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게 오늘 방송은 세 명(이태권, 백청강, 셰인)이 경쟁하는 가운데 손진영은 자기 자신과 싸우고 데이빗 오는 멘토와 싸우는, 그리고 최종적으론 김태원이 이기는 프로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왠지 앞으로도 그럴 것 같습니다.


 - 그래도 어쨌거나 MR로 회귀하진 않았습니다. 이게 어디야... 라고 기뻐해야 하는 본격 오디션 프로(...) 그 외에도 종전의 심히 과도하여 노래 부르는 자를 묻어 버리던 무대 연출도 많이 고쳐진 것 같아 어쨌거나 괜찮았습니다. 가요제 선곡이라는 것도 너무 안전빵 아닌가 싶긴 했지만 (케이블관 달리 어르신들도 많이 보는 공중파니까 사실 현명한 선택이기도 하죠) 어쨌거나 좋아하는, 좋아했던 곡들이 들려오니 나쁘진 않더라구요. 그런데...


 - 사람 수가 줄어드니 남아 도는 시간을 주체하지 못 해 방송이 헤매더군요. 지금 잘은 기억이 안 나는데 최소한 이태권은 노래를 팍 줄여서 불렀는데요. 한 시간 동안 다섯명이 나와서 노래 한 곡씩 부르는데 그걸 굳이 저래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럴 거면 차라리 생방 탈락자들 불러다가 스페셜 무대라도 시켜줄 것이지. 흠... 이건 최종 2인 남았을 때 쯤 한 번 하려나요. 어쨌거나 이제 방송 3번 남았는데 아직도 이러고 있으니 좀 곤란하단 생각이;


 - 방시혁 vs 김태원 vs 신승훈의 구도에서... 방시혁은 여전히 데이빗 오를 살리기 위해 이래저래 코멘트 하나하나 신경쓰고 애 쓰는 게 보이긴 하는데 여전히 그게 좀 빤히 들여다보여서 큰 효과는 못 보는 것 같았습니다. 이 프로의 지배자 김태원을 상대하기엔 예능 역량이 많이 부족해요(...) 손진영과 나올 때 김태원의 한 마디(내가 널 뽑은 이유... 언제 말 해주냐?)처럼 자연스럽게 묻어가야 하는데 말입니다. 신승훈은 무대 준비만 빡시게 도와주고 정작 프로가 시작하면 시종일관 그냥 한 발짝 물러서서 바라보기만 하는데, 사실 이게 가장 보기 좋긴 합니다. 이젠 김태원씨의 '그대' 시리즈도 좀 식상해요;


 - 데이빗 오는 여전히 그냥 못... 하긴 했는데 사실 가장 큰 문제는 선곡과 편곡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 같은 막귀가 듣기엔 원곡과 별 차이도 없이 편곡을 해 놓았는데 애초에 데이빗 오의 목소리와 창법에 어울리는 노래가 아니었거든요. 좀 낭랑하면서 카랑카랑한 느낌이 있어야 어울릴 노래를... 딴 노랠 고르든가, 굳이 이 곡으로 할 거였으면 편곡을 좀 잘 해 보든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하긴 계속해서 '싱어 송 라이터'를 컨셉으로 밀고 있었으니 게으른 편곡에 대해서 별로 할 말은 없을 입장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방시혁네 도전자들의 생방송 무대에서 괜찮다 싶은 편곡을 구경해 본 일이 없기도 합니다. . (함께 보신 그 분께선 아직도 '와 줘' 편곡을 잘근잘근 씹고 계십니다. 제가 듣기엔 beat it이 더 심했었습니다만;)


 - 손진영은 언제나 그렇듯 '그렇게 잘 소화한 건 아니었지만 본인 기준으로 늘기는 느는 구나' 라는 생각은 살짝 드는 무대였습니다. 김윤아의 말대로 이젠 확실히 무대에서 여유도 좀 보이고 폼도 그럴싸하게 잡더라구요. 물론 '훌륭한 가수'까지 가려면 까마득하긴 합니다만;

