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04 14:24
10살이 되기 전부터였습니다.
죽고싶다는 생각을 한 건.
그런데 뭐 결연한 의지를 다지면서 '꼭 죽고야 말겠어' 라고 생각했다기보다는,
아... 그냥 죽어도 상관 없다 or 죽으면 편하겠다 다 귀찮다 or 죽고싶다
이런 막연하면서도 귀찮음의 심화과정스러운 감정이었습니다.
능동적으로 죽음을 선택하고자는 건 아니고 그냥 세상의 종말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마음 정도...
그런데 어제 가족님과 대화를 하던 중 가족님은 이런 생각을 한 번도 안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일반적이지 않은 것 같다고 우려를 하시던데 이게 일반적이지 않은 게 맞는 건지 궁금하네요.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하기 시작한 걸까 반추해보면
물리적 학대에 장기간 노출되었다던가, 집이 3번 망했다던가, 저를 사랑해주시던 분이 자살을 하셨다던가 이런 일이 있었긴 했지만
살면서 사연 없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기도 하고.
저런 순간들을 빼면 그래도 나름 주변인들로부터 사랑받으면서 평균 이상으로 밝게 성장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거든요.
생각해보면 하루에 세 네번 정도 죽고싶다는 생각을 하는 것과, 정말 돈 펑펑 쓰면서 아무 걱정 없이 휴양지에 있는 때에도 죽고싶다는 생각을 하는 걸 보면
다른 사람에게 말하면 좀 이상해보일 수는 있겠다 싶기도 하고....
평생 이런 생각이 디폴트 상태여서 미처 몰랐는데
이런 건 일반적이지 않은 걸까요?
2015.09.04 14:28
2015.09.04 14:33
상담이나 정신과 치료가 필요해 보입니다.
진지하게 드리는 말씀입니다.
2015.09.04 14:39
저…죽고 싶다는 생각도 본능입니다. 지극히 타당한 생각이에요. 한 마디로 정상.
정신과 치료 받으실 일도 아닙니다. 저는 임상심리사입니다.
2015.09.04 17:28
2015.09.04 14:40
2015.09.04 14:42
저도 이런 생각 꽤 하는 편인데요. 자살을 해야겠단 게 아니라 그냥 인생이 짧았으면, 빨리 지나가고 얼른 무로 돌아갔으면 하는 욕구랄까요. 밥 벌어먹고 사는 것도 다 귀찮고 굳이 아등바등 살아야 할 이유도 없고,에라 그냥 대충대충 살다 죽으면 되지 뭐 이런 심정? 근데 저희집은 엄마 저 동생 다 이래요.
2015.09.04 14:42
어쩌다가 죽고싶다는 생각을 하는건 일반적인거까지는 몰라도 크게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어쩌다가'는 수년에 한번 혹은 한달에 한번같은 개념이 아니라.... 정말 숨쉬는거 자체가 끔찍할정도로 삶이 힘든 때를 말해요.
그런데 그게 습관처럼 드는 생각이라면 정신과 상담이 필요한 비정상적 상태라고 부르는 그 상태가 맞습니다.
다만, 스스로 이 상태를 개선할 의지나 문제의식이 없다면 그렇게 살다 가는것도 딱히 제3자가 맞다 틀리다 일반적이다 아니다라는 말을 할건 없는거 같군요. 성인이라면 말입니다.
2015.09.04 14:44
심지어 굉장히 건강한 상태임.
2015.09.04 15:47
그나저나 마조히스트 님이 보시는 이런 생각을 가지는게 정상적이고 지극히 건강한 것이라는 학문적 근거가 있을 거 같은데 들어보고 싶어요. 그런 성향의 사람으로서 나름의 타당성 확보랄까..
2015.09.04 15:57
2015.09.04 14:46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면 결과에 잠시 문제가 있더라도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면 결과가 잘 나오더라도 이게 정말 제대로된 결과인가 의심을 해봐야죠. 결과를 부정하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다시말해 부모님께 혹은 누구 한 사람에게라도 제대로된 사람 대접을 받았고 사람대접을 하는 것을 보고 자랐고 현재 자기 상황도 견딜만 하다면 죽고싶다는 말 한번쯤 괜찮습니다.
2015.09.04 14:46
2015.09.04 14:48
죽고싶다는 생각의 원인이 굉장히 고통스러운 절망감에서 오는 건지 아니면 일상적인 짜증 때문인지 좀 생각해 봐야겠네요.
