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

2024.07.14 14:50

여은성 조회 수:190


 1.심심하네요. 사람의 인생에는 선택지가 별로 없어요. 눈앞에 놓여진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살거나 열심히 안 살거나 둘 중 하나뿐이죠.


 하지만 백수가 열심히 사는 게 과연 가능할까? 사실 백수가 열심히 살기란 어려운 일이예요.



 2.보통 사람들은, 강제적으로 열심히 살아야만 하는 레일 위에 이미 놓여져 있거든요. 스스로 그렇게 만들었거나 상황이 그렇게 되어 있죠. 그러니까 보통 사람들은 오늘 뭘 하면서 하루를 알차게 보내야 할지 생각할 여유도 없어요. 그냥 열심히 살면 되니까요.


 그야 강제적으로 정해져 있는 스케줄이란 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있어 스트레스예요. 하지만 강제적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열심히 사는 것에 대해 고민할 필요는 없죠.



 3.하지만 백수는 글쎄요. 백수가 선택할 수 있는 건 몇 가지로 나눠지죠. 


 1-일자리를 알아보려는 노력을 한다. 2-오늘 새롭게 뭘 하고 놀지 알아보려는 노력을 한다. 3-어제 했던 걸 똑같이 반복하면서 논다. 4-오늘은 에너지가 없으니까 그냥 아무것도 안하기로 하고 인터넷 커뮤질을 하거나 잠을 잔다. 5-에너지는 있지만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인터넷이나 하는 하루를 n일, n주, n년째 반복한다.



 4.휴.



 5.1번과 2번은 그래도 열심히 사는 백수예요. 적어도 새 일자리를 찾아보거나 새 놀잇거리를 찾아보려는 사람이니까요. 3번...3번도 뭐 백수치고는 괜찮아요. 어제 했던 걸 복붙한다는 점은 지적받아야겠지만 그래도 액티비티하게 뭔가를 하니까요. 4번은 뭐 그런 날도 있을 수 있으니까 논외로 치고.


 문제는 5번이죠. 인터넷 서핑이나 잠에 취에 있는 걸 그냥 매일매일 반복하는 사람 말이죠. 한데 백수생활을 하면 많은 사람들이 5번의 삶을 계속 산단 말이죠.



 6.그리고 사실 2번이 제일 힘들긴 해요. 사실 논다는 게, 선택권이 그리 많지가 않거든요. 아직까지 안 해본 놀이는 아마도 돈이 많이 들거나 시간이 많이 들거나 품이 많이 들거나...이런 문제가 있기 때문에 시도하지 않은 걸테니까요. 


 그리고 문제는, 어지간한 놀이는 인터넷 서핑이나 유튜브, ott보다 재미가 없다는 점이예요. 인터넷 서핑이나 유튜브가 어지간한 야외 활동이나 사교 활동보다 훨씬 높은 재미를 보장하니까요.


 멍하니 인터넷을 보는 것보다 확실하게 재미있는 건 예쁜 여자를 만나거나 스카이다이빙을 하는 것 정도거든요. 그러니까 사실 인터넷이란 게 가성비가 너무 좋은 도구예요. 무언가를 하는 데 있어서 비용도 거의 안 들고 리스크도 아예 없고 보상은 90점 정도는 되니까요. 물론 시간을 버린다는 게 큰 리스크이긴 하지만...사람은 시간을 버리는 동안에는 자신이 시간을 버리는지 모르니까요. 



 7.어쨌든. 현대 사회의 문제는 인터넷이 아닐까 해요. 물론 방구석에서도 큰 업적을 달성하거나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은 좋아요. 하지만 인터넷의 그런 장점을 잘 살리는 사람은 너무 적죠.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의 단점-너무나 많은 시간을 너무나 쉽게 버릴 수 있도록 만들어버린다는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단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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