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23 06:59
오랫만에 글을 쓰네요. 여전히 로그인이 한 번에 안 되고 꼭 두 번을 해야 성공하는군요. 한 번도 아니고 세 번도 아니고 네 번도 아니고 꼭 두 번이요.
그동안 기후위기에 대응한 기후파업/기후행동에 나가보면서 번뜩 정신이 들어서 이런저런 자료도 찾아보고 사람들과 이야기도 해봤어요. 참.. 미치고 팔짝 뛰겠더군요. 정부는, 언론은, 시민사회는 대체 어쩌려고 이렇게 손을 놓고 있는 걸까. 그 동안도 듀게 눈팅하면서 정말 이상한 기분이 들었어요. 한동안 조국 이야기밖에 없었거든요. 조국이 정말 많은 국면을 열어젖힌 건 맞아요. 저도 버튼 눌리는 지점들이 있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의 절멸이 가능한 위기를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건 너무 이상했어요. 궁금해서 다른 큰 게시판들도 들어가봤죠. 역시 기후변화 이야기는 없더라고요.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문제나 아프리카돼지열병 등도 검찰개혁 못지않게 정말 심각한 문제인데, 큰 경각심은 없는 듯 하더이다. (일본은 방사능 때무에 망했다는 조롱을 볼 때마다 서글픕니다. 바로 옆나라 살면서 조롱할 상황이 아니죠. 침몰하는 배 위에서 높은 갑판 쪽에 있다고 아래쪽 갑판 사람을 비웃는 꼴.) 기후위기가 매일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정부는 에너지 대전환의 큰 프레임을 짜도 모자랄 판국에 이 무관심은 뭐지? 저 역시 애써 고개를 돌리지 않고 살아온 긴 시간이 있으니 스스로 하는 반성이기도 합니다.
제가 새삼 깨달은 지점, 여전한 오해에 답답했던 지점 몇 가지.
1. 기후위기 대응은 지구를 위한 게 아닙니다.
환경문제 이야기하면 아직도 먹고 살기 바쁜데 배부른 소리 한다는 -이 소리야말로 바로 배부른 소리인데- 비아냥이 바로 나오더군요. 기후변화 이야기를 다룬 제가 발견한 유일한 게시판 글은 기후행동 집회에 참여하는 정의당보고 '검찰개혁이 얼마나 엄중한데 쓸데없는 짓에 끼는 미친 정의당 것들'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댓글들도 결이 같았죠.
추상적인 지구나 오지도 않은 먼 미래나 본 적도 없는 아마존의 개구리를 구하려는 게 아닙니다. 당장 5년, 10년 뒤 '내 미래', 자식이나 조카가 있으신 분은 내 자식, 조카의 미래가 지금 인류의 행동에 달려 있습니다. 해발 고도가 아주 낮은 산호초로 이루어진 섬나라들은 당장 물에 잠기게 생겼죠. 인간이 살 수 있는 기후 지대가 대규모로 바뀌게 됩니다. 난민이 대규모로 생기고 전쟁이 일어나겠죠. 지금 당장 행동하지 않으면 온난화 연쇄반응이 일어나서 (온난화 결과가 다시 원인이 되어 더 큰 온난화가 증폭) 더 이상 인간이 손쓸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어요. 높은 가능성으로 그렇습니다.....
지구는 어떻게든 굴러가요. 어마어마한 규모로 지구온난화가 이루어져도 바퀴벌레나 완보동물, 아니면 큰빗이끼벌레 같은 -우리에게 별로 도움 안 되는- 생물들이 번성하고 그 나름의 생태계가 꾸려집니다. 인간이 살기 어려운 조건이 되어서 기후'위기'라고 부르는 것이지 지구를 걱정해서 대책을 세우자는 게 아닙니다.
2. 한국은 약소국가 아닙니다.
