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06 22:10
저는 아직 안봤습니다!! 스포일러 금지에요!!!
어떤 작품이 흥행을 대규모로 기록할 수록 대중 대 비평가의 구도가 만들어지기 마련입니다. <명량>이나 <국제시장> 같은 경우 이런 퀄리티로 저런 흥행을 하는 게 과연 온당하느냐는 이야기부터 해서 1000만이나 보고 눈물을 흘린 영화를 감히 전문가의 권위를 이용해 깔아뭉개려한다는 반 비평의 움직임까지, 인기와 비판적 분석은 늘 서로 충돌하며 불협화음을 일으켰죠. 저는 사실 이런 논쟁이 좀 지겹긴 합니다. <트랜스포머1> 때부터 익히 느낀 건데, 아무리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영화라도 어떤 비평가들은 그냥 익숙하고 뻔하고 지겨워한다는 그 명백한 현실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 그냥 전문가에 대한 지적열등감 이상으로는 안보입니다. 자기의 취향이 전문가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면 그걸 견디지 못하는 그 자존심은 사실 대중으로서 자신의 호오에 자신감을 갖지 못해서 생기는 현상 같아요.
비평과 인기의 충돌은 단순히 평론가 대 일반 관객(시청자)의 자존심 싸움으로만 가지 않죠. 그건 여러가지 정치적 움직임과 결합됩니다. 평론가들을 식겁하게 만들정도로 뜨거웠던 대중들의 반 평론가 무브먼트는 먼저 심형래의 <디워>가 생각납니다. 하필이면 심형래가 무릎팍도사에 나가서 충무로 사람들이 자신을 무시한다는 발언을 한 것 때문에, 그리고 이 영화가 한국의 기상을 서방세계에 알리고 싶어한다는 애국심 고취의 내용을 갖고 있기 때문에 논쟁은 훨씬 더 타올랐죠. <디워> 논쟁은 단순한 비평가 대 일반관객의 구도에 미학 대 국가주의, 혹은 미학 대 정치적 감흥의 구도로 번졌던 걸로 기억합니다. 앞서 예로 들었던 <명량>이나 <국제시장>도 다 이 국가주의와 비평의 대결양상을 띄고 있던 것 같기도 하구요. 물론 다른 예들도 있죠. <변호인>을 둘러싼 '좌빨' VS '애국보수'라든가...
오징어게임이 유례없는 세계적 히트를 기록하면서 (전 한국인이라 오히려 이게 잘 체감이 안됩니다 ㅋ) 다시 한번 비평가 대 대중의 구도가 짜여졌는데요. 제가 여기서 흥미롭게 느끼는 지점은 이게 일반적인 정치적 대결이 아니라 오타쿠 대 일반인의 관점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작품을 가지고 분석하는 걸 싫어하는 사람들은 데스게임 장르의 오타쿠들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비평가까지 거슬러가기도 전에 오징어게임의 레퍼런스이자 원작이 되는 다른 작품들을 거론하며 오징어게임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뭔가 재수없는 사람들이 되는 거죠. 사실 양상은 똑같습니다. 내가 재미있다는데 왜 아는 척 하고 까부느냐는 그런 반지성주의에 가까워보이니까요.
여기서 논점이탈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작품의 완성도에 대한 비판을, 장르적 정통성에 대한 비판과 섞어서 반격하는 모양새랄까요. 저는 오징어게임을 아직 안봐서 디테일한 비판들은 할 수 없습니다만 많은 분들이 데스게임 장르의 팬으로서 이런 점이 아쉬웠다고들 하시더군요. 이 때 장르적 정통성은 꼭 장르 매니아들에게만 절대적인 장르 내 규칙이 아니라 외부적으로 작품 전체의 완성도와도 연결이 되는 지점입니다. 왜냐하면 장르라는 것은 곧 그 작품의 지향하는 바를 얼마나 충족시켜주느냐는 완성도에 관한 부분이기도 하니까요. 액션 영화를 보면서 호쾌한 액션을 기대하는 것이 꼭 액션매니아라서 그런 게 아니듯, 데스게임 스토리를 보면서 데스게임의 치밀함이나 인간군상을 비판하는 것은 곧 작품성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한 것입니다. 그런데 데스게임 팬과 대척하는 사람들(일반인)의 입장은 비슷해보여요. 나는 재미있었다, 그런데 뭐하러 시비냐. 이런 안티 비평의 주장에는 딱히 대적할만한 논리가 없습니다. 취향을 논하자는 게 아니라 미학적인 이야기를 하자는 논의를 가로막아버리니까요.
저는 <신이 시키는 대로>라는 영화를 예전에 봤었습니다. 미이케 다카시의 팬이기도 하고 원작을 그래도 인상깊게 봤어서 어떻게 영화로 구현될지 기대도 품었었으니까요. 그러나 영화는 원작에 비해 대단히 시시했는데 물론 제작비의 문제이긴 하겠지만 한 반, 한 학교의 학생들이 게임마다 죽어나가는 그 규모부터 제대로 구현이 안되었었기 떄문이죠. 이걸 아마 데스게임의 장르적 정통성으로 비판한다면 이런 비판이 가능할 것입니다. 어느 정도의 군중이 성립되지 않은 채 벌어지는 데스게임은 그 충격이 약하다, 왜냐하면 누구 하나가 죽어나가는 그 순간 여러사람이 한꺼번에, 다양하게 반응하는 그 모습이 바로 데스게임의 장르적인 재미이기 떄문이다, 라고요. 그리고 영화는 만화 원작에 비해 신파가 좀 강했는데 그것 역시 데스게임의 장르적 전통성으로 비판이 가능할 것입니다. 데스게임은 막 슬프고 서럽고 하면서 개인의 사연에 너무 빠지면 안된다고요. 그 드라마성은 오로지 그것조차 무참하게 짓밟히는 호러적 허무를 위한 재료로만 기능하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되면 데스게임의 장르적 재미가 퇴색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데스게임은 말 그대로 사람이 게임이라는 형식 안에서 죽어나가는 그 가학적인 쾌감을 느끼기 위한 것입니다. 그런데 영화는 원작 만화에 비해 소리를 너무 지르거나 질질 짭니다. 이러면 데스게임이 가지고 있는 허무에 대한 공포가 완전히 희석되어버리죠. 이 모든 것들은 장르적인 규칙이기도 하지만 그 규칙을 따랐을 때 비로서 얻을 수 있는 작품의 재미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 작품도 간츠의 아류작이기 떄문에 아주 대단한 의미를 가지는 건 아니었지만요)
그래서 저는 아직 오징어 게임을 보지 않았지만, 제가 기대하는 재미가 꼭 장르매니아로서만 품고 있는 기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장르적 규칙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작품은 있을 수 없는데다가 규칙에서 자유로운 것과 규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거든요. 저는 이 작품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향한 비판이 조금 더 작품 내부적인 근거로 차있기를 바랍니다. 작품은 작품 하나에서만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그 레퍼런스들과의 계보안에서, 혹은 그 작품을 포함하고 있는 사회 속에서 기능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강조하고 싶은 것은, 작품의 헐거움과 대중성은 꼭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장르적으로 "빡세게" 잘만든 영화들도 얼마든지 흥행하고 열풍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엑소시스트>가 대흥행을 했던 게 아무렇게나 엑소시즘 영화를 찍어서 그런 건 아니었잖아요?
