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즈 보르코시건 시리즈의 최근 번역작입니다.

씨앗을 뿌리는 사람에서 내는 순서(시간순)로 6권인데, 원서 출간순으로는 3번째더군요.  (명예의 조각들->전사 견습->남자의 나라 아토스)


주인공은 마일즈나 아랄이 아니라 에단 스쿼트라는 의사입니다.


아토스는 200년전쯤 '창건의 아버지들'이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이 개척한 행성인데, 묘사되는 바로는 평화적인 농경행성 같습니다.

자급자족을 하고 수출할 물건도 없는데다가 웜홀도 하나 밖에 없어서 '고립된 외딴 행성' 정도의 위치입니다.


이 곳의 특이점이라면... 제목대로 '남자밖에 없습니다' 

번식은 어떻게 하냐고요? 창건의 아버지들이 개척할때 챙겨온 난소세포에서 얻어내는 수정란에 남자들의 정자를 수정시켜서 인공자궁에 넣어 번식합니다.

그리고 1년에 두세명 정도 이민오는 외부 행성인들이 있고요.

(이 인공자궁이 개발된 베타개척지에서는 완전한(?) 남녀평등이 이루어져 있는데, 그에 기여한 한가지가 인공자궁의 개발인것 같은 늬앙스가 있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아이를 낳고 싶고 부모자격을 취득한 여성은 임신을 한뒤에 수정란을 인공자궁으로 옮겨 임신과정에서 겪는 부작용(?) 없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다가 9개월 뒤에 인공자궁에서 다 자란 아이를 꺼내 받는게 출산이지요. 임신기간중 겪는 디메리트도 없고 육아도 사회시스템이 완비되어 있고... 대한민국 현실에서는 꿈같은 얘기네요. 30세기라는 설정이니, 앞으로 900년을 기다려야.. ㅠ.ㅠ )


재생산센터에서 수정에서 출산까지를 책임지는 에단 박사를 비롯한 아토스 지도층에 청천벽력과 같은 사태가 벌어지는데, 창건의 아버지들이 챙겨온 난소세포들이 수명이 다해서 죽어가기 시작한다는 겁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 폭동이 일어날 것을 우려한 지도부는 에단 박사에게 외부 행성으로 나가서 새로운 난소세포들을 구해오라는 명령을 내리고, 한번도 외부에 나간적이 없는 에단 박사는 악마와 같은 여자들이 널려있는 외부 행성으로 덜덜 떨면서 나아가게 되고, 나가자 마자 위기에 빠집니다. 그리고 위기에 빠진 그를 구해준건 덴다리 용병함대의 엘리 퀸 중령입니다. 여자입니다! 여자! 



아토스(Athos)라는 이름을 검색해 보니 '수도원이 많은 산' 이라는 뜻이 있더군요. 그 이름에 걸맞게 아토스인들은 기본적으로 선량하고 종교적이고 아이들을 좋아합니다. (그 종교라는게 여자들을 가까이 하면 타락하게 되니 여자를 멀리 하라는 종교지만...)  게이들의 천국인데, 그때문에 외부행성인들중 일부는 아토스인이라고 하면 '호모XX' 라면서 거칠게 대하는 사람들도 있는 모양입니다. (30세기에도 해결되지 않은 성소수자 인권.. ㅠ.ㅠ )  아토스에 대한 묘사가 많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 공공봉사를 통해 '사회의무금'이라는걸 적립하고 일정액이 적립되면 아이를 가질 수 있나 봅니다. 물론, 아토스인들중에서도 책임감 없이 막 나가는 사람들이 있고, 그런 사람들이 모여 사는 지역도 있는 모양인데 사회의무금을 못 모으면 아이를 가질 수 없으니 자연적으로 도태되....나?


남자들끼리만 살아도 평화롭게 잘 산다는 것 보면 역시 종교와 교육의 힘은 위대합니다. (응?)

마크로스(극장판)에서도 써먹었지만, 아토스가 있으니 보르코시건 월드 어딘가에는 여자들만 사는 행성도 나올지도 모르겠군요. 이반 보르파트릴에게는 꿈의 행성이겠지만...


여성작가가 써서 그런지, '여자 자체가 악마일까, 아니면 남자에게서 악을 끌어내는 능력이 있는 것일까?' 라는 종교(...)적 의문을 갖는 장면이 초반에 나오는데, 여성작가라 더 편하게 이런 대사들을 쓸 수 있었던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요. 이런 종교를 세운 '창건의 아버지'들도 뭔가 비뚫어진 사람들이 아니었을가 싶기도 합니다.(....)


보르코시건 시리즈인데 보르코시건이 주인공이 아니지만, 자신이 돌연변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이야기 하려고 하고, 나랑 결혼해줄 여자가 있을까 고민하는 마일즈 보르코시건이나, 게이로서 동족의 번식이라는 무거운 책임을 어깨에 지고 있는 에단 에쿼트 박사나 어떤 면에서는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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