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여성을 위한 액션블럭버스터 영화더군요. 여주인공 중심의 여름블럭버스터 영화가 얼마만인지 몰라요. 툼레이더2,미녀삼총사2 둘다 망하고 한동안 종적을 감췄고 원티드가 그나마 안젤리나 졸리 덕분에 환호를 받긴 했지만 그 영화는 남자주인공 시점으로 진행되는 작품이었죠.

 

나잇 앤 데이는 남자관객들보단 여자관객들에게 더 높은 호응을 받을 것 같습니다. 국내 예매율이 좋다는데 특히 우리나라에서 크게 성공할 것 같아요. 일반적인 여름 블럭버스터들과 달리 이 작품은 돈은 꽤 들인 게 보이지만 잔재미가 넘치고 여주인공의 대사나 감정, 갈망, 심리변화를 통한 자잘하고 섬세한 부분이 많거든요. 오토바이 스턴트다 자동차 추격씬 등 화끈하고 스피디한 장면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확확 몰아친다기 보단 군데군데의 결에 신경썼다고나 할까요.

 

완성도가 높고 그런 건 아니지만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팝콘무비였습니다. 109분 상영시간도 요즘 블럭버스터들에 비하면 짧은 편이고요. 영화를 전략적으로 택하던 톰 크루즈와 카메론 디아즈가 아주 오랜만에 생각없는 영화에 출연해서 부담없이 스타성을 발휘하는 게 보기 좋았습니다. 이들이 한 10년 전에 했다면 진짜 화면이 눈부셨겠지만 스타아우라가 워낙 높은 배우들이라 그런지 늙고 주름 많고 외모가 빛을 좀 바라긴 했어도 여전히 매력적었습니다. 

 

본 시리즈의 영향이 가장 크고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가 떠오르는 장면도 있고 그 외 톰 크루즈나 카메론 디아즈의 여러 영화의 익숙한 장면의 짜깁기도 넘치지만 무게 잡지 않고 킬링타임용 영화에 출연한 헐리우드 A급 남녀스타들의 호흡이 근사했고요. 보면서 톰 크루즈나 카메론 디아즈나 둘 다 이런 영화에 출연할 수 있는 건 이 영화가 마지막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톰 크루즈도 내일모레면 쉰이고 카메론 디아즈도 내일모레면 마흔이니 더 나이먹고 세월가기 전에 젊은 기운을 마음껏 발휘하고 싶었는지도.

 

전반적으로 카메론 디아즈가 꿈을 꾸는 듯한 전개입니다. 저는 무료하고 권태롭고 뭔가 짜릿한 모험을 꿈꾸는 평범한 여주인공이 꾸는 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끝나지 않는 꿈속의 꿈속의 꿈속에....한 낮에 해변가에서 달디 단 백일몽에 빠진 여주인공의 로맨틱하고 위험한 몽정같은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편집이 좀 어수선하고 시도때도 없이 장면들이 툭툭 끊어지는 게 별로 거슬리진 않습니다.      

 

작년부터 엄청나게 광고 때리던 영화가 나잇 앤 데이였는데 과연 미국 흥행이 어떨지 궁금해요. 카메론 디아즈도 미녀삼총사2이후보단 요즘이 흥행성적은 더 좋은 편이고(슈렉 시리즈 더빙으로 돈도 많이 벌고, 단독 주연작인 더 박스는 단독주연만 하면 말아먹는 징크스를 여지없이 드러냈지만 마이 시스터즈 키핑도 나쁘지 않았고 라스베가스에서만 생길 수 있는 일의 의외의 중박을 기록했죠.) 톰 크루즈도 주춤한다고는 하지만 망했다고 할만한 작품은 특별출연한 것 같아 보이는 로스트 라이언즈 밖에 없었죠. 그런데도 이들의 스타성 자체가 예전만 못해서 그런지 웬지 좀 한물간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인데 간만에 마음먹고 출연한 오락영화니 성공해서 이들의 전성기를 좀 더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재밌게 봤어요. 제가 본 극장에선 여성관객들 반응이 압도적으로 좋았습니다. 여주인공이 남자주인공에 대한 심리표현이 자연스럽게 그려져서 영화 속 배역의 또래여성이라면 공감이 잘 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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