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18 19:52
- 나온지 얼마 안 됐지만 그게 이미 작년입니다? 2시간 19분이나 되구요. 스포일러는 끝에 흰 글자로 적... 다가 너무 길어서 걍 지워버렸습니다. 스포일러 없어요. ㅋㅋ
(평등하게 포스터에 넣고 이름을 다 적어줬어도 이 중에 (비중) 쩌리가 숨어 있습니다! 그 한 명은 바로...!!)
- 이번 영화의 주요 등장 인물들을 하나씩 훑어주며 시작합니다. 잘 나가는 과학자에 패션 사업 성공가도 셀럽, 정치인, 트위치 스타 등등. 다들 말미에 커다란 상자를 하나씩 받구요. '마일즈가 보냈다~' 하고 좋아하며 상자에 장착된 퍼즐을 하나씩 풀어나가요. 마지막까지 다 풀고 나니 두둥! 하고 등장하는 초대장. 이들은 모두 우주 갑부이자 초천재 '마일즈 브론'의 친구들이었고. 주말에 내 섬에 놀러와서 파티나 즐기자, 뭐 그런 상황이네요.
그리고 우리의 명탐정 브누아 블랑이 등장합니다. 요즘은 자신을 자극하는 씐나고 재밌는 미스테리 사건이 없다는 걸 한탄하며 추리극장 안주인 제시카님, 나타샤 리온 등등의 셀럽과 어몽어스를 하고 있지요. 하지만 룰도 이해 못 하고 계속 꼴찌를 독점하며 짜증을 내는 와중에... 이 분에게도 상자가 도착합니다!!
그렇게 도착한 마일즈 브론의 섬. 시작부터 아주 비실용적이지만 간지 철철나는 첨단 시스템으로 볼거리를 주고요. 거기서 블랑은 사실 자신은 초대 받지 않았음을 알게 되는데요. 하지만 어차피 온 김에 걍 놀다 가라는 따스한 우주 갑부님은 '마침 오늘 내가 엄청난 살인 미스테리 놀이를 할 거거등여! 기대하시라!!'며 탐정님께 도전장을 던지는데...
(3년만에 돌아오신 우리 명탐정님. 설마 다음 컴백은 2025년 말입니까...)
- 그러니까 시작은 전작과 비슷합니다. 아니 오히려 더더욱 아가사 크리스티풍이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외부와 격리된 공간. 겉으론 화기애애하지만 사실 모두가 집주인을 죽이거나, 혹은 지켜야 할 사정을 숨기고 서로 견제하고 긴장감을 품고 있는 사람들. 첫 날 밤에 모두가 보는 앞에서 당당하게 벌어지는 살인. 그리고 초대 받지 않은 명탐정!!! 애초에 거창하게 초대장 같은 게 전달되는 것부터가 참으로 고풍스럽지 않습니까. ㅋㅋ
그리고 스포일러라서 말은 못하겠지만 그 외에도 전작을 떠올리게 만드는 관계나 전개 같은 게 이것저것 많아요. 그래서 참으로 '나이브스 아웃' 팬들이 기대함직한 셋팅을 잔뜩 해두고 씐나게 스타트를 끊습니다만.
(저 뒤에 혼자 거대하게 얼굴 가리신 분도 사실 카메오... 라고 해야 하나요? ㅋㅋ 이런 식의 간접 출연이 많아서 소소한 재미를 줍니다.)
- 중반에 비밀 하나를 뙇! 하고 터뜨리고, '지금까지 상황이 사실은 이런 거였단다'라고 친절하게 요약 설명해주고 나서부터 이야기가 기대했던 것과는 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합니다. 이 역시 살짝 스포일러라서 최대한 돌려서 말하자면... 쩌는 직관과 통찰력의 전통적 명탐정 이야기라기 보단 직접 몸으로 뛰는 활극 비슷한 느낌이라고만 해두죠. ㅋㅋ 그리고 클라이막스의 마지막 진상 폭로가 나오기 전까지 거의 한 시간이 이 분위기로 가요. 전작에도 액션과 활극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이번 편엔 그 비중이 훨씬 커진 느낌이라서. 그리고 사실 이 부분은 좀 대충대충 쉽게 흘러가는 느낌이 강해서 좀 아쉽긴 한데... 그래도 그 와중에 계속해서 괜찮은 개그들이 튀어나오고. 또 전개가 아주 스피디해서 나쁘진 않았습니다. 기대한 거랑 달라도 재미는 있었달까요.