@ 듀나게시판에서 비평의 기능을 통째로 무시하는 발언들을 보니 좀 묘한 기분이 들긴 했습니다
2021.10.06 23:17
2021.10.07 00:48
오징어게임은 전체 서사가 데스게임 안에서 돌아가는데 어떻게 데스게임이라는 형식을 떼어놓고 이야기를 하나요. <부산행>에서 좀비장르를 떼어놓고 봐주라는 이야기와 비슷하죠. 물론 그렇게도 읽을 수는 있지만, 결국 작품의 재미와 의의가 다 데스게임이라는 형식에서 발생하는데 왜 그걸 떼놓고 봐야할까요. 오히려 양자고양이님이야말로 데스게임의 장르적 허술함과 작품적 내구도의 헐거움을 자꾸 자유로움이란 단어로 이야기하시는 것 같은데요.
저는 공식에 따르면 이렇게 해야한다고 말한 게 아니라, 장르적 효과가 극대화되거나 혹은 장르적 효과를 의도적으로 반전시켜놓는 그 효과 모두가 장르적 규칙에서 파생되니 장르적 완성도와 작품적 완성도는 결코 떨어질 수 없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양자고양이님은 계속 그 두개가 완전히 무관하거나 장르적 공식을 따르지 않는 것(이것도 사실 모호한 표현입니다)이 어떤 자유로움을 추구한다고 말씀하고 계시구요.
저는 어차피 자유롭게 봅니다. 데스게임은 데스게임다워야지, 이런 게 아니구요. 그냥 재미있으면 그만이에요. 저야말로 왜 오징어게임의 완성도를 이렇게 인정받으려고 비판하는 사람들을 공격하는지 잘 이해가 가질 않네요
2021.10.07 08:15
저는 오징어 게임이 완성도가 뛰어난 예술작품이라고 주장하지 않습니다. 작품이 재미있다 잘 만들었다 형편없다 등의 평가는 개인적 평가니 제가 뭐라고 할 일도 아닙니다. 그런데 '데쓰 게임이라는 장르물의 장르 규칙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리 잘 만들어도 아무리 재미있어도 작품의 완성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건 가장 이해하기 안 되는 이유예요. 제가 비판하는 건 포인트는 이거예요. (공격하는 게 아니고요). 로이배티님처럼 필요없는 서사가 있었다든가 전개가 뜬금없었다... 이런 것도 아니고 장르물이 장르물의 공식을 따르지 않아서. 대체 예술작품에서 이게 완성도에 대한 비판이 되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부산행이나 킹덤이 '좀비는 빠르게 뛸 수 없다'는 기존 좀비 장르물의 공식을 깼다고 작품의 완성도가 비판받았나요? 영화 '살인의 추억'은 기존 형사물의 장르 공식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예술적 완성도가 떨어지나요? 유일한 비판의 이유가 장르의 규칙을 어긴 것이고 그것을 그렇게 절대적인 관점으로 여기시니까 장르의 틀에서 벗어나서 보시라고 말씀드린 겁니다. 게다가 Sonny님은 드라마를 아직 보시지도 않고 그런 이유를 들어 벌써 작품의 완성도 비판을 하고 계시잖아요.
오징어 게임을 비판하는 일반 시청자들도 많습니다. 스토리의 개연성이 떨어져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짜집기한 것에 불과해서, 결말이 이상해서... 제가 이런 것들을 트집잡지 않습니다. 그런데 유일한 비판의 이유가 '데쓰 게임 장르물의 공식을 따르지 않아서.'라면 창작자는 어떻게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겁니까? 그리고 그 장르의 공식은 누가 정하고 그걸 지켰는지 어겼는지는 누가 정하는 겁니까?
2021.10.07 10:14
2021.10.07 11:09
기분을 언짢게 표현한 것에 대해서 사과드립니다. 제 표현의 잘못입니다. 그런데 Sonny님 의견의 포인트를 잘 못 잡겠어요. 아래 댓글을 보면 저만 그렇게 느낀 건 아닌 것 같은데요.
"데스게임은 막 슬프고 서럽고 하면서 개인의 사연에 너무 빠지면 안된다고요. 그 드라마성은 오로지 그것조차 무참하게 짓밟히는 호러적 허무를 위한 재료로만 기능하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되면 데스게임의 장르적 재미가 퇴색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데스게임은 말 그대로 사람이 게임이라는 형식 안에서 죽어나가는 그 가학적인 쾌감을 느끼기 위한 것입니다."