이젠 누가 봐도 선진국이고 경제강국입니다. 그런데 부끄럽게도 탄소배출은 여전히 펑펑 하고 있죠. 한국인 1인당 탄소 배출량이 세계 평균의 3배입니다. 미국이 기후악당 1위이긴 하지만 그래도 적어도 2000년 대비 탄소배출량은 순감소했거든요. 독일, 영국 등은 말할 것도 없고요. 일본은 보합세. 그런데 한국은 그 이전은 물론이 2000년 이후도 계속 증가 추세입니다. 네... 저도 부끄럽습니다. 그리고 미래세대에게 미안합니다. 한국도 에너지 대전환을 이루기 위해 정부 전체가 움직여야 합니다. 안 하면, 다같이 망합니다.
3. 한국의 인구는 감소하고 있지 않습니다.
4. 자포자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기후위기가 너무나 큰 문제이고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어보이고 다가오는 파국을 막을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냥 문제에서 고개를 돌려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한동안은 꽤나 우울했습니다. 하지만 전세계 기후행동에 참여한 사람들의 규모를 보고 희망을 다시 가지려고 해요. 유럽은 정말로 기후변화가 가장 중요한 정치 의제입니다. BBC에서는 하루도 기후 뉴스가 안 나오는 날이 없는 것 같네요. (내연기관 만든 산업혁명을 일으킨 장본인들이니... 이게 다 영국놈들 네놈들 때문이다..응? 여하튼 원죄가 있는데 생까지 않고 열심히 하려는 건 좋아보입니다.) 유럽 전체에서 극우 정당을 누르고 녹색당이 크게 선전하고 있습니다. (극우의 발흥을 녹색이 막다니 꽤나 감동적이죠!)
그리고 사실 지구온난화의 원인, 진행 과정, 대책은 다 밝혀져 있습니다. 기술적인 해결책은 이미 다 개발되었고 단가 계산도 이루어졌고 정책적으로 실행만 하면 됩니다. 놀랍게도 태양광 발전의 단가가 지난 수십년간 정말 많이 내려갔습니다. 단가 때문에 세우려던 화석연료 발전소 부지를 태양광 발전 부지로 전환할 정도니까요. 그리고 한국의 대기업들이 만들어내는 태양광 패널이 꽤 좋습니다. 유럽에서는 왜 우리가 사다 쓰는 패널을 너희 나라에서는 많이 안 쓰니..?하고 의아해하기도 합니다. 다른 대안에너지, 사막 녹지화, 내연기관 대체 등도 이미 연구가 다 되어있고요.
상식이 바뀌어야겠죠. 내가 이만큼 소비를 하고 이만큼 화석연료를 태우면 그만큼 나 포함한 존재들을 위협한다는 직접적인 연결 고리가 상식으로 자리잡길 빕니다. 시간이 촉박하긴 합니다.
괴롭습니다. 저도 지금까지 써온 화석연료, 내가 찍은 탄소발자국을 얼추 계산해보니 다시 한 번 미치고 팔짝 뛰겠더라고요. 나무를 심으면 내 탄소발자국을 0으로 줄일 수 있지 않을까 계산해봤는데, 생각보다 많이 심어야 하.... (그래도 심기 시작할 생각입니다.) 일단 소비를 줄이는 게 우선이겠어요. 덜 쓰고 덜 타고 덜 버리고. 되도록 채식 위주로 살고요.
제가 기후위기를 다시 생각하게 된 건 그레타 툰베리 때문입니다. 참 전형적이게도, 이 독보적인 소녀는 역시 마녀 취급을 받고 있네요. 유엔에서 한 연설에 달린 댓글을 보고 아연실색했습니다. 온통 유치하게 외모와 표정과 말투를 비하하는 댓글들뿐이었거든요.
아이고... 어른들이 소녀 한 명을 조롱하는 꼴이라니. 참 어른스럽습니다. 그리고 내용에 대한 반박은 없어요. 그냥 나 쟤 싫어, 이것뿐이죠. 그들의 옹색한 악플이 그들이 코너에 몰렸고 물러갈 세대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물론 그들이 싸놓은 똥(탄소발자국)은 여전히 악영향을 미치겠지만요.나무 심기로 탄소배출을 벌충하기보다는 덜 배출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책 변화입니다.
결국 데모와 여론환기가 답이네요. 기후파업이나 기후행동집회가 있으면 관심 가져주시고 참여하시길 부탁드립니다.