(딱히 막 가리고 나온 것도 아닌데 너무 무심 시크하게 나왔다 사라지셔서 눈치도 못 챘던 또 하나의 카메오님.)
- 그리고 이제 대망의 명탐정님의 전원 집합! 총정리 강의 타이밍이 오겠죠.
근데 이때 밝혀지는 진상이... 사실 많이 하찮습니다. ㅋㅋ 되게 뻔하고 고루한 스토리구요. 거기에 동원된 범인의 트릭도 '트릭'이란 말이 아까울 수준이고 그래요. 근데 뭐 그렇죠, 우리가 라이언 존슨에게 아가사 크리스티급의 미스테리 트릭을 바란다면 우리가 잘못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원작 없이 나온 미스테리 영화들 중에 그 정도 레벨에 도달한 영화가 과연 얼마나 있었을까 따져 보자면 거의 기억나는 작품도 없구요.
하지만 이 하찮은 진상의 폭로가 재밌고 또 놀랍습니다. 왜냐면 라이언 존슨이 여기에서 마치 명성 높은 추리소설 작가 비슷한 도전을 영화 버전으로 시전했다는 게 밝혀지거든요. 간단히 말해서, 마지막에 탐정이 폭로하는 범인의 트릭이 사실 그동안 우리에게 몽땅 다, 하나도 빠짐 없이 친절하게 보여졌다는 겁니다. ㅋㅋㅋㅋ 그래서 관찰력 쩌는, 혹은 그냥 운 좋은 관객이라면 영화를 보는 도중에 범인을 눈치챌 수도 있게 해놨어요. '정말 그랬나?' 하고 앞으로 돌려 보면 네, 정말로 그랬습니다. 물론 전 하나도 몰랐구요(...)
어차피 라이언 존슨은 영화 감독이지 추리 소설가가 아니라는 걸 생각하면 참, 역시 잘나긴 잘난 양반이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더군요. 내가 아가사 크리스티 같은 이야기는 못 써도 편집과 구성으로 아가사 크리스티급의 뒷통수는 시전할 수 있단다~ 라고 뽐내는 느낌이랄까요. ㅋㅋ 신선했습니다.
(저 귀여운 포르쉐가 말이죠... ㅋㅋㅋㅋ)
- 전편에 비해 무게감은 좀 떨어지지만 그래도 여전히 호화롭게 캐스팅 된 배우들 구경하는 재미도 좋습니다. 역시나 모두들 극적으로 과장된 캐릭터들을 맡아서 뽐내듯 즐기며 촬영을 한 느낌인데, 다들 참 재미나게 잘 했어요. 일일이 다 언급하기는 귀찮(...)지만 그래도 역시 에드워드 노튼과 다니엘 크레이그 칭찬은 해줘야겠죠. ㅋㅋ 어차피 이게 코믹한 분위기로 거의 내내 달리는 영화라는 걸 생각할 때 다니엘 크레이그의 그 과장된 탐정 연기는 이 이상 잘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완벽했구요. 오랜만에 에드워드 노튼이 이렇게 재밌는 캐릭터를 맡아 몸 던지는 걸 보는 게 참 반가웠습니다. '프라이멀 피어'의 그 미소년은 어디로 가고...
그 외에 눈에 안 띄게 슬쩍슬쩍 지나가는 카메오들도 꽤 많아서 또 좋았구요. 다만 조셉 고든 레빗은 제발 다음 영화엔 좀 육신을 갖고 등장해줬음 좋겠는데... 아무래도 걍 컨셉이 이리 잡혀 버린 듯 하니 안 나오겠죠. ㅋㅋ
(남녀 배우들 모두 맡은 캐릭터든 극중 비중이든 밸런스가 아주 잘 맞는 편입니다만. 그래도 예외는 있...)