 뭐 위에서도 말 했듯이 어차피 이 프로에서 손진영의 상대는 그냥 자기 자신이기 때문에 오늘 정도면 잘 했다고 해 주겠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나머지 네 명과의 비교가 아닙니다, 손진영은 그냥 이 프로의 깍두기거든요. 데이빗 오는 손진영에게 밀려 떨어진 게 아니라 나머지 세 명에게 밀려 떨어진 겁니다. 그런 겁니다. (쿨럭;)


 - 백청강은 참 괜찮을 수 있었는데 이상하고도 오묘하게 망치더군요. 정말 컨디션이라도 안 좋은 건지 목소리에 너무 힘이 없어서 기껏 괜찮게 해 놓았던 편곡을 다 망쳐버렸어요. 뭔가 쫙. 하고 뻗어나가야 할 것 같은 부분에서 계속 우물우물. 그래도 데이빗 오나 손진영과 비교할 정도는 아니었으니 통과는 당연했구요.


 - 이태권은 목소리 정말 잘 어울리고 좋긴 했는데 '고음부가 소화가 될까?' 라는 생각이 들고 나서부턴 내내 불안하더군요. 그러고 역시나...; 혹시 곡을 짧게 잘라서 부른 것도 그런 문제 때문이 아니었나 하는 의심이 좀 들었습니다. 좀 더 목소리에 힘을 실을 수 있다면, 그리고 좀 더 안정적으로 고음을 낼 수 있다면 확 꽂힐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매우 오래전부터 하고 있어요. 그래서 방시혁, 신승훈의 심사평에 많이 공감했습니다.


 - 가사 까먹고 중간중간 좀 매끄럽지 못 하게 넘어간 부분도 있어서 완벽하거나 깔끔한 무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셰인 무대는 정말 맘에 들었습니다. 이 분도 좀 더 힘 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면 완전 좋을 것 같은데 여전히 그건 앞으로도 좀 힘들 것 같네요; 어쨌거나 오늘의 베스트였어요. 적어도 지난 주와 지지난주 보다는 훠얼씬 나았구요. 그노무 삑사리만 없었어도 오늘 좀 감동해주려고 했는데...;;


 - 분명 '그대에게'를 누군가는 꼭 부를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도 안 부르길래 '스페셜 무대에 나오겠구만' 이라고 생각했었죠. 뭐 누구나 다 예상할 수 있는 전개였지만. ^^; 응원단 컨셉으로 차려 입은 이태권을 보는 것도 즐겁긴 했지만 오늘은 그냥 셰인이 마냥 신기하더군요. 쟨 대체 어떻게 매주 남의 나라 노래를 가사 외우고 발음까지 교정해가며 부른답니까. 정말 대단해요.


 - 암튼 어쨌거나 이 프로 주인은 김태원이라는 걸 다시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득표에 도움 될만한 코멘트들 그럴싸하게 쳐 주는 것들도 대단하구요. ('손진영'으로 시작해서 '양정모'로 끝나는 파이팅 인사는 정말 신의 한 수라고 밖엔-_-;) 그렇게 잔머리만 굴리는 게 아니라 선곡도 다섯 멘토들 중 가장 적절하게 잘 해주고 편곡까지 그럴싸하게 마무리해줍니다. 정말 자칫하다간 다다음주 탑 3가 남았을 때 외인구단 1, 2, 3를 보게 될 지도(...)


 - 근데 정말 그렇게 될 것 같진 않습니다. 탑 5까진 좀 애매했지만 이제 탑 4가 되면 그간 외인구단의 독주에 짜증을 느꼈던 사람들의 표가 셰인 쪽으로 몰리지 않을까 싶거든요. 외인구단 vs 안티 외인구단+셰인 팬. 이렇게 되어 버리면 홀로 남은 셰인에게 집중이 될 테니까...


 물론 안티 외인구단(?)인 사람들이 짜증을 견디지 못 하고 그냥 이 프로 시청을 포기해 버리면 손진영 우승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러니 여러분 포기하지 마시고 셰인에게 투표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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