2019.10.23 08:40
2019.10.25 05:46
고맙습니다(특히나 첫 댓글이라^^). 한 분에게라도 잘 전달된다면 글을 쓴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2019.10.25 06:17
2019.10.23 09:22
정말 잘 읽었습니다. 채식을 하고 차가 없어 죄(?) 가 감면될 줄 알았던 저로서는 비행기 여행에서 한 대 얻어맞고 갑니다..
2019.10.25 05:48
내 탄소발자국 계산해보는 앱도 있어요. 한 번 해 보시길.
비행기 여행이 단위거리 이동으로는 가장 탄소배출이 많죠. 무거운 비행기 몸체를 공중으로 띄워야 하니까요...
2019.10.23 09:26
태양광 발전이 아무리 단가가 내려갔다 한들 정부보조금이 붙는다는 전제하에 그게 이득이 되는것이지 실제로 단가가 정말 낮아서는 아닐텐데요.
보통 아파트 베란다에 소규모 패널을 다는 집들이 많은데, 그게 개인부담은 10~15만원 정도여서 한3년만 돌려도 본전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지자체나 정부보조금이 70만원 정도 투여됐죠.
이런 이야기를 할떄의 핵심은 솔직해야 한다는겁니다. 태양광 패널이 단가가 많이 내렸어요.를 강조할일이 아니라 솔직히 지금 탄소를 줄이려면 발전방식을 바꿔야 하는데 그러러면 우리가 전기요금을 지금보다 20%~30%더내야 합니다.
그래도 이건 중요한 일이니까 같이 하시죠. 라고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저런이야기는 보통 숨기죠.
패널가격이 떨어지면 뭐하나요? 동일한양의 전기를 얻기위해서는 태양광발전은 기존 발전방식의 (에를 들어 원자력발전소)10배이상의 면적이 필요합니다. 문제는 한국같은 경우 다들 아시다시피 70%가 산지죠.
쉽게 말해서 태양광패널을 대규모로 깔고 싶으면 산에 있는 나무를 없애야 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태양광 발전은 일부 전력을 대체할수는 있어도, 그걸로 기존 전력사용량을 커버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계속 발전량이 일정하게 보장되는것도 아니고-아시다시피 한국은 4계절기후이고 연교차가 50도에 달합니다.- 땅이 넒은것도 아닌 한국에서 태양광발전을 대체제로 이야기하는건 현실성이 없습니다.
그리고 태양광 보급하는 와중에도 자기 이득을 챙기려고 중간에 끼어들어서 돈 뺴돌리는 애들도 있구요. 한물간 여권 정치인인 허인회가 태양광 발전 협동조합을 세워서 개인주택에 태양광 패널 보급을 한답시고 서울시로부터 보조금을 왕창 뺴먹은일 같은거 말입니다. 보조금만 타먹고 태양광 패널 설치는 하청을 줬죠.
2019.10.25 08:15
1. 단가와 보조금
G20 국가들이 1년에 화석연료 생산에 지급하는 보조금이 4440억 달러입니다. 전세계 재생에너지 보조금 1210억 달러의 4배 정도죠. 매년 부유한 국가들이 가난한 국가들에 매년 지원하기로 약속한 기후기금 1000억 달러의 4배 정도고요. (그나마 사실 약속한 돈의 1/10 수준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화석연료 산업이 '현물로' 받는 보조금을 생각하고, 또 탄소배출로 '더' 부담해야 했지만 아직 부담하지 않고 있는 '계산에서 빠진' 보조금까지 생각하면 실제로 화석발전이야말로 보조금으로 유지된다고 봐야죠.
언제 단가를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지만 (어디까지 알아보고 오셨어요?;;;) 몇 년 사이에도 단가는 정말 많이 내려갔습니다. 예를 들어 2018년도에 모듈 가격이 29%나 하락했습니다. 중국이 갑자기 세계시장을 독점하겠다고 내수를 확 줄여서 갑자기 세계시장에 중국산 모듈이 넘쳐나게 되고 가격이 폭락했는데 이 덕분에 많은 신규설비가 이루어지게 되고, 그에 따라서 신규 기술개발이 이루어졌고 태양광발전 단가는 더 내려갔습니다. 가격 급락한 동안 중국 업체들은 중국 정부의 갑작스러운 정책 변경으로 거의 노마진으로 버텨야 했지만, 그럭저럭 잘 넘기고 오히려 신규 업체가 더 늘어났죠. 전세계 태양광 발전량은 불과 10년만에 2008년 15기가와트에서 2018년 505기가와트로 늘어났는데 경제적으로 타당성 없으면 이렇게 늘어날 수 없죠. 유럽에서은 이미 보조금 전혀 없이도 오직 경제성 때문에 계속 확장되고 있는데요.
