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 사생은 기숙사비를 냅니다.
학생 일반의 등록금 재정과 기숙사 운영 재정이 분리되어 있다면
기숙사비를 내지 않는 학생의 기숙사 시설 이용은 기숙사비 인상 요인이 됩니다.
비용 전가가 일어나죠.
기숙사생이 자취생의 생활비를 보조해주는 것입니다.
이 경우, 기숙사 당첨(?)의 행운을 재배분하는 효과를 생각해 볼 수는 있겠네요.

또 한 가지.

기숙사 사생은 세탁기-건조기를 과잉사용합니다.
내 집에 설치되어 내가 수도전기요금을 내는 세탁기 건조기를 사용하는 것에 비해서요.
전기요금도 그렇고, 사용인구효과를 통제하더라도 고장율 높고 수리비가 많이 들죠.
기숙사비에 반영됩니다.
건조기를 쓰지 않거나 아껴쓰는 학생이 건조기를 방만하게 쓰는 학생의 비용을 일부 부담합니다.

에너지 낭비, 환경 오염도 증가하죠.

회사의 컬러 복사기를 사적으로 쓰는 사람의 비용이 주주나 CEO에게만 전가되는 것이 아닙니다.
동료들도 같이 부담하죠. 
에너지 낭비, 환경 오염도 증가하죠.

비싼 등록금을 냈기 때문에, 학교에 쓰레기를 버리고 롤휴지를 가져가면
다음 학기에는 더 비싼 등록금을 내게 됩니다.
(재단의 비리는 학생이 휴지를 가져가고 말고와 무관하게 때려잡아야 합니다.)

종량제 봉투의 주요한 목적 중 하나인
쓰레기를 줄이고 휴지를 아껴쓸 인센티브도 줄어들죠.

문제는 등록금이 오를 때, 경제적으로 매우 궁핍한 학우의 등록금도 같이 오른다는 것입니다.
지하철 요금이 오를 때, 경제적으로 매우 궁핍한 승객의 요금도 같이 오르고요.
 
복지는 타겟팅을 매우 세심하게 해야 합니다.

세금 많이 냈기 때문에, 엉뚱한 방식으로 본전 뽑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을수록
그 사회의 복지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환경적 악순환 고리를 탈 수 있습니다.

다른 조건이 일정할 때,
비싼 등록금을 냈기 때문에 쓰레기 배출, 롤휴지 수거 등을 이해할 수 있다는 사람이 많을수록
세금 냈기 때문에 엉뚱한 방식으로 본전 뽑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 그런 사람을 이해, 방관하는 사람이 많겠죠.

우리나라의 세입세출이 북구나 서구의 복지시스템을 닮아 간다 하더라도
그 정도 만큼이라도 잘 작동할 수 있을지 회의적입니다.

(잠재적) 무임승차자의 비율은 더 높고,
무임승차자에 대한 사회적 관용은 더 낮고, 
무임승차자를 통제하기 위한 공동체적 자치적 모니터링도 더 약하고
개인이 사적 무임승차를 늘리는 방식으로 무임승차자에 대한 사적 처벌을 할 가능성은 더 큰 것 같습니다.
(저는 외국 생활을 해본 적이 없어서 외국과의 제대로된 비교는 어렵습니다.)

많은 것이 함께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GDP대비 복지 예산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걸 몰라서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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