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07 12:45
결혼 얘기가 나온 김에..
여기에 비혼이신 분들이 많이 계신거 같아서
제가 가까이에서 지켜본 비혼자 두 분이 생각나서요..
주변에 3~40대 미혼남녀는 많지만 60세 이상의 미혼은 보기가 힘드니까요.
(이혼 및 사별로 싱글이 된 분들은 제외하구요.)
두 분은 저의 친 고모님들이십니다. ㅎㅎ
두 분 다 70이 넘으셨는데 결혼을 안하셨어요.
그 분들 연세를 생각하면 드문 일이긴 하죠.
그래서 두 분 다 정년까지 일을 하셨고 지금은 당연히 퇴직 후 두분이 함께 살고 계세요.
두 분의 요즘 모습을 보면
매일 수영, 요가 다니면서 건강 챙기고
종종 여행도 다니세요.
나이 들어서 속썩이는 자식도 없고
나이 들어서 끼니 챙겨줘야 하는 남편도 없으니 이제 주변에서 부러워 한다고....
물론 그렇게 사시려면 일단 금전적으로 걱정이 없어야 되는게 첫번째겠죠.
한 고모님이 집을 소유하고 계시고
다른 고모님이 독일에서 간호사로 오래 근무하셔서 독일에서 연금을 받고 계셔서
먹고 사는데 큰 어려움이 없으세요.
덕분에 조카인 저와 제 남동생이 받은게 많았어요.
근데 나이 들어서도 미혼으로 계속 지내는 사람이 있으면
아무래도 주변에서는 부담이 가는 부분이 있기는 합니다.
저랑 남동생도 받은게 있으니 부모님 챙길 때 같이 챙겨드려야 하는 부분이 있구요.
다행히 올케 입장인 저희 어머니는 크게 불만이 없으시긴 한데
(자잘한 불만이야 있습니다. 고모님이 잔소리가 심하신 편이라서..)
남동생인 저희 아버지는 좀 힘들어 하세요.
아버지도 환갑이 넘으셨는데 부모님도 아닌 누나들을 계속해서 챙기려니 신경쓰이긴 하겠죠.
저도 결혼 전에는 괜찮았는데 결혼하고 나니 남편 눈치가 살짝 보이긴 해요.
나는 시부모님만 챙기면 되는데 친정 올 때마다 장인, 장모님 뿐 아니라 처 고모님들까지 챙겨야 하는 남편을 생각하면...;;;
아무튼 금전적으로 여유만 있다면, 그리고 독립적인 성향이라면
미혼으로사는 것도 꽤 괜찮습니다.
옆에서 지켜본 바로는요.
남자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어요. 아직 저 정도 연세에 결혼안하고 혼자 사신 분을 못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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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안하셔서 싱글이라고 적었는데
혼자 사시는게 아니니 싱글이 아니군요..^^; 제목과 본문 수정했어요.
비혼이라고 해야할지 미혼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본문에 두 표현은 섞어서 적긴 했어요.
2014.10.07 12:55
2014.10.07 12:56
주변에 잔소리하고 남의 도움이나 보살핌 바라는거면 싱글라이프가 아닌듯합니다. 아플때 대책까지 세워둬야 하는거고
2014.10.07 13:05
글 쓰신 분이 평소 그 분들께 받은게 많다는데요? 받은 만큼 보답하는게 당연한 도리 아닌가요?
사실 주변 싱글 분들 조카 사랑이 보통 아니던데;; 뒤에서 이런 얘기나 듣게 된다면...참 속상하실 듯-.,-
2014.10.07 13:11
부담/잔소리는 글 쓰신 분이 한 이야기입니다.
2014.10.07 14:00
김전일님과 원글 쓰신 분 두 분께 하는 얘깁니다.
2014.10.07 13:55
고모님들이 도움이나 보살핌을 '바란다'는 말은 본문 어디에도 없는데요.
그리고 저 정도 연령대는 결혼여부와 관계없이 잔소리 많은 분들이 아닌 분보다 훨씬 많습니다.
