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나쁜 상사인가 봅니다. 저.

2012.10.19 01:49

skyworker 조회 수:3252

디자인 일을 하고 있습니다. 주로 대기업 홍보실쪽과 일을 하죠. 대기업일을 하니 당연히 불합리한 주문을 많이 받습니다.

오늘밤도 그렇게 집에 못가고 이러고 있습니다. 


다른일도 그렇듯 직급이 낮은 직원(주니어)이 간단한 오더만으로도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있고

복잡한 오더를 주며 하나하나 체크해가며 진행해야하는 일도 있죠.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은 규모도 있고 상당히 복잡한 일이라 다른 일이 많음에도 직접 진행하고 있는 일이죠. 

이 와중에 매우매우 중요하고 이 일보다 훨씬 규모있는 프로젝트의 비딩에 들어가게 되어 두가지를 동시에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결국 제 윗분은 지금 하는 일을 주니어에게 넘기고 차후에 다시 직접 정리하더라도 비딩준비에 들어가라고 지시하셨죠.

내일 아침이 마감이라 몇일전에 맡겨놓았다가 간간히 체크하다가 오늘 저녁에 받았는데 역시나 예상대로 무척 손볼게 많았습니다. 


문제는 제가 이 아이를 붙잡고 옆에서 하나하나 지적해가며 수정을 시킬수도 있겠지만, 그리고 그렇게 하면 이 아이에게도 많은 경험과 도움이 되겠지만

저는 그러질 않습니다. 얼굴 굳어있는거 너무 보고싶지 않아요. 일을 하고싶어 하지 않는게 너무 보여서 그냥 맡겨놓았다가 그 아이가 대충 해놓으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밤을 새더라도 그걸 제가 수습하는게 그냥 속편합니다. 


사실 저는 이친구를 포함한 스텝들 대부분을 믿지 못합니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스탭들에게 일시키는게 너무 싫어지더라구요. 다들 같은 이유입니다.

그래서 간단한 프로젝트는 맡기지만 중요한 프로젝트는 그냥 제가 정리합니다.

이런 식으로 직장생활 하다가는 몸이 남아나지 않을겁니다. 정신도 피폐해질거구요.   

무엇보다 이런 상사가 회사에 어떤 도움이 될까 생각하면 스텝들에게 미안하고 회사에도 미안합니다. 


그리고 매번 이러는 제 자신에게도 미안합니다. 


이런글 올려서 듀게에도 미안해지네요. 

다시 일하러 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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