2015.09.04 14:53
2015.09.04 15:05
‘메멘토 모리’라고 죽음을 일부러 기억하려는 시도들도 있는데요.
댓글을 세 개나 남기게 되네요. 전혀 문제 아녜요. 도리어 인간이라면 무의식적으로 가지고 있는 죽음에 대한 막연한 감정을 매우 세련되게 극복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2015.09.04 15:10
2015.09.04 15:16
일반적이라고 한다면 조금 위로를 받으시려나요? 통계조사라도 해보지 않는이상 어찌 알겠습니까마는 살아낸다는게 그리 쉬운건 아니니 꽤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 해보지 않았을까 짐작해봅니다. 저 또한 생에 그다지 커다란 미련은 없고 과거 힘든상황의 연속일때는 차라리 죽는게 훨씬 편할거라는 생각들로 긴 암흑의 시간을 보내온 시기도 있었죠. 그러나 평소에 줄곧 하루 세네번씩 죽고싶은 생각이 든다면 일반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뭐 일반적이지 않다고해서 꼭 문제가 되는건 아니지만 그런 본인의 심리상태가 일상생활을 무력하게 하거나 가족들에게 심려를 끼치거나의 정도라면 한번 상담을 받아보시는것도 나쁘지 않을거 같아요.
2015.09.04 15:26
2015.09.04 16:33
굉장히 건강한 상태라는 근거는 뭔가요?
쓰시는 글을 보니 얼마 전까지 홈쇼핑 직원이셨고 마케팅 혹은 상품개발 참여자이셨으며 임상심리사인 동시에 심리상담가이신데,상담심리가 아니라 심리상담이라면 이걸 겸하는건 어렵지 않지만 홈쇼핑 직원과 임상심리사(석사+수련기간 필요한 걸로 알아요)는 좀 동떨어진 것 같아서 의아한 감이 있네요.현재 상담일을 하고 계시다면 이렇게 짧은 글만 보고 성급히 상태를 판단할 리는 없을텐데 싶어 더더욱이요.
2015.09.04 16:36
네, 상품개발이란 말은 한 적 없고요 마케팅 일 하고 있고 심리상담가이고 석사학위 있고 수련 다 했는데요?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2015.09.04 16:42
아 전 또 이전에 심리상담가이자 임상심리사시냐고 댓글 단 글이 삭제돼서 혹시나 했네요.열심히 사는 사람들은 칭찬받아 마땅하지요.너무 연결이 안되는 두 직업이라 넘겨짚었나봅니다.함부로 의심해서 죄송하고요,기왕이면 단언하시는 근거도 알고 싶어요.
2015.09.04 16:48
여기서 이러는 건 지금 어려운 말씀을 꺼내주신 본문 작성자에게 예의가 아닌 듯 하니 사과는 쪽지로 받겠습니다.
쪽지 보내세요. 똑바로 사과하십시오.
2015.09.04 16:52
저기요.위에서 지금 상담일 하고 계시다면서요.그러면서 이젠 또 마케팅 일 하세요?그리고 임상심리사는 상담사랑 주 분야가 달라요.
일반적으로 상담사라면 이렇게 성급하게 단언하지 않아요.단언의 이유는 대지 않고 이렇게 흥분만 하시니 당황스럽네요.
2015.09.04 16:58
상담일도 하고 마케팅일도 하는데요…복싱도 하는데요…과자도 굽는데요…임상심리사랑 상담 둘 다 하는데요…그리고 근거가 있는 분석이고 이유가 있는 단언인데요…그 이유 여기다 적는건 원문 쓰신 분에게 해로운데요…쪽지로 말씀하시라고 했을텐데요…
2015.09.04 16:38
아, 저 아마추어 복싱 선수이기도 하고 3개 언론에 칼럼도 쓰고 있고 종종 기업체 출강도 합니다. 제과 자격증도 있어서 그걸로 종종 봉사도 하고 내년엔 쇼핑몰도 열어볼까 생각중이에요. 자격증 뭐뭐있는지도 말씀드려요?
2015.09.04 16:42
20대엔 체중도 60kg감량하고 주경야독하면서 학위 2개 따고 기업체 여기저기 출강도 나갔고 아동복지센터에 국어 선생님으로 출강도 나가고 맨즈헬스 프리 번역가로 일하면서 베이징올림픽 특집기사 혼자 번역 다하고 관현악단에서 일했어요. 더 말씀드릴까요?
