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랑 노래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

                                                     신경림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 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 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서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바람 소리도 그려 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지금쯤 먼저 간 천상병 김관식 만나서 함께 술잔 기울이고 계시겠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919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789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8085
126310 듀게에 안오는 동안 열심히 한 것들 [6] 이울진달 2010.06.07 4876
126309 트위터에 표시되는 시간의 기준 [5] paired 2010.06.07 5799
126308 4대강 사업 반대하는 신부가 무섭다고 했던 천주교 신자 할머니가 사실은? [3] chobo 2010.06.07 4912
126307 내일 새벽입니다. 아이폰 HD 키노트.. [5] 서리* 2010.06.07 4065
126306 레고 프린터 [3] 01410 2010.06.07 3721
126305 대한민국 VS 그리스 어떻게 예상하시나요? [21] 아모스 2010.06.07 4836
126304 새 게시판 느낌 [7] SY 2010.06.07 3549
126303 이거 어떻게 촬영하는거죠 [2] 가끔영화 2010.06.07 3304
126302 이 노무 비가 소나기일까요? [8] bap 2010.06.07 3140
126301 태어나서 처음 담배를 피운 날 [9] 차가운 달 2010.06.07 7641
126300 [듀9] 장마철 대비 예쁜 빨간 장우산 찾아요. [5] 문피쉬 2010.06.07 3489
126299 와이브로 쓰시는 분은 33000원 추가로 내면 [3] 세상에서가장못생긴아이 2010.06.07 3368
126298 [감동] 미안해, 제리 [8] Mk-2 2010.06.07 4091
126297 무상급식, 이 뜨거운 감자에 대해 [23] 맥씨 2010.06.07 4602
126296 와. [1] chorus 2010.06.07 2965
126295 효도여행 코스 추천좀 부탁드려요~ [5] 익 명 2010.06.07 3234
126294 오늘 있었던 일.. [1] Apfel 2010.06.07 2852
126293 북, 노화막는 기적의 음료개발 [5] Apfel 2010.06.07 3976
126292 여자사람분들 '기지배'란 말에 거부감 있나요? [21] 퀴트린 2010.06.07 11904
126291 새게시판 처음쓰는 글 [11] Lain 2010.06.07 281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