- 마지막으로 영화가 참 비싼 티가 납니다. 무인도에 열 명도 안 되는 사람이 짱박혀서 진행하는 이야기임에도 '나 비싸!!!'라고 내내 과시를 해요. 그게 또 이야기의 소재와 주제에 맞아 떨어지는 것도 훌륭하구요. 거기에 맞게 그림도 내내 고급지고 예쁘게 잘 잡아 주고요. 어차피 배우들도 (캐릭터는 좀 망가져도 ㅋㅋ) 다 선남선녀들이시니 여러모로 눈도 즐겁고. 또 음악도 되게 신경 써서 비싼 걸로(?) 잘 넣어놨습니다. 넷플릭스가 판권 사온 김에 아주 팍팍 밀어줬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흐뭇했습니다(?)
(이렇게 보면 cg티가 팍팍 나서 별로지만 영화 속에선 아주 럭셔리하고 폼나게 나옵니다. 정말이에요. 믿어주세요.)
- 대충 마무리하자면요.
최종적인 느낌으론 퍼즐 미스테리 성격이 전작보다 약화된 부분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습니다만.
전작과의 비교를 내려 놓고 그냥 영화 자체의 재미로 놓고 보면 충분히 즐겁고 씐나게 즐길 수 있는 잘 만든 영화였습니다. 특히 개그가 잘 먹혔구요.
두 시간 이십 분에 달하는 런닝타임이 절대 짧은 게 아닌데 지루하거나, 중간에 잠깐 끊고 싶은 기분 한 번 없이 재밌게 잘 봤어요.
그리고 혹시 아직 안 보셨는데 앞으로 볼 계획이 있는 분은 한 번 도전해보세요. 정말로 '다 보여준다'는 걸 알고 집중해서 보면 중간 쯤엔 본인 능력을로 범인을 찾아내실 수 있으니까요. 하하.
끝입니다.
(캐릭터가 그냥 대놓고 주커버그+머스크 같은 느낌이었는데. 당사자들은 이 영화를 어떻게 봤는지 궁금해지더군요.)
+ 이번 편에서 이런 짓을 해 버렸으니 다음 편이 나오면 시청자들이 다 처음부터 아주 눈을 부릅뜨고 초집중 모드로 영화를 볼 텐데. 그땐 또 무슨 짓으로 사람들 뒷목 잡게 만들지 궁금하네요. ㅋㅋ
++ 영화를 보다가 자막이 이상해서 뭐지, 이런 기대작을 성의 없게 번역을 해놨나 했거든요. 네... 그랬다구요. ㅋㅋㅋ
+++ 근데 사실 누가 뭐라 해도 가장 중요한 카메오는 이 분이었죠.
사실 여기 나오는 배우들 중 단 한 명도 모르는 사람도 이 분은 아시지 않겠습니까. 역할도 꽤 중요한 거 맡으셨구요. 하하.
2023.02.18 20:27
2023.02.18 22:58
적어주셨던 스포일러 포함 글은 이 글 올린 직후에 읽었어요. 검색하니 놀랍게도 듀게에 이 영화 후기가 LadyBird님 글 밖에... 나름 화제작이었을 텐데요. ㅠㅜ
저는 정말 실망할락 말락 하다가 그 '이미 다 보여줬지롱!' 으로 납득, 만족했습니다. 이렇게 대놓고 알려주는 걸 눈치 못 채고 넘어갔다니 분했지만 분한만큼 인정할 수밖에 없던... ㅋㅋ
그 파트너님은 대략 2초 정도 나오신 것 같은데. 라이언 존슨이랑은 또 무슨 인맥인지도 모르겠고 암튼 신기했어요. ㅋㅋ 제시카 여사님도 정말 반가웠고 나타샤 리온은 또 왜? 이런 생각을 하며 봤네요.
에드워드 노튼은 정말 앤더슨 영화 아니면 최근에 접했던 게 '마더리스 브루클린' 뿐이었네요. 감독한 영화요. 요즘엔 감독이나 제작 쪽에 더 힘을 쏟는 것 같더라구요.