이렇게 장르가 지향해야할 규칙을 규정해 놓으시고 비판의 포인트를 잡으셨는데요. 이 규칙에 따르면 황감독이야말로 정말로 데쓰 게임 장르를 만들려고 의도한 것이 아닌 게 분명한데 단지 애들 놀이에서 탈락했다고 사람을 죽이는 그런 이야기를 구상했다고 해서 모든 규칙을 만족시켜야한다면 이런 이유로 비판받는 게 그 분은 좀 억울하지 않겠어요? 혹시 오징어 게임 20년쯤 지나면 드라마도 신파도 데쓰게임 장르에서 인정받는 영역에 들어올 수 있는 거예요? 제가 너무 편협한 시각으로 Sonny님을 바라봤을 수도 있지만 Sonny님도 혹시 게임하다 사람죽는 거니까 무조건 데쓰게임장르..라고 편협하게 정의해놓고 계신 건 아닌지요? 이 작품은 게임에서 탈락한 사람을 죽이는 가학적 쾌감을 추구하기 위해 만든 게 아니라 오히려 정반대의 관점으로 나아가요. 그러면 처음부터 데쓰게임 장르물 정의에는 안 맞는 작품이예요.
사람들이 재미있게 보는 포인트가 다르고 장르적 관습이 만들어내는 규칙을 꼼꼼히 따지는 사람들도 있겠죠. 이 부분은 저도 인정합니다. 그런데 개연성이나 결말의 부족한 부분은 굳이 데쓰게임 장르가 아니어도 비판받는 영역들이예요. 굳이 장르적 규칙과 규범을 예를 들지 않아도 되죠. 오히려 데쓰 게임 장르물이기 때문에 특정 개연성을 무시해도 되는 경우가 더 많죠. 만약 드라마라면 왜 주인공들이 저기에서 저런 일을 하고 있는지 충분히 납득할만한 이유를 주어야 합니다. 오징어 게임에서 작품성을 비판받는 부분들은 장르적 특성에 따르지 않는 것보다는 오히려 일반 드라마의 관점으로 본 비판이 더 많습니다.
2021.10.07 12:54
2021.10.07 14:34
제가 이 작품에 대한 모든 비평을 원천 차단하지는 않았잖아요. 다시 말씀드리는데 저는 이 작품이 최고의 명작이고 최고로 재미있는 작품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스토리가 허술하고 헛점이 많다 -> 인정합니다.
개연성이 부족하다 -> 그렇게 볼 수 있죠
재미가 없다 -> 사람에 따라서 그렇게 느낄 수도 있죠.
결말 이상함, 주인공의 행동도 이해 안감 -> 이건 저도 그렇게 느낀 거예요.
장르적 효율을 살리지 못해서 완성도가 부족하다 -> 그러니까 어떤 점에서 그렇냐고요? 데쓰게임에는 신파나 드라마가 들어가면 안 되기 때문인가요? 사람을 죽이는 가학적인 쾌감이 주목적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가 못해서? 이 이야기는 그런 관점에서 쓰인것이 아니기 때문에 장르적 효율성이 그런 것을 지적하는 거라면 처음부터 데쓰 게임을로 보지 말아달라고 한 것이 잖아요. 이건 데쓰게임물이 약간 틀을 벗어나서 좀 비틀린 정도가 아니라 아주 처음부터 다른 의도에서 쓰인 겁니다. 그런데 그게 단지 비슷한 설정으로 시작되었다고 해서 비판받아야 하는 거라면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하는 것이고요. 공통점이라면 게임에서 지는 사람을 죽인다는 것밖에 없어요. 그 외의 모든 Sonny님이 본문에서 설명한 것들은 이 드라마의 주제도 아니고 의도도 아니며 관련성조차 없습니다. 만약 제가 잘못 짚은 거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장르적 효율성을 따르지 않았는지를 지적해주세요. 저는 그냥 두리뭉실하게 장르적 효율성을 따르지 않아서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게 어떤 건지 잘 와 닿지 않습니다. 유일하게 맥락을 짚은 게 본문에서 언급하신 부분들인데 그게 아니고 다른 이유가 있으면 설명을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 장르 팬인 사람이 설명하는 게 수월하지 문외한이 장르의 특수성을 이해하는 것이 더 쉽겠습니까?
취향은 존중합니다. 그런데 전문가적 비평을 언급하시면서 괜히 디워하고 비교를 하시고 그러니까 저도 관심없다가 찾아봤습니다. 외신에는 벌써 여러 차례 기사가 올라오고 비평 싸이트에서도 평점이 그렇게 나쁘지 않은데 그런 평가는 또 애써 무시하고 계시잖아요.
그리고 개인적 의견을 말씀드리면 K 드라마는 장르적 특성을 파괴한지 이미 오래되었어요. 코메디와 드라마, 액션과 추리물이 마구 섞여 있는 형태고 그게 이상하지 않습니다. 봉준호의 '괴물'이 imdb에서 어떤 장르로 분류되어 있는지 찾아보세요. 굳이 오징어 게임만 딱 찍어서 장르의 미학을 추구해야할 이유도 없고요. 이건 제 의견입니다. Sonny님의 비평을 원천 차단하는 게 아니고요.
2021.10.08 20:31
정말 어불성설이라고 느낍니다. 사람이 게임을 하다 죽도록 설정되어있으니까 그게 데스게임입니다. 오징어게임을 하다가 사람이 죽어야 한다면 누가 그 게임을 하나요? 그런데 지금 양자고양이님은 계속 그 근본적인 드라마의 설정을 무시하고 "데스게임으로 보지 말아달라"라는 요구를 저한테 하시는 거잖아요. 제가 이런게 안된다는 겁니다. 애초에 광고부터 데스게임을 시작한다면서 대단히 신박한 것처럼 보여주고 있고, 애초에 이 드라마의 모든 흥미로운 요소들이 데스게임이라는 장르적 특징에서 비롯되는 거 아닙니까? 사극에서 사극적 요소를 빼고 보라거나 스포츠 영화에서 스포츠를 빼고 보라는 이야기랑 똑같은 이야기를 왜 계속 하시는 겁니까?