2014.10.07 13:04
2014.10.07 13:12
두분이 함께 사신다면 싱글 라이프라기 보다는 대안 가족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2014.10.07 13:20
싱글보단 대안가족에 가까워 보여요.
2014.10.07 13:28
주변 친지들이 좀 부담을 느낀다는 점만 빼면 두분의 노후생활이 부럽네요.
2014.10.07 13:59
주변에서 부담이 가는 게 받은 게 있기 때문에 생기는 건가요, 아님 그냥 미혼의 나이 든 친척이란 존재 자체가 신경 쓰이는 건가요?
2014.10.07 13:59
김전일/잔소리는 고모님이 워낙 매뉴얼적이고 반듯하신 성격 때문에 나오는 거 같구요..결혼 유무와는 별로 상관은 없는 부분이긴 한데 아무래도 본인 가정을 따로 꾸리고 계시지 않다보니 올케인 저희 어머니와 자주 부딪히게 되는 부분인거 같아요. 도움이나 보살핌을 바라시는 분들은 아닙니다. 제가 부담을 느끼는 부분은 경제적으로 도움을 드려야 하는 부분은 아니구요, 자식들이 챙겨야 하는 걸 저희가 챙겨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 느끼는거에요. 가령 어버이날이라던가 생신 때 라던가요. 보통 나이드신 분들은 어버이날이나 생신을 자식들이 챙기게 되는데 두 분 다 자식이 없다보니 자연히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저희가 챙기고 있구요. 저도 결혼 전에는 신경쓰지 않은 부분인데 결혼하고 나니까 양가 부모님 경조사에 고모님들까지 챙기게 되니 살짝 부담이 되긴 되더라구요. 정말 평생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생각한다면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긴 해야 할 거 같아요.
2014.10.07 14:04
리플 감사합니다.
2014.10.07 14:04
그런데 원 글 쓰신 분 자세한 얘기 듣게 되니 어떤 상황인지 이해가 되는군요;;
말씀하신대로 그 부분은 정말 생각해야겠네요;;
근데 전 40인데 아직 조카도 없다는....--;;
2014.10.07 14:05
2014.10.07 14:07
2014.10.07 14:08
근데 전 제 친구 자녀들을 꽤 챙기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제 친구들 좋으라고 해준거라서 그 보답은 제 친구들에게 받고 있는데...;; 친척관계는 친구와 또 다르겠군요.
근데 제 친구 자녀들은 모두 저를 '이모'라고 부릅니다ㅋ
2014.10.07 14:09
침엽수/ 질문을 받고 생각을 해 봤는데 두 가지 다 인 것 같습니다. 고모님들이 결혼을 안하셔서 더 많이 챙겨주신건 사실이지만 이모님들도 결혼 전에는 제가 첫 조카라서 엄청 예뻐하고 챙겨주셨어요.
하지만 이모님들은 결혼을 하셨고 제가 어버이날이나 이모님들의 생일에 이모님들을 따로 챙기진 않습니다. 이모부와 사촌동생들이 있으니까요.
Bigcat님께서 주변 싱글들이 조카사랑이 보통이 아니라고 얘기하셨는데 제 주변도 마찬가지에요. 제 남편도 결혼 전에 누나네 조카들을 엄청나게 예뻐했고 지금은 제 남동생이 제 아들을 엄청나게 예뻐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조카 사랑은 내리사랑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제 경우는 좀 특수한 경우니까요.
2014.10.07 14:14
큰 부담은 없고
조금만 신경쓰면
예쁨받고
나중에................
2014.10.07 14:09
주위에 예순 가까이 되어 처음 결혼하신 분이 있는데, 배우자분이 크게 아프셔서 결혼하시고 더 힘든 면도 있는 것 같아요. 상대방의 뒷바라지도 고려해야죠.
