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12 16:49
원래 공포물을 잘 보는 편이 아닌데다가 애들이 고생하는건 좀 보는것이 힘들어서 일년정도 미루다가 요새 보고 있습니다. 하루에 일편씩 봐서 이번주말에 끝나겠네요. 대신 관련게시물을 워낙 많이 봐서 처음보는데도 두번째보는 느낌? 이 드는군요.
일단, 정말 좋긴하네요. 스티븐킹의 그림자도 정말 짙게 느껴졌지만, 식스핏언더도 생각이 많이 나는 것이, 그 가족이란것의 '징'함을 잘 묘사한것 같아요. 그러고보니 셜리의 직업도 장의사네요.
1) 5회의 그 유명한 롱테이크신에서 갑자기 웃음이 터진 순간이 있었는데, 엄마가 "어머, 얘, 옷이 그게 뭐니, 갈아입으렴, 중간서랍에 딱 알맞는것이 있을거야" 라고 하는데, 왠지 구질구질한 모습으로 유령이 되어서는 좀 폼이 안산다는 엄마의 디테일함에 감탄.
2) 그래도 넬이 죽은 남편을 다시 보고 눈물을 터뜨리는 장면에서는 저도 갑자기 눈이 시큰했었어요. 넬역할 배우 그런데 올리비아 핫세닮지않았나요 ? 핫세보다는 좀 흐릿한 인상인것같긴한데, 아주 고운 미인의 얼굴에서 피곤하고 핏기없는 평범한 모습으로 왔다갔다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네요. 정말 적절한 캐스팅.
3) 넬의 유령이 가족들의 싸움을 너무나 효과적으로 두번씩 막는 장면을 보고 다시 웃음이 약간. 정말 언제나 친절한 넬.
4) 그런데, 넬의 유령은 넬의 자아를 온전히 간직한것같은데, 왜 엄마의 유령은 아직도 '정신을 못차린' 걸까요 ? 아빠가 '그건 네 엄마가 아냐'라고 한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 넬은 집이 아직 '소화'를 못시킨걸까요 ? 아니면, 포피와 엄마가 합체된것일까요 ?
스티븐킹이 상당한 칭찬을 했는데, '크으.. 이런 내 취향저격이라니" 하면서 아빠미소를 지으며 봤을 왕의 모습이 눈가에 선하군요. 힐하우스에 드리워진 소설 샤이닝의 음영이 상당했는데, 그렇지않아도 같은 감독이 샤이닝 속편 닥터 슬립을 감독한다는군요.
아뭏든 아직도 안보신 분들 있으면 한번 꼭 보시라도 뒷북추천드립니다.
2019.10.12 20:43
2019.10.13 16:24
샤이닝은 소설과 영화가 둘다 전설적 명작이면서도 상당히 달라서 속편 각본을 상당히 고민하면서 썼다고 최근에 읽었어요. 마이클 플래니건은 아무래도 소설쪽에 기울것같긴한데, 큐브릭의 영상을 완전 무시할수도 없을테니까요. 저도 굉장히 기대가 됩니다 .
2019.10.13 01:28
2019.10.13 16:29
그러고보니 넬은 과거를 극복하고 자신을 다잡으려는 마음가짐으로 저택에 들어갔다가 '변을 당한' 반면 올리비아는 말씀해주신대로 내면의 어둠이 저택에 의해 증폭되면서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차이가 있을것 같군요. 그래도 올리비아도 몇번이나 정신을 차려볼려고 애를 쓰던데, 정말 안타까워요. 그건 그렇고, 왜 휴의 붉은 방은 없었던걸까요 ? 식구들이 다 자기버전을 가지고 있었던것같은데. 가장 집의 영향에서 벗어나있었던것같기도 하구요.
2019.10.14 09:13
다들 그렇지만 넬 캐릭터도 참 잘 다듬어진 느낌이었어요. 보통 호러에서는 '의도는 좋으나 너무 민폐' 캐릭터로 떨어지기 좋은 설정이었는데 끝까지 안타까우면서도 대견하게 잘 만들어진 느낌. 막판에 결국 집의 환영에 굴복해버리는 장면도 안타깝고 답답하지만 충분히 이해가 돼서. ㅠㅜ
시즌2 정보들을 보면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라 첫 시즌 캐릭터들을 이어가는 것 같던데, 도대체 무슨 개고생 이야기를 더 뽑아내지? 싶으면서도 어쨌거나 기대가 됩니다.
2019.10.14 11:27
넬의 수난은 정말 안타까웠죠. 아역이 정말 잘해줘서 효과가 더했던것 같아요. 애들로 정을 팍팍 들게 해놓고 수난사를 펼치는 조큼 얄미운 연출이기도 하구요.
시즌2정보는 제가 들은 바로는 힐하우스가 아닌 다른 전설의 레전드.. 소설 나사못회전을 기반으로 한다고 들은것 같아요. https://www.newsweek.com/haunting-hill-house-season-2-turn-screw-henry-james-bly-manor-1454087 듀나님도 굉장히 좋아하시는 이야기로 알고있는데 요새 이런 고딕한 작품들이 좀 나와줘서 좋네요. :) 아마 유령이 직접적으로 드러나지않으며 개인의 고통과 환영과 있을지도 없을지도 모르는 초현상들에 대한 얘기, 그리고 아이들과 그들을 보호하려다 다치게하는 여주인공.. 뭐 이런얘기가 바탕이니까 힐하우스하고 접점도 많을것같기도 합니다.
정말 잘 만들었지요.
다음 작품도 얘기를 들으니 기대가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