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6.15 13:31
어제 쓴 글에 달린 댓글을 보니
어느 분의 지적처럼 전 다른 사람 감정 건드리는 도발적인 글쓰기에 타고났나 봅니다.
이게 말하는 것 처럼 글을 쓰려다 보니
평소 제 언행이 글에도 묻어나는 거지요.
제가 할 말은 하는 성격이기는 한데
또 마음이 약해서 아는 사람에게는 또 한없이 여리그도 한데,
또 할 말은 그래도 하거든요.
글을 쓸 때는 한가지 면모가 유독 보이는 것이 당연한데,
아무튼 글을 쓸 때 다른 분들께 불편함을 드리는 것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 일종의 습관이네요.
맛난 음식을 찾는 것은 일종의 본능이죠.
그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이 지나치면 문제인 것 같습니다.
나물을 싱겁게 무쳐도 맛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MSG가 꼭 들어가야 맛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죠.
맛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니 어디에 두어야 할지 참 어려워요.
그런면에서 바른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맛의 호불호를 가리기 이전의 근본적인 어떤 요소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육류를 먹을 때
동물복지까지 고려한 육류를 소비한다면
이건 좀 더 나아간 소비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공장식 사육을 벗어난 방식으로
지금의 육류 소비를 절대 충족시킬 수 없죠.
그래서 식단에서 채식을 늘리는 것 같은 노력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전 비건같은 채식주의도 옳은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거든요.
사람이 잡식동물로 진화한 것은 그것이 최상의 선택이기 때문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적은 양의 동물성 단백질이 몸에서 가장 큰 효과를 낸다는
말은 이제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모두들 아는 사실이지만,
우리가 적은 양의 동물성 단백질에 만족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면
참 그렇죠...
제가 비건 수준의 채식을 2년 정도 한 적이 있는데
하면서 느낀 점이
우리 사회에서 채식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아무리 채식에 만족을 해도 고기가 먹고 싶은건 인지상정이라는 것.
예전에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병아리들이 성장을 해서 죽으러 닭장차에 올라서야 처음으로 햇빛을 본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눈물이 핑 도는 것을 너머서 죄책감이 한없이 밀려왔습니다.
물론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 것이 나쁘다는 것도 아니고요.
채식을 목표로 삼는 사람의 입장에서 저렇게 동물을 키워 먹으면
과연 우리가 건강해질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런 육류에 입맛이 길들여진 우리 아이들은요...
조선시대때도 밥은 백성의 하늘이었지만,
이 말은 지금도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먹는 것이 흔하다보니 우리는 먹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우리들에게나 아이들에게도 잘 가르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어머니가 어렸을 때 늘 하시던 저 말이
나이가 들수록 참으로 옳은 어른들의 진리구나 생각을 합니다.
햄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아질산나트륨은 침와 반응을 하면
발암물질로 변한다는 것이 이제는 공식적인 사실인데
아이들에게 햄을 쥐어준다는 것은 참 그래요...
지금도 써 놓고 보니
듣는 사람 불편하게 하는 제 기질이 드러난 것 같은데
몇 년전에 사냥을 하는 한 지인과 모임을 참석했는데,
모임자리에서 그 지인이 사냥 이야기를 하자
제가 사냥 이제 그만하면 안되요. 저도 모르게 이 말이 불쑥 튀어 나오더군요.
천성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싶더군요.
미안한 마음이 가득했지만 그 말은 제가 정말 하고 싶었나 봐요.
2011.06.15 14:02
2011.06.15 14:12
2011.06.15 15:28
2011.06.15 19:43
2011.06.16 00:34
다만 비난하기에 너무너무 복잡한 문제기 때문에 다소 원론적인 이야기에서 맴돌고 마는 것 같아요
이건 길티플레져도 무엇도 아니예요 그냥 현실. 고기를 먹는게 좋다고 해서 고기를 생산하는 구조에 누구나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건 아닌데 오히려 알면서도 벗어날 수 없는게 안타까운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