"게임에서 지는 사람을 죽이는 것"이 데스게임의 핵심입니다. 사람을 안죽이는 데스게임 장르인 라이어게임조차도 게임에서 지면 죽음에 거의 가까운 경제적 파산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게임과 죽음의 관계를 떼놓을 수가 없다고요. 이게 그렇게 이해가 안가세요? 왜 개연성이 따로 있고, 스토리의 헛점이 따로 있고, 그런데 장르적 효율성은 그런 게 있나 모르겠다고 계속 장르적 재미를 추구하는 독법을 무시하시는 건가요?
전 이번 주 주말에 오징어 게임을 보고 리뷰를 쓸 겁니다. 진짜 이해가 안가요. 형식에서 나오는 아름다움을 관습화 시켜놓은 게 장르 아닙니까? 그런데 데스게임이라는 장르는 전혀 모르겠다고 하는 양자고양이님이, 장르적 재미가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제 의견은 왜 이렇게 무시하시는 건가요? 본인이 문외한이시라면 그냥 장르적으로는 저렇게 보는 사람도 있겠구나 하고 놔두는 게 더 이치에 맞지 않나요? 나는 장르적 재미를 모르겠는데 개연성 서사 캐릭터의 다음 행동(사실 이건 말만 다르지 다 같은 의미입니다)을 비판하는 건 인정하겠지만(누가 뭘 인정하나요?) 장르적 효율이 뭔지는 모르겠으니 시비걸지 말아라?
양자고양이님의 이 이상한 고집을 저는 생산적으로 활용해보겠습니다.
@ 제가 그래서 본문에 "장르적 정통성"과 작품의 완성도를 자꾸 섞어서 어떤 분들은 비판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다고 쓴 겁니다. 장르적 정통성의 반의어로 또 장르적 복합성을 가지고 오시는데, 저는 애초에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
2021.10.08 23:08
바로 아래 댓글에 답을 적어 놓았는데요.
제가 왜 데쓰게임이 아니라고 주장하냐면 Sonny님이 정의하는 데쓰 게임 장르는 아니기 때문이예요.
게임해서 지는 사람을 죽이는 건 모두 데쓰 게임물이다. => 이렇게 정의하면 데쓰 게임 맞습니다. 그렇다면 작가가 그 외의 스토리는 어떻게 풀어가는 제한 하지 말아야죠. 드라마를 넣든 로맨스를 넣든 외계인이 조종하는 SF가 되든 모두 데쓰게임물이죠. 그럼 게임하면서 사람 죽이는 것 외에 장르의 정통성과 효율성이 대체 무엇이 있습니까?
게임해서 사람을 죽이는 데쓰 게임물은 적어도 이런 요소들이 포함되거나 포함되지 않아야 한다. => 살인에서 오는 가학적 쾌감을 추구할 것. 지나친 드라마와 신파는 자제할 것, 이러한 정의에 따르면 이 작품은 데쓰 게임물이 아니라는 겁니다.
게임해서 사람을 죽이는 스토리니까 무조건 데쓰 게임이라고 장르를 고정해 놓고 그러니까 스토리는 장르의 관습상 이렇게 써야하고 저런 건 들어가면 안됩니다. 그 규칙을 따르지 않으면 장르적 완성도가 떨어집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스토리의 개연성, 인물의 행동등이 장르물에만 국한된 완성도입니까? 모든 잘 만든 드라마는 스토리와 개연성과 캐릭터가 납득이 가야죠. 어떤식으로든. 왜 그게 데쓰 게임물에만 해당됩니까?
저 아래 MELM님의 댓글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저 보다는 설명을 더 잘 하시는 분이십니다.
2021.10.08 23:25
덧붙이자면 오징어 게임이 애초에 데쓰 게임으로 시작했으니 장르외적으로도 그에 벗어난 평가를 하기 어렵다고 먼저 주장하신 건 Sonny 님이십니다. 그래서 다른 분들이 댓글을 달아주신 거고요. 애초에 데쓰게임물의 관점으로만 보면 부적합하다. 그러나 작가가 그런 의도로 쓴 것이 아니니 장르 외적으로는 다른 평가가 있을 수도 있다라고 하셨더라면 많은 분들이 오해는 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아직 오징어 게임을 보지 않았지만, 제가 기대하는 재미가 꼭 장르매니아로서만 품고 있는 기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장르적 규칙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작품은 있을 수 없는데다가 규칙에서 자유로운 것과 규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거든요. 저는 이 작품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향한 비판이 조금 더 작품 내부적인 근거로 차있기를 바랍니다. 작품은 작품 하나에서만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그 레퍼런스들과의 계보안에서, 혹은 그 작품을 포함하고 있는 사회 속에서 기능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
2021.10.07 13:06
2021.10.07 14:43
저는 Sonny님이 왜 작품 전체가 장르적 틀 안에서 돌아간다고 계속 주장하시는 지 그게 이해가 안됩니다. '게임에서 지는 사람을 죽이는 건 데쓰게임 장르물'이라는 정의가 성립한다면, 그래서 그 구조안에서 자유롭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게 장르의 정의라면 인정하겠습니다. 그런데 Sonny님은 그 굵은 줄기 외에도 여러가지를 더 정의해 놓고 계세요. '드라마가 지나치면 안되고 게임에서 진 사람들을 죽이는데서 오는 가학적 쾌감을 주는 것이 목적이고 등등'. 만약 후자의 세부적인 항목도 데쓰게임물의 정의에 들어간다면 저는 이게 데쓰게임물이 아니라는 거예요. 그리고 전자의 큰 스토리 라인에서 정의된 작품이, 후자의 구체적인 정의는 작품의 의도와는 상관없는데 그런 룰을 안 지켰다고 해서 작품의 완성도를 평가 받는다면 부당하다고 생각하는거고요. 스페이스 오페라가 SF 인가 아닌가는 모르겠는데 스페이스 오페라도 우주를 배경으로 하니까 무조건 SF라고 주장한다면, 그 틀 안에서 SF의 여러가지 하드한 요소, 과학적 개연성, 실현 가능성등을 안지켰다고 작품의 완성도에 대한 평가를 받아서는 안된다는 거죠. 다른 요소들로 작품을 비판하는 것에 대해서는 문제삼지 않습니다.