2014.10.07 14:20
그럼 어버이날, 생일 이렇게 일년에 두번 챙기시는거세요? 두분이시니 총 네차례가 되겠군요. 전 생일만 챙기시려니했는데... 음.... 고모님들 입장에선 기분좋으실것같아요.
2014.10.07 14:23
명절 때도...ㅎㅎ 크게 챙기는건 아니고 작게 용돈을 좀 드리거나 선물을 사드리거나 그런 정도에요. 그리고 중간중간 안부전화라던가..뭐..
고모님들만 생각하면 절대 많은게 아니고 부담스러운게 아닌데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결혼하고 나니 그렇게 챙겨야 할 분들이 배로 늘어났는데 거기에 고모님들이 더해져서 부담이 생긴거죠 뭐..^^;;
2014.10.07 14:20
나이 들어서 아픈 경우에는 전적으로 간병인을 고용해야죠. 물론 그에 대한 준비도 스스로 해야하는거고.
2014.10.07 14:39
2014.10.07 16:09
그렇군요.;;
저는 몇 달전 전신 마취 수술과 함께 입원/ 퇴원 수속을 제 스스로 다했기 때문에 혼자 다 할 수 있는줄 알았는데 나이 제한이 있었군요-.,-
2014.10.07 15:37
비혼을 생각하는 입장에서, 조카와의 관계가 좀 신경쓰이긴 하더군요. 자식처럼 챙겨주면 '늙은 뒤에 나좀 챙겨줘'라고 무언의 압박주는 염치없는 친척으로 여길까봐, 또 애 엄마가 껄끄러워 할까봐 걸리고, 무신경하자니 반대로 자식도 없는 입장인데 신경 좀 써주지 하는 말 들을까봐 그렇고요. 전 애들 별로 안좋아하고 나중에 도움 받을 생각도 없기 때문에, 그냥 기본적인 할 도리만 하고 언젠가 기회 되면 확실하게 말도 하고 싶어요. 난 조카와 안주고 안받을 생각이다;;
2014.10.07 16:19
2014.10.07 17:04
2014.10.07 17:27
2014.10.07 18:54
살아있을 때도 그렇지만 제가 죽은 뒤 뒤처리를 누가 할 것인가의 문제가 걱정되긴 하죠. 고독사 문제는 죽은 뒤의 끔찍함보다도 그 사람이 죽음에 이르기까지 사회와의 유대가 완전히 끊겨있다는 점이 걱정되고요. 아마 조카 또는 그때까지 살아있는 형제들 차지가 될 텐데 늙은 형제에게 이틀씩 그 고된 일을 하도록 하는 것도, 조카들에게 그런 부담이 남는 점도 마음에 걸려요. 내 죽음이 너무나 애통해서 어떻게든 이별의식을 치러야겠다면 모를까, 현재는 조카와 친한 편이지만 조카가 자기 가족이 생겨도 그런 관계이리라고는 생각하지 않거든요.
점점 독신이 많아질 것 같은데 장례서비스가 독신자의 시신을 인격을 모독하지 않는 방식으로 처리해주는 쪽으로 발달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상한 냄새가 나서 문을 따고 들어가보니...로 시작되는 이야기의 이웃과 공무원들은 얼마나 괴롭겠나 싶거든요. 물론 가장 괴로운 건 그렇게 되도록 단절되었던 당사자들이겠지만요.
2014.10.07 19:01
2014.10.07 19:26
저는 나이들면 구청공무원이 내 보호자려니 하고 살렵니다. 그 때면 복지전달체계도 좀 나아져 있겠죠. 저 죽을때도 구청공무원이 와서 태우고 남은 뼛조각이나 챙겨주면 장땡.
2014.10.07 23:27
결혼한다고 저절로 독립적으로 잘 살게 되는 건 또 아니고요,
결혼하든 혼자 살든 다른 삶의 형태든 노년은 준비를 잘 해야죠. 그래도 쉽지 않고.
싱글 라이프가 다른 것은 다 괜찮은데, 아플 때가 문제에요. 보호자 역활을 해줄 사람이 마땅치 않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