2. 전기요금 상승의 문제
저는 전기요금이 안 오를 거라는 말을 쓴 적이 없는데요..? 쓰지도 않은 말을 두고 거짓말을 했다고 하시니 -.-;;
요금이 오르긴 해야 한다고 봅니다. 다만 가정용보다는 산업용 전기에 누진세를 물려야겠고, 전체 시스템을 바꿔나가야겠죠. 전기요금이 상대적으로 너무 저렴하니까 철강산업에서 전기로 용광로 데우는 무지막지한 일을 벌이는 거잖아요.
유럽에서는 전기요금 낼 때 '재생에너지를 지원하겠느냐' '그냥 통상적인 에너지원을 쓰겠느냐' 고르게 해요. 같은 전기 쓰면서도 스스로 정치적인 판단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죠. 나는 부담되어서 그냥 제일 싼 전기 쓰겠다고 하면 그런 선택을 하면 됩니다. 하지만 재생에너지를 지원하는 비용을 자발적으로 부담하는 인구가 많아지고 정책 결정에 영향을 주게 되면 전체 시스템이 바뀌게 됩니다. 선거 결과로도 나타납니다. 최근 스위스 선거에서는 녹색당 계열이 20% 정도 득표했습니다. 내 세금이 탄소저감을 위해 쓰이는데 적극적으로 동의한다는 유권자들이 이미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도 그러지 말란 법 있나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탄소저감 투자로 돌아오는 이득이 훨씬 크기 때문에(3배 이상), 요금 상승이 전체 삶의 질을 올리게 됩니다.
3. 자리 차지한다는 문제
한국 70%가 산지라는 것에서 왜 태양광 발전하려면 나무를 없애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나요.. 어리둥절... 그렇게까지 어마어마하게 필요하지 않아요. 자체 설치한 패널로 필요한 전기를 자체 충당하는 건물들도 있는 걸 생각해보세요. 산지 아닌 30%에서 구석구석 찾으면 돼죠. 일단 집집마다 공공기관마다 지붕. 그리고 건물 설계할 때 아예 테라스 어닝을 패널로 설치해서 봄여름가을에는 햇볕도 막을 겸 가장 정확한 조도 쪽으로 돌아가게 하고 겨울에는 접어둘 수 있죠. 고속도로 위에도 쭉 덮을 수 있고요. (현실적인 방안들입니다.) 그리고 독일, 스위스 등 한국보다 위도가 높아서 태양광이 적은 나라들에서도 이미 상당 부분 충당하고 있습니다. 그보다 위도가 낮은 한국에서 안 될 이유가 뭔가요.
4. 부정부패(?)
아휴. 핵발전, 화석연료발전을 생각하면 새발의 피죠. 환경영향평가 늘상 조작해서 불법으로 허가 얻고, 사고나도 은폐하고, 리베이트 받고... 그렇게 따지면 지금 한국의 핵발전소와 화석연료발전소는 하나도 남김없이 폐쇄해야 돼요. 법을 지켜서 허가, 준공한 게 하나도 없어요.
돈 빼돌리는 사기꾼이 태양광 사업에 끼었었다는 이유로 이 사업 전체의 의미를 무화하는 건 견강부회라고 느껴집니다.