+ 그래서 영어 제목을 보면 글래스 어니언이 먼저 나오고 '나이브스 아웃 미스테리'라고 붙게 된 건가 봐요. 나름 절충안이었던 듯. ㅋㅋ
++ 헐리웃 사람들이야 워낙 이것저것 마이너 장르 딱지 붙이고 분류하는 거 잘 하니까 언젠간 그런 장르명도 하나 나올 수 있겠네요. 부르주아 수난극 정도면 어떨지(...)
2023.02.18 23:41
나타샤 리온이 주인공을 맡은 새 피콕 오리지널 시리즈 '포커 페이스'를 라이언 존슨이 제작, 일부 에피소드 연출을 맡았다고 하네요. 아마 그 인연으로 카메오로 나온 것 같습니다. 이것도 살인 미스테리 장르이고 평점이 무지막지하게 좋네요. 클로이 셰비니, 애드리안 브로디, 추억의 엘렌 바킨 여사님 등 출연진도 나름 쟁쟁하고
2023.02.19 00:14
오. 근데 이렇게 제 취향 장르에 평점이 무지막지하게 좋은 작품들은 대부분
1. 한국에서 못 봄
2. 볼 수 있게 돼서 신나게 면 클리프행어로 끝남
둘 중 하나던데요. ㅋㅋ 암튼 기억해두겠습니다. 언제라도 한국에 들어오면 좋겠네요.
2023.02.18 20:48
2023.02.18 22:59
맞아요 그 박스부터가 완전히 환타지 아이템이죠. ㅋㅋ 나중에 가도 '이건 SF인가?'싶은 장면 조금 나오구요. 혹시 나중에 보신다면 전편의 그럴싸한 추리극 분위기는 잊고 걍 코믹 탐정놀이극(...) 정도로 생각하고 보심 될 것 같아요.
2023.02.18 21:10
2023.02.18 23:03
그렇죠. 아무래도 히트작의 속편이라고 하면 더 크게! 더 화려하게!! 더 멋지게!!! 이런 걸 바라게 되고 만드는 사람들도 그렇게 만드니까요. 오리지널의 그 '치밀한 밀도'가 약해져서 아쉽기도 하지만 그래도 나름 새로운 길을 하나 보여줘서 대체로 만족했습니다.
2023.02.18 23:31
설정만으로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정도를 기대하고 보면 약간 엇나가는 느낌이었죠ㅎ
저도 전편이 더 취향이긴 했는데,
이렇게 좀 블랙코미디스러운 장르물 연작으로 만드는 것도 나쁘진 않은 것 같기도 하고요ㅎ
자막 이야기는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그(!) 부분을 말씀하시는 거군요ㅎ
황석희 번역가는 정말 장르물에 대한 애정 + 센스를 고루 가지고 있어서 장르팬들이 애정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ㅎ
2023.02.19 00:18
아마 1편 같은 완성도의 이야기를 단기간에 짜낼 수가 없으니 이렇게 방향을 틀어 버린 것 같죠. ㅋㅋ 일단 넷플릭스랑 계약한 게 있으니 한 편 남은 건 또 이런 스타일로 뽑아주고, 또 한 10년 짬짬이 각본 써서 크레이그 아저씨가 할배 탐정으로 컴백하는 본격 추리극 만들어주면... 아. 너무 머네요. 그러다 제가 환갑될 듯. ㅋㅋㅋ
아 이게 그 인기 번역가 황석희씨 번역이었군요. 전 대체로 아무 생각이 없어서 번역가에 신경은 안 쓰는데 이 영화는 유난히 공을 많이 들인 티가 난다 싶긴 했어요. 인기의 비결을 알겠네요. 하하.
2023.02.19 14:54
전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 대한 호평이 이해는 되지만 팬심도 큰 역할을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2탄이라면 사실 3탄이 별 기대가 되지 않아요. 특히 마지막 마무리는 약간 '이게 뭥미?? 내가 지금까지 왜 본겨??'란 허탈한 느낌까지 주더군요.