2021.10.06 23:50
2021.10.07 00:51
오징어 게임을 많이 이야기한다는 게 비평적인 가치를 획득했다는 뜻이라고 보긴 어렵죠...
2021.10.07 08:33
Sonny님이 참조하시는 비평가들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그 비평들을 읽어보면 저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저는 로튼 토마토와 메타 크리틱 싸이트를 앞 댓글에서 언급해드렸습니다.
2021.10.07 10:43
비평적 가치 당연히 획득했습니다. 언급할 가치도 없는데 왜 얘기를 합니까? BBC를 비롯해서 포브스같은 주요 경제지들도 오징어 게임에 대한 평들을 내놓고 있는데요. 작품의 완성도에 대한 얘기를 떠나서 비평적 가치를 획득한 건 그냥 팩트인데요?
2021.10.07 10:57
2021.10.07 11:35
2021.10.07 12:31
2021.10.07 13:14
2021.10.07 08:05
2021.10.07 09:14
2021.10.07 11:40
"무의식적으로 신자유주의를 인정해버린 대중들 마음 깊은 곳에 어떤 당위가 아닌... 진실을 터치한 건 아닐까.
비겁함에 공감한거죠. 휴머니즘이 아니라.. "
오징어게임을 재미있게 본 대중이 신자유주의를 인정하고 비겁함에 공감한 사람이라는 의견은 '사람'을 공격한거라고 생각하나요 그냥 취향이라고 생각하나요?
뭐 충분히 저런 의견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저런 무례하고 무지한 의견을 말하면 자신도 비판당할 각오는 좀 해야되지 않겠습니까?
2021.10.07 12:16
비평가들은 그런 식의 이야기 엄청 많이 합니다. 포레스트 검프가 대히트했을 때도 비평가들은 그 안에 담긴 보수적인 이데올로기에 대해 많이들 지적 했었죠. 인디애나 존스 같은 영화들에 대해선 제국주의적 태도에 대해서도 엄청 지적했었고 뭐 이런 사례는 헤아릴 수도 없이 많습니다만.
그게 틀리다고 생각하면 그게 왜 틀린지 근거를 들어 반박하고 지적하면 됩니다.
그런 말씀 단 한 마디도 안 하셨던데요.
2021.10.07 12:26
아 저 글 쓴 분이 비평가셨나요? 근데 저 글 어디에 신자유주의를 인정했다는 근거나 비겁함을 옹호한 대중들이라는 거에 대한 근거가 있는지 좀 가르쳐주시겠어요? 도대체 근거를 써야지 반박을 하지요. 카이지도 그렇고 오징어게임도 그렇고 사실상 자본주의나 무한경쟁사회에 대한 우화같은 이야기인데 오히려 자본주의 프로파간다용이라고 생각하는 그 무지함까지 어떻게 반박을 해야할지 모르겠군요. 그리고 님이 언급한 저 비평가들이 작품 자체에 대해서 비평을 했지 그걸 본 대중들에 대해 비평을 했나요? 내가 말한건 그걸 재미있게 본 사람들에 대한 공격이라고 했는데 뜬금없이 비평가 예를 들면서 본인들이 왜 비평가 부심들은 부리는지.
2021.10.07 12:39
1. 언제부터 비평가가 아니면 비평을 못하게 됐나요?
2. 근거가 궁금하셨으면 그 때 chu-um님 글에 댓글로 질문하고 답변 요구하셨으면 될 일이죠.
이건 그냥 기본적인 대화법이고 대화 매넌데요.
2021.10.07 12:42
이상한 얘기를 자꾸 하시는군요. 내가 언제 비평가가 아니면 비평을 못한다고 했나요? 비평가의 예를 굳이 든 이유는 그럼 뭔가요?
그리고 님이 그 글에 근거가 있었다고 생각하니까 비평가의 예를 든 것 같은데 그 책임을 또 저한테 넘기시는군요. 님이 추움님의 글에서 발견한 근거가 뭐냐구요? 그냥 답변 못하겠으면 인정을 하세요. 그 글에 근거가 없었다고.
그리고 기본적인 대화법 운운하시는 분이 제가 말한 것에 대한 답은 하나도 못하면서 자꾸 회피를 하는데 일단 제가 물어본 것에 대해 직접적인 본인의 의견을 말하세요.
2021.10.07 12:54
[A라는 사람이 한 말이 이해, 납득이 안 가면 일단 먼저 A에게 이유를 물어라. 다짜고짜 험한 말 하지 말고.]
이 말에 틀린 부분이 있으면 얘기해주세요.
2021.10.07 13:02
이해 납득이 안간게 아니라 잘못됐다고 판단한건데 그 이유를 물어볼 필요가 있나요? 그러면 다시 한 번 제가 님한테 물어볼테니 이번엔 좀 대답을 해주시죠. 물어보면 대답은 안하면서.
추움님의 글에서 충분한 근거를 님은 보셨나요? 보셨다면 님에게 그 근거를 얘기해달라고 다시 한 번 물어볼께요.
제가 지금 나가봐야 하니 그 근거를 님이 대신 설명을 해주기를 요청하고 님의 설명을 듣고 댓글을 통해 반박을 하든 인정을 하든 하겠습니다.
2021.10.07 13:46
계속해서 갓파쿠님이랑 저랑 대화가 엇나가는 지점을 이제야 좀 알 것 같네요.
다른 사람 생각이 '잘못'됐다고 판단이 서더라도 일단은 이유를 물어보는 게 맞죠. 왜냐면 '내 판단'이란 게 언제나 옳은 게 아니니까요. 이유를 물어보고, 답을 들은 후에 다시 판단해본 후 그래도 영 아니라면 따질 수도 있고 상황에 따라 화도 낼 수 있겠습니다만. 일단 화부터 내거나 비꼬기 부터 시전하는 건 누가 뭐라 해도 매너 있는 행동은 아닌 거죠. 일단 참고 질문부터 던진다면 혹시 가능할지도 모르는 유익한 생각의 교류, 즐거운 대화의 가능성을 시작부터 날려버린다는 점에서 본인에게도 마이너스가 되는 일이구요.