2019.10.23 10:12
2019.10.25 19:54
네? 인접국 러시아에서 체르노빌, 일본에서 후쿠시마가 터졌는데 아직도 핵발전을 대안 중 하나로 생각하시는 거예요? 올해 5월10일 영광 한빛1호기 사고는 기억하시겠죠. 제어봉 조작 실패로 원자로 출력이 급상승해 대형 사고가 터질 뻔했습니다. 2002년 4월 5일 울진4호기 냉각수 45톤 유출로 원자로가 과열되어 노심용융까지 갈 수도 있었던 사고는 아마 기억하시는 분이 많지 않으실 거예요. 후쿠시마급 사고가 한국에서 먼저 터질 뻔한 이이었지만.. 철저하게 은폐되었거든요. 뉴스에도 거의 안 나와요. 핵발전소 사고는 보안 핑계로 은폐되는 일이 잦기 때문에 아차사고가 얼마나 더 많은지는 사실 모릅니다. 핵발전업계에서는 30년 전부터 기후변화 대안이 핵이라고 얼마나 로비를 했게요? 하지만 전세계 정부들이 모여서 결정한 기후변화협약에 핵발전은 대안으로 채택되지 않았어요. 대안으로 채택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2001년 6차 회의에서 온실가스 감축 의무당사국들은 핵발전으로 인한 배출 감소를 자제하라는 권고가 채택되었어요. 핵발전 늘려서 온실가스 줄일 생각 말라는 거죠.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고 위험하며 다른 대안에너지가 자리잡는 걸 방해하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그리고 또 중요한 이유가 더 있는데, 바로 투명성과 검증 가능성의 부족입니다. 온실가스 감축 인정을 받으려면 기술이 투명하게 공개되어 제3자가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핵발전은 많은 데이터가 비공개라 감축을 입증하기 어렵죠.
부디 핵발전이 대안 중 하나란 생각은 살포시 접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한국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마침 오늘 WTO 개도국 지위도 벗어난다고 하네요.) 자기 할 일을 해야 하고, 아니, 국제사회를 위해서가 아니라 한국 사회 자체의 생존을 위해서 온실가스 감축을 해야지, 여기서 중국이 왜 나옵니까? 중국이 대폭 줄이기 전까지 한국은 행동에 나서면 안 됩니까?
선진국에서 탄소배출량 줄인다고 개도국에 외주 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1995년 제1차 당사국회의 때부터 나오던 걱정이고, 당연히 그런 풍선효과/꼼수를 막기 위한 방안이 1997년 교토의정서에 이.미. 도입되었습니다. 선진국(의무당사국)들끼리는 (선진국<->선진국) 탄소저감 사업을 공동 수행해도 됩니다. 같이 해도 인정해준다는 '공동 이행'(Joint implementation, JI) 개념입니다. 선진국 A가 많이 줄이면 선진국 B는 묻어가도 된다는 거지, 전체 배출량이 줄어드는 건 변함없습니다. 선진국-후진국 협력일 경우에는 개념이 조금 달라집니다. 아직 탄소저감 의무가 없는 후진국에 선진국이 자본과 기술을 투자하여 탄소감축을 이루어내면 그 감축분을 인정해준다는 것이 청정개발체제(Clean Development Mechanism, CDM)입니다. JI나 CDM도 한계가 있고 비판을 받긴 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전체 배출량이 줄어들도록 강제하고 있어요. 교토의정서가 그렇게까지 허접하고 허술하지 않아요. 이런 방침이 합의된 게 벌써 23년 되었는데, 이제 와서 풍선효과 이야기를 하시면 난감합니다.
2019.10.23 10:23
한국인 1인당 탄소배출량이 세계평균 3배.라고 하면 큰일인거 같지만, 국가별 이산화탄소 1년간 배출 총량을 보면 1위 중국이 9056.8MT 2위 미국이 4833.1MT 3위 인도가 2076.8MT 한국은 589MT정도로밖에 안 나옵니다.
출처 : https://www.ucsusa.org/resources/each-countrys-share-co2-emissions
쉽게 말해서, 중국이 10%만 줄여도 한국 사용량의 1.8배를 줄인다는 뜻이죠. 한국은 10% 줄여봐야 중국의 1%만도 못하구요. 진짜 줄여야 할 나라들은 따로 있는거 같은데요
또 한국 전기사용량의 55%정도는 산업용입니다. 쉽게 말해서 전기를 써도 공장들이 더 쓴다는거구요. 개인들이 주택용도로 쓰는 전기는 사실 13%정도밖에 안됩니다. 나머지는 일반용 농업용 등등이구요.
