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9.05 23:20
삭제되었네요..
아마도 너무 사적인 내용이라서 삭제하신 거겠죠?
그냥, 괜찮으실 거라고, 댓글로나마 힘을 보태드리고 싶었는데..
제가 글을 봤을 때까진 댓글이 아직 없었거든요.
글을 쓰셨던 마음, 다시 삭제해버린 마음
어떠셨을지 제 마음에 걸려서 불필요한 글 남겨봅니다.
오늘은 어쩐지 저도 위로가 필요한 날인데요.
오늘 제 마음에 들어온 시를 마침 타자 쳐 놓았어서 올려 봅니다.
장미와 가시
- 김승희
눈먼 손으로
나는 삶을 만져 보았네.
그건 가시투성이였어.
가시투성이 삶의 온몸을 만지며
나는 미소 지었지.
이토록 가시가 많으니
곧 장미꽃이 피겠구나 하고.
장미꽃이 피어난다 해도
어찌 가시의 고통을 잊을 수 있을까
해도
장미꽃이 피기만 한다면
어찌 가시의 고통을 버리지 못하리요.
눈먼 손으로
삶을 어루만지며
나는 가시투성이를 지나
장미꽃을 기다렸네.
그의 몸에는 많은 가시가
돋아 있었지만, 그러나,
나는 한 송이의 장미꽃도 보지 못하였네.
그러니, 그대, 이제 말해 주오,
사람은 가시 장미인가 장미 가시인가
아니면 장미의 가시인가, 또는
장미와 가시인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