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자기 머리카락 만져주는 거 좋아하세요? 


아님 자기가 만지는 거라도...


저는 어릴 때부터 머리카락 만지는 거 엄청 좋아했어요. 머리카락을 허리못미치게 기르고 있는데, 남이 제 머리카락 빗어주고 묶어주고 땋아주는 게 그렇게 좋더라구요. 마음이 엄청 편안해지면서 여유로운 것이... 저는 미용실가면 항상 자요. 첨 가는 미용실이라도, 대낮에 가서도, 남자든 여자든, 옆에서 이것저것 아무리 수다떠셔도 꾸벅꾸벅 졸아요. 잡지책을 휙휙 넘기다가 끄덕 끄덕 고개를 숙이고 있으면, 대개 당황해하시다가 머리만져주면 졸립다고 그러면 재밌어하시더라고요. 


아침에 샤워하고 나와서 잠 덜깬 채로 시원하게 선풍기나 드라이기에 머리 말릴 때는 뭔가 엄청 기분좋고 행복한 느낌이 들어요. 다른 거 다 필요없다 싶은. 약간 나르시즘인 것같긴 하지만. 고딩 때 담임선생님이 언제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냐고 물어보셨을 때 저렇게 답한 친구가 있었는데 아, 나도 그런데. 했었어요. 대개 친구들은 머리카락 만져지는 거 별로 안좋아하더라구요. 


그렇다고 제 머릿결이 비단마냥 좋은 것도 아니에요. 그냥 푸석푸석한 생머리에요. 미용실에도 거의 안가고요. 그런데도 제 머리카락을 만지는 걸 너무 좋아해요. 물론 남의 머리카락 만지는 것도 엄청 좋아하지만, 그건 보통 허락되지 않고... 제가 미용사도 아니고요.... 침만 꼴딱 삼킬 때가 많아요. 뭔가 엄청 결좋아보이는 찰랑거리는 생머리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항상 만지작거리며 꼬고 있어요. 귀 근처에 머리카락을 빗다가 만지다가 빙글빙글 꼬다가... 광년마냥; 중학생때부터 가끔 하던 게 10년이 안되게 계속 되어서 이젠 도무지 그만둘 수가 없어요. 거의 항상 머리카락에 손이 가요. 한 손이 비는 일이 있으면 자연스레 저도 모르게 꼬고 있어요. 예전엔 저도 모르게 수준은 아니었는데 말이죠. 특히 책을 읽거나 뭔가 생각해야하는 일이 있으면 머리를 꼬지 않으면 집중이 안될 정도! 수업시간에도 머리 꼬면서 선생님을 쳐다보고 있으니, 생각하면 무척 부끄러워요. 남들에게 많이 지적받고 저 자신도 항상 다짐은 하는데 이건 어디 기록해놓고 확인할 수 없는 습관인데다 저도 모르게 일어날 때가 많아서 어떻게 고치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머리를 싹 올려서 묶으면 앞머리를 만지작거려요... 앞머리까지 삔찌르고 나면 저도 모르게! 머리를 풀어서! 만지고 있습니다. 으하하하. 요즘 들어서 더 심각해졌어요. 혼자 집에서 공부해서 그런가... 대중 앞에 혼자 서있거나 긴장하면 만지지 않거든요. 아, 밥먹을때도. 힛. 


엄마는 이게 애정결핍때문이라는데... 허허허. 그저 웃지요. 이런 버릇 고쳐보신 적 있으신지요? 손톱 물어뜯는 거나 팔짱 끼는 버릇은 금방 고쳤었는데. 아 근데 바낭 기네요. 같이 사는 친구가 휴가가서 이틀째 한마디도 안했다는 사실을 방금 알았어요. 물론 밖에 나간 건 마트 1번뿐... 음... 혼잣말을 밖으로 내어서 하면 기분이 이상할 거 같은데. 친구가 다음주 수욜에나 올껀데, 저는 아마 그 때까지 밖에 안나갈 거 같아요... 카페가서 커피 주문이라도 하고 올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368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422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1738
41 긴 바낭, 올해의 3사 연예대상. [4] 허기 2014.12.05 1549
40 즐거운 일이 없으면 만들면 되지.. 뭐.. [12] 칼리토 2014.12.08 2586
39 [벼룩] 반항하는 청년들 (Insurbordinate lads) 왁스백 [4] 칼리토 2014.12.11 1003
38 문건유출사건 - 대한민국 검찰 유능하군요 [10] 로이배티 2014.12.16 2233
37 코비 "야 파울 하라고!!!!" 토마스 뮬러와 21명의 바보들 [6] catgotmy 2015.01.03 1525
36 만수르 아들이 그린 얼룩말 [2] chobo 2015.02.23 3006
35 영드 미란다 좋아하세요? 책을 만들고 있어요 [16] 무름 2015.02.26 3323
34 백만년만에 음악 CD를 구매할 것 같아요. [1] chobo 2015.04.02 945
33 탄산수 바낭, 이후 이야기 [3] 칼리토 2015.04.08 1751
32 저도 폴 매카트니 콘서트 기억나는데로 상세히 후기 [2] 쥬디 2015.05.03 1990
31 이젠 질 때가 된 것인지, 아니면 이러한 상황으로라도 계속 갈런지 모르겠지만. [10] 비밀의 청춘 2015.06.18 1025
30 드라마의 주인공이 예쁘고 잘생기지 않아서 [10] 해삼너구리 2015.07.01 3364
29 영화일기 8 : 김기덕의 숨,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브로큰 임브레이스, 장 자크 아노의 연인, 프랑수아 트뤼포의 앙투안과 콜레트 비밀의 청춘 2015.07.04 1112
28 에일리언 vs 한국 해병대 [4] 로이배티 2015.07.20 1990
27 자기개발 서적의 한계;;;; [5] 마크 2015.08.03 2587
26 코스트코 탐험 [5] 칼리토 2015.08.15 3260
25 강남역 상공에 전투헬기 [4] 칼리토 2015.08.24 2170
24 올해 출판계의 사건! 드디어 세계적인 영화평론가 하스미 시게히코의 영화비평선이 이모션 북스에서 출간되었어요!!! ^^ [6] crumley 2015.08.26 2425
23 고리끼 단편 하나 [3] 푸른나무 2015.11.09 753
22 오늘은 디씨위키보다가 웃네요 [1] 루아™ 2015.11.17 177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