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상에 보기 드문 괜찮은 뉴스가 있는데 듀게엔 올라올 생각을 안 해서 슬쩍 올려 봅니다.


http://news.naver.com/main/hotissue/read.nhn?mid=hot&sid1=102&gid=338450&cid=519657&iid=6163531&oid=001&aid=0004644881&ptype=011


대략 이런 내용입니다.


▶체벌 금지

▶강제 야간자율학습·보충수업 금지

▶두발·복장 개성 존중

▶두발 길이 규제 금지

▶소지품 검사 때 학생 동의

▶수업시간 외 휴대전화 소지 허용 등을 담고 있다.

▶양심·종교·의사표현의 자유

▶정책 결정 참여권 등 보장

▶학생인권심의위원회와 학생인권옹호관을 두도록 함.


이 중에서 [의사표현의 자유 중 수업시간 외 집회 허용 조항과 사상의 자유 조항은 도교육청 최종안에서 삭제됐다] 라는 거구요.

최종 결정은 거의 확실시되고 있으며 내년 1학기쯤부턴 적용이 될거란 얘기지요.


요 기사에서도 그렇고 대체로 언론에선 교사들이 이 조례의 내용에 크게 반대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지만. 사실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체벌은 이미 수 년전 부터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었구요. (네. 아닌 곳도 많겠죠. 그냥 제가 있는 곳 얘깁니다)

강제 야간자율학습, 보충수업 금지가 제대로 시행된다면 고등학교 교사들도 교장, 교감에게 'x선생 반은 왜 이렇게 애들이 조금 남나?' 같은 쿠사리 안 먹어도 되니 좋죠.

두발, 복장에 대한 것도 제대로만 지켜진다면 교사 입장에선 엄청 짜증나는 업무 하나가 줄어드는 것이기 때문에 신나면 신났지 나쁠 건 없습니다.

(그런데 '길이' 라고 적혀 있어서 좀 거시기하긴 하네요. 그럼 분명히 파마, 염색 잡으라고 난리를 칠 텐데... -_-;;)

소지품 검사는... 단 한 번도 해 본 적은 없지만 좀 난감한 부분도 있습니다. 학급 내 절도 사건이 적지 않은데 이럴 때 협박용 카드 하나가 사라지는 것이니.

휴대전화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건 학교마다 다르지만 제가 있는 곳에선 아침 조례 후 걷어서 보관하다 종례 후 돌려주는 방식이거든요. 현실적으로 수업 때마다 체크하고 주의주는 게 무리이기 때문에 이런 방식을 택한 것인데... 저 내용대로라면 그냥 냅두고 자율에 맞겨야 하는 것 같아서. 물론 그게 가장 아름다운(...) 방식이긴 하겠지만 현실은;


어쨌거나 처음에 말 했듯이 괜찮은 뉴스... 이긴 한데. 하지만 현실은 뭐 안 봐도 비디오라서 크게 기쁘진 않네요.


'강제' 야간 자율 학습과 보충 수업이 금지되었으니 이제 담임들은 '무조건 전부 설득해서 남겨라!' 라는 압박을 받게 되겠죠. 조금 남기게 한 담임 교사들은 계속되는 압박과 구박을 견뎌야 할 거고. 아마도 조례가 생기기 전보다 더 피곤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두발, 복장은 교육청에 보이기 위해 학교 규정에서만 단속 기준을 삭제한 후 예전보다 티끌만큼 개선된 단속 기준을 내부적으로 정해 놓고 역시 담임 교사들에게 떠넘기겠죠. 학교 규정엔 없지만 이렇게 해야 하는 걸로 우리가 정했으니 그대로 확실하게 단속하고 잘못될 경우 책임은 니가 져라. 그럴 가능성이 크구요. 또 위에서도 말 했지만 어째서 '길이' 관련만 없애는지. 기왕 없앨 거면 염색을 하든 파마를 하든 머리를 허리 아래까지 기르든 냅두라고 하면 좋을 텐데요. 또 보면 교복에 대한 얘기가 아주 애매하게만 적혀 있으니 치마 길이가 어쩌네 블라우스는 어쩌네 하는 것들엔 별 변화가 없을 것 같구요.

핸드폰은 '수업 시간에만 제재' 하라는 얘기니까 미리 걷거나 못 들고 오게 하지는 말라는 얘기인 것 같고. 그럼 아마도 수업 중에 핸드폰 갖고 노는 학생들과 전투를 치르게 될 것 같습니다. 사용하다 걸리는 학생들의 핸드폰을 며칠씩 보관하게 될 일이 많아지면 그것도 은근히 압박인데 말입니다.


암튼.

기왕 만드는 김에 좀 더 화끈한(?) 내용으로 밀어 붙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하고.

학교 현실에 당장 그대로 반영될 리가 없어서 교사들 입장에선 도리어 피곤해지는 부분도 적지 않을까 싶긴 하지만,

그래도 뭐 첫 삽을 떴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일이겠지요. 건국 이래 지금까지 이만한 긍정적 변화도 없었던 것이 현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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