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04 20:54
* 특히 아침드라마+일일드라마 말입니다. 사실 여주뿐만 아니라 '실장님'캐릭터로 대변되는 남주도 다를건 없습니다만.
* 지난 몇년간 볼 수 있었던 드라마들을 보면 그 관계가 죄다 복붙수준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주인공이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으나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브여주=악녀들은 이미 어느정도 위치에 올라있거나 화려한 배경을 가지고 있지요.
1.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오던여주는 어떻게 저떻게 자기 재능과 관련된 회사에 들어갑니다.
2. 회사에 들어가서 밝고 성실한 모습을 보이며 남주들의 마음을 훔칩니다.
3. 남주들or남주 하나를 좋아하는 서브 여주는 원래부터건 어쨌건 남자때문에 여주를 더욱 질투합니다.
4. 드라마가 진행되며 무슨 대회가 있고 짜잔!하고 주인공이 일등을 하거나 성과를 냅니다.
5. 1~4로 진행되는 동안 여주를 질투하던 서브여주는 이과정들속에서 여주에게 어떻게든 흠집을 내려고 합니다.
6. 물론 이 흠집들은 대부분 실패하고, 더군다나 들키기까지해서 남주를 비롯한 주변사람들의 마음이 서브여주를 완전히 떠나게 만듭니다.
7. 마무리로 권선징악.
이 과정에서 출생의 비밀이 양념처럼 들어가고, 절대악이나 막강한 권력을 지난 회장님, 사모님들, 개그 캐릭터 삼촌이나 친구 등이 등장하지만 어쨌든 뼈대는 여기서 바뀌지 않습니다.
무엇이건 로맨스로 흘러서 문제인게 아니라, 그냥 저 뼈대에서 거의 안벗어납니다. 소재가 바뀐다고 해도 별로 바뀌는건 없습니다.
여주가 패션에 재능이 있으면 디자인 회사에 들어가게 되는거고, 음식에 재능이 있으면 요식업쪽 기업으로 진출하는겁니다.
옷만드는 장면과 요리하는 장면은 어떤 전문성이나 재능을 보여주거나 관련 업종의 디테일한 지식을 시청자에게 전달하기 위해서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냥 여기 'XX회사'라는 배경=병풍이 있다........를 알려주기 위한 기능으로 존재하죠. 극 중간에 병풍을 갑자기 바꿔버려도 드라마 전개에 전혀 지장이 없을겁니다.
여주들은 하나같이 성실하고, 재능이 있으며, 출생에 비밀이 있다면 일종에 금수저 혜택까지 얻습니다. 네. 극후반으로 갈수록, 여주들은 완전체에요.
* 언제부터 이런 패턴으로 드라마가 만들어졌을까요. 80~90년대의 드라마들도 이랬었나요. 이런것도 분명 기원이 있을텐데 말이죠.
2016.02.04 23:06
2016.02.05 00:45
다른거는 그냥 무시하고...
아침드라마던 그냥 드라마던 미니시리즈던 가끔씩 주인공이 회사내에서 하는 행동을보면
저러고도 안짤리는게 신기할때도 있고 일은 도대체 언제하는지 의문스러울때도 있고 말이죠.
드라마가 재미있으면 그냥 넘어가는데 좀 쳐지는 드라마면 이런 별스런 생각들때문에 가뜩이나 쳐지는 드라마가 더 안좋게 보일때도 있더라죠.
어쨌던 결론은 드라마가 재미있으면 말도 안되는것들 다 이해하면서 넘어가고 재미없으면 꼬투리 잡을게 넘쳐난다는 것이죠.
2016.02.05 06:09
2016.02.05 07:56
전 "화려한 유혹" 보고 있는데 지금 말한 공식에서는 좀 벗어나지만,,,, 그래도 복수극의 공식은 결국 비슷하네요.
2016.02.05 08:30
아침드라마의 주 시청자층인 가정주부들에게 여전히 잘 먹히는 스토리 라인이라서 그렇습니다. 근데 이게 비단 우리나라만 그런거냐? 아닙니다. 우리가 접하는 미드들이 나름 검증을 거쳐 들어오다보니 마치 미드는 죄다 작품성,참신함,전문성 있는 양질의 작품들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거기도 평일 오전에 하는 드라마들의 막장성/진부함은 우리나라 아침드라마 뺨칩니다.
2016.02.05 08:53
1. 식품회사, 패션회사가 나오는 이유
주시청자가 여성 전업주부이다 보니 중공업 회사, 전자회사보다는 식품이나 패션 회사 이야기가 잘 먹히겠죠.
그리고 이런 패션, 식품회사가 ppl하기도 좋아요. 드라마에 등장하는 무대의 반 이상이 회사이고 기업 이름과 제품 홍보를 노골적으로 하죠.
