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06 15:31
부자 동네 헬스클럽을 한참 다니고 사우나를 이용하다 보니 정말 의아한 일이 있었습니다.
배울만큼 배우고 넉넉한 부유층들이라 스타벅스도 매일 갈 거 같은 분들이 머리 말리라고 이름 조차도 헤어 드라이어인 기계를 발가락 사이, 항문, 음모등에 대고 바람을 불어 넣고 있는 광경이요.
어린 애들이라면 이해도 하겠는데 넉넉히 봐도 60대 초반은 훌쩍 넘고 70-80대 일 거 같은 분들이 그러시더란 말이죠. 그래서 나름 몇가지 가설을 세워 봤습니다.
1. 아까워서 : 그런 행위를 하는 분들 상당수가 모발이 날라 가셨더라구요. 남들은 머리를 말리는데 말릴 머리가 없으니까 다른 데라도 말려야 본전을 뽑는다. 나는 결코 손해를 볼 수 없어. 라는 마음 때문에 저러는 거다.
2. 일본 원숭이 가설 : 최초에 무좀, 치질, 사면발이 등으로 고생하던 모씨가 말리는 걸 보고 마치 일본 원숭이가 고구마를 물에 씻어 먹는 것이 무리에게 전파된 것 처럼 사우나에 오는 무리가 단체로 학습을 한 것이다.
3. 의사가 권해서 : 부유층이니 당연히 하나 씩 있을 주치의들이 목욕 후에는 꼭 똥꼬털, 무좀 있는 발가락, 음모..를 말리라고 했을 것이다.
4. 그냥 그러고 싶어서 : 남들이야 뭐라고 하건 내가 이런 것도 부끄러움 없이 할 수 있는 대단한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이런 가설들을 놓고 곰곰히 생각해 본 결과 특정한 하나의 이유라기 보다는 1번부터 4번까지의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을 한 것이고 그 비율은 개개인마다 다를 것이다..라는 잠정적 결론을 내렸습니다.
안내 데스크라던가 목욕탕 관리인에게 더러워서 못 쓰겠으니 재발 방지를 해달라거나.. 개인 헤어 드라이어를 들고 다니면서 말릴때 마다 쓰는 방안등을 검토하고 사실 이마저도 공동체의 기분을 나쁘게 할 수 있으니 헤어드라이어로는 머리만 말려 주세요..라는 메시지를 좀 써줄수는 없겠냐고 부드럽게 청원하는 해결 방안등을 생각해 봤지만. 이도 저도 귀찮고 더러운 꼴을 굳이 더 볼 필요가 있겟냐 싶어서 그냥 제가 그만 뒀습니다.
이런 저런 개인 사정도 있어서 울고 싶은 때 뺨 때려주니 개꿀이군..하는 정신승리로 마무리 하긴 했습니다만.. 나이가 들어서 수치심이라고는 벌거벗고 대로를 활보해도 1도 부끄럽지 않을지언정 헤어 드라이어로 똥꼬를 말리는 사람이 되지는 않으리라는 다짐을 하면서요.
여러분, 부디 그대들의 무좀, 탈모, 치질, 사면발이가 오래 오래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꼭이요.
2024.02.06 16:08
2024.02.07 10:18
사람이란 묘한 동물입니다.
2024.02.06 16:42
제가 가는 목욕탕, 사우나, 헬스장에는 거의 예외없이 드라이기로는 머리만 말려주라는 메시지가 붙어있어요 ㅋㅋㅋ 마동석이 점잖게 화내면 다 자신의 예의를 성찰하겠죠 하....
이거 은근 외국인들도 압니다 ㅠㅠ 예전에 저 영어가르쳐주던 필리핀 선생님도 물어봤어요 한국에서는 진짜 거기를 말리냐고 ㅠㅠ 엄청 당황해서 그건 일부라고 말하긴 했는데 진짜 창피했어요 크흐흡
2024.02.07 10:19
유독 흉하게 말리는 인간들만 눈에 띄어서 그런 걸지도 모르지요. 일부라.. 일부라고 하기엔 많던데..
2024.02.06 17:44
2024.02.07 10:19
여탕도 그런 가 궁금했는데.. 남자나 여자나 비슷비슷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2024.02.06 21:40
잘 말리면 좋다고 하니까 머리 말리다 문득 어라 이걸로 거기도 말리면 좋지 않나? 이렇게 된 거 아닐지.... 저는 어차피 드라이로 머리도 안 말리긴 하는데 직접 접촉해서 말리는 것도 아닌데 안 될 거 있나 싶기도 합니다 아마 그런 생각으로 다들 본인의 다양한 신체 부위를 말리고자 하는 거겠죠? 물론 그걸 목도한 주변인들의 시각적 불편함이야 짐작하고도 남습니다만;
2024.02.07 10:21
빨아 들이는 것도 아니고 불어 내는 거니 사실 과학적으로 따지면 크게 문제야 있겠냐 싶은 문제긴 하지만.. 태생적 혐오감은 어쩔 수 없나 봐요. 이성이 늘 감성을 이기는 건 아니니까요.
2024.02.07 10:53
죄송합니다.
저도 보는 사람들이 없을 때에 그런 식으로 여러번 했었어요.
입장바꿔보면 참 부끄러운 광경이죠.
2024.02.07 13:03
언급한 질병 따위는 없으시길 바랍니다.
2024.02.07 11:54
2024.02.07 13:04
부끄러운 행동은 혼자 있을 때 만 하기로 해요.
2024.02.07 18:52
곰팡이균이 잘 자라는 부위입니다. 곰팡이균을 박멸하기위해서는 통풍이 잘 되는게 중요하죠. 그건 네 사정이고 식당에 국그릇에 주방장 엄지손가락이 들어가면 좋겠냐 이것들아
2024.02.08 10:32
에티켓, 예의, 대중들이 함께 사용하는 공공 시설에서의 체면이나 질서 같은 것들을 못 배우고 늙은이가 되어버리면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만 아는 괴물, 심지어 내 맘대로 행동해도 아무런 거리낌이 없는 못난이가 되어 버리는데 그 걸 본인은 신경도 안쓰는 거죠. 내가 그런 사람이 되지 않게 조심할 일입니다.
2024.02.08 19:19
악, 정말 싫으시겠어요. 걍 머리만 말리면 될 것을, 남들 좀 배려해주지 왜 저럴까 싶네요.
2024.02.13 11:30
여러가지 가설은 본문에 적었지만.. 왜 그러는지는 본인만 알겠죠. 저도 혼자 있을 때면 이런 저런 일들을 저지르는데..(?) 왜 그랬는지는 설명하기 힘들 때가 많더라구요. 결국 에티켓이 중요하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거의 대부분 높은 확률로 4번일걸 짐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