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에서 아침 8시(한국 시간 오후 3시)에 일어나보니 기분 좋은 소식이 나왔더라고요. 물론 제가 처음 본건 트위터였고 리트윗된 내용은 '안철수가 문재인이 안철수에게 제의한거에서 안철수, 문재인만 바꿔서 얘기했어ㅋㅋㅋㅋㅋ' 그리고 '남이 제안한걸 자기가 제안한것처럼 얘기한건 구태가 아님?'이라는 반응이였지만 아무튼 박근혜의 당선은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 대한 심각한 모욕이라고 생각하는 저로써는 반갑기 그지 없었습니다. 다만 흥미로운 부분은 몇가지 있어요.


1.절묘한 타이밍입니다. 며칠전 안철수는 민주당의 아픈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친노의 계파 이기주의가 4.11총선을 망쳤다'를 콕 찔러서 민주당의 어그로를 이끌어 냈고, 양측 지지자들 간의 감정이 험악해지기 시작하고, '새누리 반색!' 류의 기사가 나오는 그런 시점에서 문재인의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였어요. 솔직히 저는 문재인을 더 지지하고 안철수의 나이브한 정국 인식이나 정책의 이상함에 대해서는 굉장히 회의적이였는데, 타이밍 감각만은 기가 막히다는 생각이 듭니다.


2.그리고 이 제안을 한(?) 전남대 강연에서 안철수는 '새누리당의 집권 반대 및 정권교체 의지'를 더욱 강하게 밝혔으며(예전에는 정권교체가 안 되어도 정치혁신은 이루어져야 한다는 뜨악스러운 말도 했었는데...), 'DJ를 선택한 것도 변화에 대한 열망이었고, 자신이 IT기업의 CEO로 성공할 수 있던 것도 DJ덕이였으며 우리는 모두 DJ의 빚을 지고 있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이 말은 가히 천재적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DJ의 본진인 호남에서 DJ를 칭송함으로써 향후 단일화 과정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할 호남의 민심을 자극하는 효과도 있겠고, 민주당 지지자들의 좀 썩었던 감정을 어루만져주는 효과도 있겠죠?


3.흥미롭게도 어제 한겨레에서는 '문-안, 닥치고 만나라'라는 요지의 칼럼을 썼습니다. http://t.co/cGmLtU7s 배석자 없이 둘이 만나서 밥먹고 뭐든 대화를 하라는 것이었는데, 공교롭게도 내일 진짜 그렇게 만난다네요. 우연의 일치...일까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37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424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1742
80 서울에 국한하여 선거결과를 총평해보니 [10] 살구 2014.06.04 3736
79 [200유로 내기] 세계 3대 축구리그는 어디라고 생각하십니까? [57] no name 2011.11.09 3728
78 이제 교회 신도도 오디션을 보고 뽑는군요 [10] 레드필 2012.12.31 3536
77 허세 『모든 것은 빛난다』 [14] 닥터슬럼프 2013.11.07 3519
76 자주 찾아보시는 일상 블로그 [6] 열아홉구님 2011.01.23 3518
75 [야옹] 심란해서 투척하는 아기 고양이 사진 [8] 태시 2010.12.10 3444
74 [호호...] 제가 아빠가 될 것 같습니다... [19] 시간초과 2011.07.06 3432
73 [스포일러] 오늘 나는 가수다 잡담 [12] 로이배티 2011.07.24 3341
72 요즘 재커리퀸토 느무 좋아요 ㅠㅠ [1] 타르타르 2013.03.10 3338
71 [바낭] 삼성에서 준비중인 핸드폰용 게임 패드 [13] 로이배티 2013.03.15 3318
70 저는 무서운(?) 사람이었네요. [11] miho 2011.07.04 3259
69 [영상]에반게리온 Q 최신 예고편 [12] 妄言戰士욜라세다 2012.10.18 3193
68 어느 채식주의자의 개드립:노르웨이 테러사건은 KFC에서 매일 벌어지는 일들. [5] maxi 2011.07.29 3172
67 오늘 듀게인으로 흥할 쇼핑몰 [10] 여름숲 2014.04.09 3166
66 여러분의 의견이 궁굼합니다. _ 세브란스 오진→서울대 멀쩡한 유방 절제 [13] 고인돌 2011.07.15 3093
65 응답하라 1974 [3] chobo 2013.11.05 3078
64 책 담기 [17] 닥터슬럼프 2012.01.18 3017
63 아이폰은 아이패드 태더링 결코 허락 안해주겠죠? [1] Jade 2010.10.03 3007
62 올 여름 제주도 여행 생각하셨던 분들, 떠나셨나요? [12] 호레이쇼 2010.08.26 3001
61 [듀나인] 서울 시내에 곰인형 파는 곳? (+아, 급 산타 노릇 하려니 힘들어요) [4] Ms. Cellophane 2011.12.22 300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