...까지가 제 입장인데 아마 갓파쿠님 생각은 많이 다르신 것 같구요.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선 더 얘길 않도록 하겠습니다.
덧붙여서. 왜 그러시는지 이해가 안 되지만 자꾸 제게 chu-um님 글의 근거를 따져 물으셔서 거기에 대해서 짧게 말씀드리자면.
저는 애초에 chu-um님 의견이 옳다고 한 적도 없고 그게 틀리다는 갓파쿠님 의견이 잘못됐다고 한 적도 없습니다. 의심 가면 댓글들 다 한 번 확인해보세요.
그냥 누군가의 의견이 맘에 안 든다고 다짜고짜 시비조의 댓글을 달았던 갓파쿠님 태도가 틀리다고 생각한 것 뿐이고 전 지금까지 계속 그 한 가지 얘기만 하고 있어요.
두 분이 그 주제에 대해 차분하게 의견을 주고 받고 토론을 벌이신다면 재밌게 읽을 생각입니다만. 지금 상황을 보면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 같구요.
이 상황에서 제가 가장 바라고 기대하는 부분이 있다면 갓파쿠님께서 '오징어 게임'에 대한 본인 글을 올려주시는 겁니다. 그러면서 제 의견이든 chu-um님의 의견이든 '오징어 게임'에 대체로 비판적인 의견들에 대해 상세하게 반박해주신다면 재밌게 읽고 댓글로 생각도 나누고 싶습니다만. 어떠실지요?
2021.10.07 14:04
시비조인지 아닌지는 객관적인게 아닙니다. 님의 태도나 글도 저에게는 시비조로 느껴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요. 추움님의 글도 공격적인지 아닌지 사람마다 다를 수가 있어요. 그래서 제가 추움님의 저 글이 공격이냐 아니냐를 물어봤구요. 제가 계속 질문을 했지만 님은 회피하고 제 태도만을 언급하고 있군요.
2021.10.07 14:30
이미 답을 드렸어요. 갓파쿠님께서 그걸 답으로 인정을 안 하시는 거죠.
위에서 인디애나 존스나 포레스트 검프에 대한 비평 얘기했던 게 그거잖아요. 영화나 소설에 대해 평을 하다 보면 흔히 나오는 수준의 언급이고 별 문제 아니라는 얘기였습니다.
그럼 갓파쿠님께선 '인디애나 존스 시리즈에는 서양이 자행했던 제국주의 수탈을 정당화하는 성향이 있다'거나 '포레스트 검프는 미국 우파들이 좋아하는 보수적 이데올로기를 깔고 있는 영화다'라는 비평은 그 영화를 즐긴 사람들을 공격하는 무례한 비평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당시에 이런 얘길 하던 대부분의 평자들은 그게 영화의 인기 요인들 중 하나라고들 그랬거든요.
2021.10.07 12:43
로이배티님 고생이십니다.
2021.10.07 12:50
2021.10.07 13:00
추움님의 글의 맥락을 볼까요?
자본주의 프로파간다용
신자유주의를 인정한
비겁함에 공감한
오징어게임이든 카이지나 배틀로얄같은 작품이든 생존경쟁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대중들이 환호를 한다면 저 말이 맞을 겁니다. 근데 대중들은 그 생존경쟁을 하는 사람들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보는데 그게 자본주의 프로파간다고 신자유주의를 인정하고 비겁함에 공감해서일까요?
2021.10.07 13:32
2021.10.07 13:39
오징어게임을 안봤다면 굳이 더 얘기를 할 필요가 있나 싶지만 다른 데스게임 장르는 모르겠고 오징어게임의 모태인 카이지와 전체적인 흐름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위에서도 얘기했지만 카이지, 배틀로얄, 오징어게임 모두 자본주의와 생존경쟁에 대한 우화같은 이야기고 자본주의, 생존경쟁을 옹호하는 게 아닙니다. 그래서 세작품 모두 결국 주최자와 싸우는 결말로 가게되죠.
2021.10.07 14:05
위에 썼듯이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하지만 데스게임에 대해 동의하지 못 할 얘기를 했을 지언정 그 분이 오징어 게임 팬들에게 무례한 얘기를 하지는 않았고, 다른 분들 역시 무례한 발언은 자제하자는 게 제 의견인거죠.
2021.10.07 13:55
2021.10.07 14:08
2021.10.07 09:14
일단 함 보시고~!
2021.10.07 09:44
오징어게임에 대한 의견차가 대중 vs 비평가는 아닌 것 같아요.
드라마 자체가 디워와 비교할 만큼 엉망도 아니고요.
당장 황동혁 감독의 필모만 봐도 아무렇게나 만들 사람은 아니지 않습니까?ㅎ
물론 제 생각에도 대단한 작품성을 가진 드라마라는 생각은 들지 않고,
특히나 캐릭터 구축이나 묘사에는 그다지 세심하게 신경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느낌인데다가
이야기의 깊이도 뭔가 텍스트로 읽기엔 그다지 깊은 구석은 없다는 생각이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허술하거나 엉성한 작품은 아니죠. 특히나 미장센 같은 부분엔 장점도 꽤 많고요.
논쟁은 그것보다는 하부장르의 매니아와 그렇지 않은 사람의 의견차 아닐까 싶습니다.
최근의 논란에 비해본다면 "귀멸의 칼날:무한열차"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 훌륭하다는 평가와 그간의 소년만화들 클리셰가 그대로 나오고 그냥 무난한 수준인데 왜 난리인지 모르겠다..는 의견차랑 비슷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데쓰게임이라는 하부장르에 대해 많이 겪어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감상이 아무래도 다를 수밖에 없는데,
서로의 감상을 함부로 재단하거나 무시하면 안되겠죠. "넌 이러이러한 제대로된 작품을 안봐서 이런 모조품에 감탄하는 거야"라는 식의 비난은 별로 맞지도 않고 쓸데없는 부심인데다가 같은 덕후가 보기에도 좀 민망하죠.
