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최악의 설렁탕.

2010.07.04 02:10

S.S.S. 조회 수:4375

서울에 출장을 갔습니다.

저녁 때가 되었는데 혼자 식사를 해결해야 해서..역삼역  숙소 근처를 배회하다가 깔끔해 보이는 외관의 '한촌설렁탕'에 들어가봤어요.

뭔가 뜨뜨~~~ㅅ한 국물로 배를 채우고 싶었죠.

 

사람도 별로 없고 값도 강남 한복판인데 비해 저렴한 것 같아 즐거운 기분으로 만두가 들어간 설렁탕을 시켰습니다.

저는 당연히 설렁탕+만두를 기대했어요. 고기가 들어 있는 설렁탕에 만두 두세점이 추가로 들어간 거.

그런데 그게 아닌 모양이에요.

 

처음 국이라고 내놓는 그릇을 보고 좀 기가 찼습니다.

머얼건 국물에 만두만 서너 개 떠있고 아무리 수저로 휘저어봐도 고기가 안보이는 거에요.

극도의 노력 끝에 종이비누처럼 얇게 숨어있는 고기 종이를 발견했습니다.

국수 사리도 없고.

 

만두설렁탕이란게 국물만 설렁탕 육수에 고기 대신 만두가 들어간 건가요?

그러면 그게 만두국이지 설렁탕인가요?

 

 

 

제가 더 괘씸했던 건,

반찬이라고 달랑 김치 깍두기 담긴 단지만 내어 주는 겁니다.

아, 물론 두 반찬만 있어도 어지간한 설렁탕은 뚝딱이죠.

 

하지만 큰 테이블 위에 놓여진 작은 국밥 그릇, 김치 단지, 작은 백반 하나만 떡하니 있는 저녁상을 보자니..

정말 내자신이 너무 서글퍼지는 것이었습니다.

고기가 가득 담긴 설렁탕 사진이 박힌 홀의 간판을 보니 헛웃음만....

 

제가 사는 동네에서는 돼지 국밥 하나를 시켜도 이렇게 국그릇만 딸랑 내보내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특별히 다른 설렁탕집보다 맛있냐...

모르겠습니다.

먹으면서도 비참한 기분, 이런 걸 7천원이나 내고 먹는 내 자신과 서울사람들에게 연민이 느껴지는데...맛은 무슨 맛.

 

 

이런 밥상은 두번 다시 내돈내고 먹을 일 없을 것 같습니다.

아니, 남이 사준다 해도 싫습니다.

 

그래도 계산할 때 "잘 드셨어요?"라고 물어보는 아줌마에게 '네."라고 대답한 소심한 나.... -_-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3371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256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2959
124858 2030 엑스포 개최지 발표(최종 프레젠테이션 영상 후기) [1] 상수 2023.11.29 417
124857 [아마존프라임바낭] 세상에서 가장 재미 없는 여성 액션극, '너클걸' 잡담입니다 [11] 로이배티 2023.11.28 368
124856 인셀에 대해 catgotmy 2023.11.28 285
124855 프레임드 #627 [4] Lunagazer 2023.11.28 82
124854 대도왕오 돌도끼 2023.11.28 147
124853 유엔난민기구 UNHCR을 통해서 후원하는 것에 대한 갈등 [4] 산호초2010 2023.11.28 436
124852 영화전단지 안없어진답니다 [1] 돌도끼 2023.11.28 290
124851 [단독] 여자축구 이어 여자야구 예능 론칭..정근우·유희관 감코진 [2] daviddain 2023.11.28 219
124850 ISFJ에 대해 [3] catgotmy 2023.11.28 263
124849 잡담 - 청년이란 이름의 탈선 전차(은둔형 청년 50만명시대, 인셀화, 인터넷의 지나친 발달과 포르노산업) [4] 상수 2023.11.28 397
124848 [단독] 서용빈, LG 퓨처스팀 감독으로 7년 만의 컴백 [2] daviddain 2023.11.28 154
124847 Elliot Silverstein 1927 -2023 R.I.P. 조성용 2023.11.28 146
124846 "페미"를 창조하고 벌주기 [15] Sonny 2023.11.28 868
124845 [드라마바낭] 일본 호러의 파워 원천은 대체 무엇일까요. '토리하다' 잡담 [11] 로이배티 2023.11.28 458
124844 에피소드 #65 [2] Lunagazer 2023.11.27 77
124843 프레임드 #626 [4] Lunagazer 2023.11.27 81
124842 깊은 데서 위로 [3] 돌도끼 2023.11.27 228
124841 동영상들 - 애플의 홀리데이 스페셜 단편, 저도 아이브에요, 동기부여가 필요없어지는 상수 2023.11.27 134
124840 동네 이야기 - 비싸지 않은 여행도 좋다: 당신의 발길을 멈춰, 세운(상가의 변신), 인건비 아껴서 수익 내려고 별별 상수 2023.11.27 212
124839 ENTP에 대해 catgotmy 2023.11.27 18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