개인들이 내가 전기 많이 쓴다고 죄책감을 가질 이유가 별로 없다는 뜻입니다. 차라리 한국 회사들이 왜 저에너지 고효율 구조가 아닌지를 고민해야 한다는거죠.
2019.10.23 10:24
2019.10.23 12:38
2019.10.23 11:06
그냥 슬슬 피곤해지고 이제 몸도 못따라가는 것 같네요. 오일쇼크가 오고 30년 안에 석유는 고갈되고 석유 한 방울 안나는 나라 종이 한장 물 한방울 아껴야 한다고 질리도록 들볶이고 멀쩡한 차 놔두고 대중교통 이용하고 가방에 텀블러며 심지어 젓가락 숟가락까지 주렁주렁 달고 수십년 다녔지만 나말고 다른 모든 사람들은 아름답고 간편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 같아요. 그런데 거기다 이제 비행기 타는 거 까지 부끄럽게 여기고 숨기라니....
2019.10.23 11:40
그리고 비행기타고 고기먹는다고 부끄러워해야 할 이유가 뭔지도 모르겠네요. 한국에서 비행기 타지 말라면 해외여행은 배로 가능한 일본하고
중국만 가자는 소린가요? 아 물론 본인 소신에 의해서 안타는걸 뭐라고 할수는 없어요. 그런데 탄다고 뭐라고 할수도 없죠. 유럽인들이야 시간 걸려도 기차타고 가지 차타고 가지 이게 되지만 한국은 그게 아니잖아요?
육식하는것도
마찬가지죠. 최근 저탄고지등의 이슈로 인해서 마냥 채식만 고집한다고 건강에 좋은것도 아니라는것도 이미 나왔고 본인의 신념적인 이유로
채식을 하는거야 알아서 할일인데 인스타그램에 오늘 한우 투쁠 등심 스테이크 먹었다고 올린다고 해서 그걸 비난할순 없죠.
지나가는
여성 상대로 엉덩이 빵빵하다는 말을 하는건 그냥 범죄인거고, 그걸 비행기 타는거나 육식하는거랑 동등비교 하는게 이상한거
같은데요. 육류소비도 사실 한국은 OECD평균보다 1인당 육류소비가 적어요. 다들 짐작하다시피 진짜 고기 많이 먹는 나라들은
미국 아르헨티나 호주 이런애들이구요.
이런식으로 개인들의 죄책감을 자극하려고 시도하는게 환경보호를 위한 올바른 접근전략인가요? 제가 보기엔 전혀 아닙니다만..그냥 개인은 고기 맛있어서 먹는거고 어쩌다가 비행기타고 해외여행 가는건데 그걸 성희롱과 비교하면서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니.
좀 많이 나간거 같다는 생각 안드십니까?
2019.10.23 13:44
2019.10.23 14:01
2019.10.23 14:34
2019.10.23 14:43
2019.10.23 14:55
2019.10.23 15:12
2019.10.23 17:53
2019.10.23 14:49
2019.10.2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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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3 15:32
2019.10.23 15:48
2019.10.23 14:29
한국은 원래 지질적으로 화강암이 많아서 원래 자연방사능 이 많은편인것이지 환경오염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신축건물에서의 라돈은 20년전에도 똑같이 나오고 있었지만 그때는 누가 그걸 측정해볼 생각을 안했을 뿐이죠.
원래 안 나오던게 오염이 심해져서 나오는게 아니죠..
미세플라스틱이 문제라면 플라스틱을 안쓰면 됩니다. 그런데 플라스틱 대체제를 쓰려면 당연히 소비자들이 부담해야 할 가격이 올라가겠죠. 대체에너지를 이용한 전기도 마찬가지고 말입니다.
그러니까 내 호주머니에서 돈이 더 나갈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사람들한테 납득을 시키는게 먼저인데 이런식으로 현재 사람들의 삶의 패턴을 범죄와 비슷한것으로 취급해봐야 그런거 납득시키기 어렵다는 말입니다. 지나가는 여성을 성희롱하는 행위와 동급으로 놓고 이야기를 하면 그게 설득이 될리가요.