2. 맨날 똑같은 내용만 나오는 이유
아침밥 준비해서 남편 출근시키고 자식들 학교 보내고/저녁 차리고 나서 (식사 준비하면서) tv 앞에 앉으면 익숙한 이야기 전개가 마음 편하게 보기 좋다는 거죠.
2016.02.05 09:51
2016.02.05 10:08
2016.02.05 11:40
2016.02.05 11:47
2016.02.05 11:24
딸기와플/
식품회사, 패션회사는 문제가 안되요. 가전제품회사 배경으로 주방가전 PPL이 나올수도 있고요. PPL이 나와서, 식품이나 패션회사라서 문제라는게 아니라, 극중간에 바꿔도 그만인 병풍이라는걸 지적하는거죠. 아무런 개성이 없다는겁니다.
익숙한 이야기전개 수준이 아니라 플롯이 거의 복붙수준입니다. 어떤 장르가 뻔하거나 익숙한거야 자주있는 일이지요. 허나 바꿔치기해도 무리가 없는 수준이라면 그건 문제 아니겠습니까. 얄팍하고 욕심많지만 머리나쁜 악녀, 착하고 재능있지만 거의 일방적으로 당하기만하는 여주, 그들을 멀뚱히 지켜보기만하는 남주들, 권위주의에 찌든 민폐속성 회장님-사모님들. 인터넷에서 막장드라마 필수요소라고 우스갯소리로 일반화되는 것들을 보면 마냥 우스갯소리가 아니지요. 모든 아침, 일일 드라마가 명품이거나 기발함, 참신함을 보여줄수는 없지만, 그게 복붙수준인걸 정당화하는건 아니죠.
2016.02.05 11:43
2016.02.05 12:33
딸기와플/
재미는 있지요(ㅋㅋ)...근데 뭐랄까. 본문에도 썼지만 몇년째 이 패턴을 보고 있으니 좀 지겹다는겁니다. 거의 방송3사 다 똑같잖아요. 가령 특정 직업, 업종이 배경이면 뭔가 그 직업이나 업종의 애환, 혹은 거기서만 겪을 수 있는 특이한 에피소드같은걸 기대하게되는데, 이건 뭐 그냥 "고객을 생각하는 착하고 바르며 유능한 직장인"수준의 개똥철학설파에서 단 한발자국도 벗어나지 않습니다. 서비스업 종사자면 진상고객만나고, 영업일하는 사람들은 진상 클라이언트 만나고. 그러다가 뭔가 손발이 오그라드는 방법으로 상대를 '감동'시켜 성과를 이루고...작가들이 너무 게으른것 같아요.
2016.02.05 12:45
2016.02.05 14:33
누나가 고딩때 즐겨 읽던 하이틴로맨스(할리퀸의 아류?)가 딱 저렇던데요. 그런게 배경이나 세부설정들만 살짝살짝 바꾸어 수백권의 시리즈로 나오는 게 가능하다면 드라마가 다 그렇다고 해도 별로 이상할 것도 없겠죠. 누나 하이틴로맨스 좀 훔쳐보다 똑같은 패턴에 질려서 "이런 걸 뭘 시간들여 읽고 있냐" 그랬더니 "그냥 골복잡할 때 쉬려고 읽는 거지 작품성 따지냐"라더군요.
2016.02.05 17:06
80-90년대는 불륜드라마가 많았죠
위의 댓글대로 90년대 트렌디드라마 설정이 아침드라마로 넘어온 느낌도 있네요
2016.02.05 21:27
어머니랑 대화하다 왠지 그럴것같은 이유를 알았어요.
아침드라마든 일일드라마든 매일 짧게 (30분인가요?) 5일씩 방송하는 거다보니까
사실상 다 챙겨보기가 어렵고, 그래서 몇회를 못 봐도 심지어 한 20~30회씩 빼먹어도 이번 회차에 집중할수 있게 하는거 아니겠냐고 하시더군요.
하긴 제가 내딸 금사월을 딱 한번 봤는데 즉시 몰입이 가능하더라고요 ㅋㅋㅋㅋㅋ 누가 주인공이고 누가 악역이며 결말이 어떻게 날지도 예상 가능ㅋ
하고많은 뻔한 플롯중에 위에 저 플롯인 이유는... 뭐 그냥 선점효과 아니겠어요.
근데 플롯이 뻔하다고 해서 꼭 좋은 작품이 나오지 말란 보장은 없겠죠.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도 있고요.
2016.02.06 12:08
기원을 따진다면 그냥 신데렐라잖아요. 집안일에 소질 있어서 집안일 잘하던 애가 90년대 트렌디드라마 시대에 자기 적성 살려 어딘가에 취직한다는 옵션만 추가된 것이고...
2016.02.06 18:56
김희선 나오는 토마토. 최진실 나오는 별은 내가슴에... 딱 저 설정이죠
여자는 일하고 싶어서 일하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는가 싶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