그런데 또 이 게시판에서 오징어 게임에 대한 논란을 다시 보면
실망한 감상 중에는 그런 쓸데없는 "부심"을 발휘한 게 아니라, 캐릭터나 플롯에 대한 "아쉬움"과 이렇게까지 인기를 얻게 된 "현상"에 대한 의아함을 표현한 것도 있는데
당연히 그런 시각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걸 쓸데없이 깎아내리거나 장르덕후의 부심 정도로 매도하는 댓글들도 있어서.. 서로 제대로 읽지 않고 비난하는 것 같고요.
암튼 위에 다른 분들도 이야기했지만 서로의 감상은 존중하면서 의견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네요ㅎ
뭐 다른 커뮤니티에서의 오징어 게임에 대한 이야기들을 보면.. 딱히 여기만의 문제가 아닌 것 같긴 합니다.
그리고 Sonny님은 드라마 한번 보시고 의견 주시는 것도..ㅎㅎ
아무래도 작품을 직접 보셔야 이 논란에 대한 비교적 정확한 파악을 하실 수 있지 싶습니다ㅎ
저만 해도 디워를 보고싶어가 아니라 제대로 까기 위해서 본...
2021.10.07 11:47
오징어게임에 대한 비평이 있고, 그 비평에 대한 비평이 있는데,
"나는 보지 않았지만 한쪽 비평의 편에 서겠다..." 이렇게 이해하게 만들수도 있어요.
Sonny님이라면 드라마를 보시고 그 내용에 대해 (길게) 쓰시면서 공감을 나눠주시는 분이 잖아요.
2021.10.07 13:17
2021.10.07 11:58
이미 깔 준비를 하고 보는 사람조차 재미있게 보도록 설득할만한 작품이 전혀 아닙니다. 그러니까 님같은 사람들은 안보기를 추천합니다. 도대체 왜 오락영화를 깔 준비를 하고 보는지 이해가 안가는군요. 물론 까는 재미도 있기는 하지만. 비평은 그걸로 돈버는 비평가에게 맡기시고 그 시간에 본인이 좋아할만한 영화보세요. 아 혹시 본인이 대중이 아니라 비평가라고 생각하는거라면 뭐... 대중과 비평가를 나누는 이 사고방식이 굉장히 옛스럽기는 하지만 그 기준도 모르겠고. 까면 비평가 되는건가...
2021.10.07 12:13
2021.10.07 13:54
본의 아니게 본문과 전혀 상관 없는 내용으로 댓글을 길게 늘여 버린 죄를 갚는 의미에서 본문 관련해서도 댓글을 하나만 늘려 보자면...
'데스 게임' 장르의 규칙을 고려해서 '오징어 게임'을 평가한다는 건 당연히 적절한 행위겠습니다만. 그게 필수 내지는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 되어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호러 장르의 탈을 쓰고 있지만 호러로서는 크게 훌륭하지 않으면서 괜찮은 드라마인 영화들도 있고 그러니까요. SF지만 과학 설정은 다 개판이고 대충이면서 영화 자체는 훌륭하게 뽑아내는 경우도 있구요.
그런 틀을 가지고 올 때 창작자가 의도한 게 무엇인가, 그리고 그런 창작자의 의도는 적절히 표현되었는가. 이런 부분이 더 중요하겠죠. 그 틀 자체만 너무 강조해버리면 그게 바로 오탁... (쿨럭;) 죄송합니다. ㅋㅋ
2021.10.07 14:56
2021.10.07 16:08
중간이 끼어들어서 죄송합니다만,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위에 부기우기님의 댓글로 대신할 수 있지 않을까요?
"나는 재미없게 봤는데 너는 재미있다고 하면 내가 뭐가 되냐?"
"재미없게 본사람이 됩니다"
과학적 고증 오류때문에 어떤 SF영화를 싫어하신다면, 그냥 그 영화를 싫어하시는 1인이 되시는 게 아닐까 합니다.
나름 하드SF의 분위기를 풍기고 물리학자의 자문도 받았다는 인터스텔라 같은 영화도 과학적 오류에 대해 지적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지만 그 지적들이 영화에 대한 전반적인 평을 깎아내리느냐?에 대해선 부정적입니다.
Close encounter물 혹은 SF물을 기대하고 드뇌 빌뇌브의 어라이벌을 감상한 사람이 후반부 다분히 인문학적인 전개에 실망할 수는 있겠지만, 그 영화는 저를 비롯한 상당수 사람들에게 최애영화이고 평도 좋습니다.
그리고 장르팬 중의 한명으로서의 생각을 말씀드리면,
장르적 관습을 따라가는 것 자체가 작품의 재미나 질을 결정하는 게 아니라,
어떤 장르 내지는 하부장르가 생겨났다는 건 그만큼 그 소재를 다룬 작품들이 많다는 것이니 그런 작품들에 대해 잘 공부하고 만들었다면 클리셰를 잘 이해하고 그걸 어떻게 살짝 비틀면 어떤 재미를 더 줄 수 있는지 이해한다는 의미이지 무조건 장르 관습을 어겼다고 해서 (다른 부분은 훌륭한데) 바로 재미나 작품성을 깎아내릴만한 이유는 없죠.
오히려 장르관습을 잘 공부하지 않고 해당 장르를 만들면 만든 사람은 나름 임팩트 있는 전개라고 생각했는데 해당 장르에서는 너무 구태의연하고 식상한 플롯이 나오는 경우는 종종 있습니다.
오징어 게임도 그런 부분이 있긴 한데
그건 그것 나름대로 장르팬들 입장에서 이건 좀 뻔하네.. 장르적 재미는 떨어지네...라고 실망할만한 부분은 되긴 하겠지만 여전히 작품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와는 별개죠.
2021.10.07 16:19
충분히 그럴 수 있죠. 식상한 얘기지만 만들어져 공개된 작품을 어떻게 감상하고 수용하느냐는 각자의 몫이니까요.