2019.10.23 14:46
2019.10.23 14:54
2019.10.23 14:58
플라스틱으로 만들지 않은 섬유류의 가격은요?
2019.10.23 15:02
2019.10.23 15:09
2019.10.23 15:14
2019.10.23 15:18
2019.10.23 15:24
2019.10.23 15:37
2019.10.23 15:43
2019.10.23 15:32
2019.10.23 15:56
2019.10.23 16:54
가소롭다고요? 제발 꼴값 좀 떨지 말아요. 내가 하는게 진정 환경을 위한거고 저들이 하는건 훼방이고 방해일 뿐이다라고 악을 쓰는거 되게 없어 보여요.
시위와 선언같은 형태의 운동과 학문적 연구 및 기업활동에까지 이르는 실질적 대한 구축 모두다 필요하고 유의미한 작업이라는 이야기에요. 잘 모르겠거나 알고 싶지 않다면 그냥 닥치고 하던 일이나 하시면 됩니다. 철학과 과학 그리고 기술의 영역을 동일선상에서 맞네 틀리네 평가질하는 오만스러운 꼰대짓 하지 말란 말입니다. 원전 찬성이니 모피 찬성이니? 남이 하지도 않은 말 대신 하면서 무식한 티도 좀 내지 말고요. 한심하긴 ㅉㅉ
2019.10.23 17:11
2019.10.23 17:18
2019.10.23 17:29
2019.10.2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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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3 18:04
2019.10.23 17:55
2019.10.23 22:59
과민반응이 심한 분들이 꽤 있네요. 비행기 대신 철도라는 좋은 대안이 있는 곳에서 비행기 타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을 갖는 것을 한국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는 건 당연한 거지만, 최소한 자기가 하는 행동 중 환경적 비용이 큰 것에 대해 자각은 가져야 한다는 정도인데, 그게 그렇게 극단적 환경주의 얘기까지 나올 일인가요? 채식 강제하고 비행기 금지시키자는 것도 아닌데, 우리나라 정도면 해외에 비교하면 괜찮은 편이라느니, 생각이 너무 극단적이라느니 하는 게 정확히 안티페미들의 논리네요. 문제를 해결하려면 좋은 말로 동참하도록 유도해야지 기분 나쁘게 하면 안된다는, 전략 맨스플레이닝도 어째 똑같고요. 그냥 난 마음편하게 하고 싶은대로 살고 싶은데 괜히 옆에서 초치지 말라는 소리로 오해할 것 같아요.
그리고 툰베리가 현실을 모르니 뭐니 하는데, 도대체 저 어린 소녀에게 세계적인 문제를 해결할 현실적 대안을 가져오라는 게 말이나 됩니까? 방법을 찾아야 하는건 성인들이고, 툰베리의 역할은 이 문제를 끊임없이 계속 환기해주는 거죠.
2019.10.24 05:31
2019.10.24 15:41
좋은 말로 할 때는 무시하다가, 도저히 못참아서 험한 말 한마디하면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런식으로 하면 안되지! 하면서 욕하는 건 기득권이 늘 취하는 방법이죠. 조중동이 노동계과 진보진영을 다뤄 온 방식이기도 하고요.
좋은 말로 할 수 있으면 더 좋다는 걸 모를리가 없는데 그걸 설명하고 있다는 걸 지적하는데, 뭐가 교조적이란 건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빵팥단님의 시혜적인 시각은 잘 알겠네요. "힘들어 죽겠다고? 나한테 잘 설명하고 불쌍한 척도 좀 하고 아양도 부려봐. 그럼 내가 봐서 말 한마디 보태줄게. 그런데 자세히 얘기해서 나 기분 상하게 하지는 말고."
그리고 마케팅적으로 이걸 이해못하시는건, 빵팥단님이 이 전략의 타겟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모두에게 좋은 소리해봤자 변하는 게 없으니까, 안될 사람들은 아예 버리고 말이 통할 사람들의 결속력 더 강화하는 전략이죠. 이 전략으로 인해 안티로 돌아서는 중도층이 분명히 있겠지만, 또 시끄러워지면서 이 문제를 모르던 중도층이 우리편으로 넘어오기도 하는 거고요.
2019.10.24 12:23
2019.10.24 1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