들은 그렇게 순하진 않을 거에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