그래서 비평은 다양하게 나오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성향의 다양한 지식인들이 다양하게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긴 소감을 쏟아 놓으면 관객 내지는 독자들 입장에선 좋은 거니까요. 음. 적고 나서 보니 너무 당연해서 하나마나한 소리였네요. ㅋㅋ
2021.10.07 15:52
작품을 보지 않고 논란을 이야기하는 평론가가 생각이 나는군요
첫문장부터 뜨악하게 만드는 소질이 있으시네요
2021.10.08 11:08
2021.10.08 11:25
2021.10.08 14:27
오징어 게임은 기본적으로 본격 장르물이 아닙니다. 장르물의 컨셉을 차용한 멜로 드라마죠.
오징어 게임은 장르의 규칙을 어떻게 가지고 놀지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어요. 이 드라마의 재미는 참가자들이 살인게임을 어떻게 풀어가는가에서 나오는 게 전혀 아닙니다. 살인게임은 그냥 상황 세팅, 배경에 불과하죠. 애초에 등장인물들을 보세요. 오징어 게임에는 특별한 능력(힘, 두뇌, 정치력, 희생정신, 용기 등등등)을 가진 참가자가 없습니다. 다 고만고만한 능력을 가진 인간들이죠. 고만고만한 인물들이니, 고만고만한 수준에서 싸우죠. 참신한 해결책 같은 건 전혀 등장하지 않습니다. 대신 드라마는 등장인물들의 사연과 감정선에 초점을 맞추죠. 그리고 이 선택이 오징어 게임이 이렇게나 성공한 이유입니다. 대결 자체가 핵심인 살인게임 장르가 주로 그 팬덤에게만 소구력이 있는 것에 비해, 인물의 감정에 초점을 맞추는 멜로 드라마는 모든 사람에게 어필하니까요.
따라서 오징어 게임보고 살인게임으로서의 장르적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이야기하는 건, 맞을지는 몰라도 의미는 없는 이야기입니다. 애초에 그걸 추구할 생각이 전혀 없는 작품이니까요.
2021.10.09 08:13
Sonny님께 진지하게 드리는 말씀 인데 본문은 정확하게 어떤 의미로 쓰신겁니까?
다수의 댓글이 모두 '장르물은 장르물의 규칙과 관습을 지키지 않으면 작품의 완성도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이해하고 그에 대한 반론은 지적하고 있는데 '나는 그런 주장을 한 적이 없고 장르물의 관점에서 본 재미는 다를 수 있다고 했다'고 하시니 댓글의 주장은 본문과는 완전히 다르지 않습니까? 사람들이 오징어 게임에 대한 비판을 원천 차단하는 것이 아니고 Sonny님의 주장이 논리가 안 맞으니까 그걸 지적하는 겁니다.
전문비평가와 대중 구도를 일부러 도입부에서 길게 설명하시며 '자기의 취향이 전문가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면 그걸 견디지 못하는 그 자존심은 사실 대중으로서 자신의 호오에 자신감을 갖지 못해서 생기는 현상 같아요.'라고 말씀하셨죠. 그래서 제가 전문가 레퍼런스라도 알려달라고 했는데 거기에도 대답은 안 하셨지요. 질문에 대답도 안하시고 혹평 일색이라는 전문비평가들이 누군지도 알려주지도 않으면서 이해도 못하면서 장르팬으로서의 주장에 시비 건다고 불쾌해하시잖아요.
저는 전문가 비평을 일일이 찾아 읽고 그 중에서도 혹평한 전문가들을 찾으려고 시간을 투자하고 나름 노력했습니다. 혹시나 장르적 이해도를 높이고 Sonny님의 주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을까해서요.
그런데 제가 찾아본 전문가 비평은 혹평은 커녕 대중보다도 더 칭찬 일색이었습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전문가들은 오징어 게임이 다른 데쓰 게임 장르물과는 달리 장르의 규칙과 관습을 깨뜨렸기 때문에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 되었다는데 거의 일치하는 의견을 보입니다. 이건 어떻게 설명하실건가요? 물론 전문가 의견에 Sonny님 이 꼭 동조해야 할 필요는 없지만 전문 비평을 들어 대중의 인식을 먼저 비판한 건 Sonny님이세요. '내가 재미있다는데 왜 아는 척하고 까부느냐?'는 반지성주의라고 하셨죠? 그럼 '내가 재미없다는데 왜 아는척하고 까부느냐?'도 반지성주의로 보일까요?
스토리와 구성과 인물 묘사까지 오징어 게임의 모든 단점들은 데쓰 게임 장르물의 틀 안에서만 존재 가능한 것들인데
오징어 게임의 모든 장점들은 어째서 장르물의 틀 안에서 존재하는 게 아닌건가요?
그러니까 데쓰게임의 장르로 보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는 거죠. Sonny님이 이미 데쓰 게임 장르는 이러이러한 요소를 가지고 있어야하고 정해진 틀안에서만 움직여야하는데 그 형식을 벗어났기 때문에 재미가 있더라도 작품의 완성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이미 프레임을 짜 놓고 계시지 않습니까? 창작자가 시나리오를 쓸 때 '나는 데쓰 게임 이야기를 쓸 거니까 그 구성은 이러해야 하고 이런 공식에 따라 움직여야 되니까 이렇게 이야기를 쓸 수 밖에 없겠구나' 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머릿속에서 구상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풀어나가다보니 장르적 공식에서 많이 벗어나게 되었는데 그런 작품은 죽도 밥도 아니니 만들지 말라고 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이미 공식에서 벗어나 데쓰 게임 장르물이 아닌 작품이 되었으니 그냥 자유롭게 봐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부담도 덜 하실거예요. 그리고 비평가적 완성도를 따지자면 그 기준이 되는 비평가들이 누구여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Rotten Tomato 점수가 100% 였고 메타크리틱 점수도 78 점으로 꽤 높은 편입니다. 대중적으로 인기있었다고 디 워와 비교하기는 좀 무리가 있어보입니다. 그 정도로 형편없는 작품은 아니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