2015.09.04 16:44
세상엔 저처럼 열정적이고 진취적이며 욕심도 많고 이 일 저 일 다 도전하는 그런 사람도 있는 거 같더라고요. 사과하세요.
2015.09.04 17:16
마조히스트님....고정하시고 본인 댓글 나중에 다시 읽어보세요. 안수상한사람님을 위로하려는 뜻은 알겠는데 지금 달아주신 댓글을 보면 더 불안해지실 것 같아요.
근거를 물어보는 분들이 여러분 있는데 그걸 밝히면 안수상한사람님에게 해롭다고 하면, 근거에 대해 궁금해한 사람들은 의아하고 안수상한사람님은 더 걱정할 수 있을 거 같아요.
2015.09.04 17:23
안수상한사람님 본인께 쪽지 드려서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2015.09.04 16:05
어릴 때 마음도 그리 크게 다르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회귀본능은 정상입니다.
2015.09.04 16:08
프로이트 같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전형적인 죽음충동 같은데요. 하루에 몇 번씩 자살기도를 한다면 모를까, 지극히 정상 같아요. 어떤 상태인지 충분히 공감도 가고요.
2015.09.04 17:12
별...탈퇴당한 모님께 하던대로 언플하시네요.일단 전 언쟁한 적도 없고,반응 보니 더 말섞지 않는게 현명할 것 같아요.
+마조히스트님, 댓글 지우시니 대댓글이 붕 뜨잖아요.위쪽도 삭제 수정들 하셨고.쪽지로 달라는 말은 제가 댓글 달고 있을 때 적으신 건데 왜 이러실까요.쿨하지 못하게 아이디 검색 한번 해봤더니 뭐 더 할말이 없네요.차단 갈게요.
2015.09.04 17:55
2015.09.04 18:23
여기서 뜨내기 조언 듣지 마시고 꼭 전문 기관에서 상담 받으시길 바랍니다.
2015.09.04 20:25
닥슬님 말에 동의하지만 맘에 맞는 상담자를 찾으려면 발품 파셔야합니다. 요즘같이 죽어라죽어라 하는 세상에 죽고싶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싶긴 해요. ^^
2015.09.04 20:49
2015.09.04 22:23
답변들 감사합니다! 저는 어쩌면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작업이 필요할 수도 있겠네요.
진심어린 조언들 감사합니다.
2015.09.04 23:34
죽고 싶다라는 생각은 살다보면 누구나 한번쯤은 해보겠지요, 안해보신분이 있다면 정말 행복하게 사신겁니다.
죽고 싶은 사람의 심정은 당사자 이외에는 아무도 이해하지 못할겁니다, 이해한다는 사람들도 어느정도까지지 당사자가 아닌이상 똑같은 감정을 느끼기는 힘들겠지요.
하지만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보자면 죽고싶다라는 생각에도 쓸만한점은 있습니다.
죽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다보면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인지는 몰라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무럭무럭들거든요, 아쉬운것도 생각나고 해보고 싶은것도 생각나고 말이죠.
어떻게보면 이런 죽고싶다라는 생각을 방해하는 생각들은 인간본연에 내재된 정신적인 몰핀이 아닌가 합니다.
인간의 생각이 위험해지면 무의식적으로 발동되는 상대적 반응같은거 말이죠. (중독도 되려나요?)
2015.09.06 15:32
전문가까지야.. 사는 데 지장 없다면 문제 없는거죠. 실행에 옮기지만 않으면요.
프로이드도 타나토스(Thanatos, 죽음에 대한 본능)에 대해 이야기하죠. 흔하다고 생각해요. 죽음을 그렇게 멀리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요. 죽음에 대한 공포나 자살에 대한 혐오는, 인간의 종족번식을 위한 의식적인 배제 과정 때문일 뿐이지, 사실 굉장히 친숙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고요. 불행하지 않다고 해서 자살에 대한 욕구가 없어야 될 필요가 있을까요. 육신과 정신으로부터 해방되어.. 진정한 자유를 위해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 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종종.. 이 육체와 정신.. 이 모든 것이 너무나 무의미하고 하찮고 번잡스럽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인간이라는 작은 굴레를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글 쓰신 분 보다는 인생을 더 평온하게 살아온거 같지만 결론은 동일합니다.
하지만 저 밑에 어느 분이 쓰신 댓글에 '인생은 내가 왜 살아야하는가 질문을 하는것이 아니라 인생이 나에게 던지는 질문에 답을 해나가는 과정'이라고 한다면 제 생각도 그렇게 당연한 건 아닌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