헌데 다니엘 크레이그의 프랑스인 영어 연기는 탁월했습니다. 제 프랑스인 친구가 영어 할 때랑 너무 똑같아서 배를 쥐고 웃었어요.
2023.02.19 16:22
그냥 풍자와 패러디가 잔뜩 들어간 코미디 영화인데 추리물 스킨을 열심히 입혀 놓은 영화... 라고 생각하고 봐서 괜찮았어요. ㅋㅋ 물론 결말 부분은 힘이 많이 빠지긴 했지만요. 그냥 이런 식으로 한 편 더 나와도 기대치 조정을 해놓으면 괜찮을 것 같구요. 1편 같은 각본을 하나 더 만들어내긴 라이언 존슨도 능력 때문이든 시간 부족 때문이든 힘들었구나... 합니다. 그리고 배우들 구경하는 재미가 좋아서요. 말씀하신 블랑 아저씨 말투는 계속 봐도 그냥 웃기구요. ㅋㅋㅋ
올라온 날 바로 감상기랑 번역가분 후기 올렸었는데 확실히 미스터리 자체는 전작에 훨씬 못미쳤습니다만(10년간 조금씩 준비했다는 전작의 각본과 히트한 후에 제작한 속편의 차이겠죠?) 정말 그 트릭들을 영화 내내 대놓고 다 보여주면서 절대 들키지 않겠다는 자신감은 어디서 나왔는지 ㅋㅋㅋ 라이언 존슨 이 분도 진짜 재능은 재능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넷플에서 투자를 빵빵하게 해줘서인지 눈이 돌아가는 로케이션과 각종 미술, 화려한 출연진의 앙상블과 더더욱 화려한 카메오들 덕분에 아쉬운 점들이 간간히 보이더라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겼습니다. 카메오는 초반에 갑툭튀해서 음악 설명해주신 분과 그 블랑의 '파트너'분 ㅋㅋ 너무 놀랍고 반가웠구요. 저도 역시나 에드워드 노튼이 정말 오랜만에 천재 배우 소리 듣던 시절의 연기력을 뽐낼만한 배역을 맡은 모습이 반가웠습니다. 최근엔 그냥 웨스 앤더슨 감독 작품의 수많은 배우사단 중의 한 명으로 나왔던 것들 말고는 기억에 남는 게 없네요. 007보다 더 적역인 것 같은 근본없는 남부 사투리를 더욱 신나게 구사하는 다니엘 크레이그도 좋았고 조연들도 다 훌륭했지만 개인적으로 케이트 허드슨 연기가 제 취향이었네요. 레이디 가가처럼 이젠 배우로 더 유명해지고 있는 자넬 모네는 초반에는 겨우 이정도로? 했다가 그 언급하신 중반의 국면 전환 이후로는 사실상 주인공으로 충분한 활약을 보여준 것 같구요.
+ 라이언 존슨은 이번에 '나이브스 아웃' 부제를 붙여야 했던 것이 매우 싫었다고 하네요. 하긴 최근 케네스 브래너가 만드는 그 시리즈의 속편 제목을 '오리엔탈 특급 살인: 나일 강의 죽음' 이렇게 지은 셈이니까요. 심정은 이해가 되지만 나이브스 아웃이라는 히트한 전작의 후광을 써먹어야 하기 때문에 비즈니스 적으로 당연한 결정이었겠죠. 넷플이랑 감독, 다니엘 크레이그가 애초에 두 편 계약을 했다니 최소한 한 편은 더 볼 수 있겠네요.
++ 작년 한 해 동안 돈 많은 상류/특권층 주인공들이 어디 섬 같은 외딴 곳에 놀러갔다가 아주 괴상하고 위험한 일을 겪는 내용을 다룬 작품들이 여럿 나와서 아예 이런 장르를 따로 구분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오더라구요. 이 작품 포함해서 <더 메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슬픔의 삼각형>, 상당히 화제가 됐다는 HBO 시리즈 <화이트 로투스> 등이 나왔고 아들 크로넨버그 신작 <인피니티 풀>도 이런 내용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