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꼭 가르치고 싶은 능력이라는 게... 당연히 한 두 가지가 아니겠지요. 그 중에 딱 하나만 꼽아보라면 제가 늘 빼놓지 않았던 것이 '집중력' 이었는데, 요즘은 다른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말솜씨도 그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무슨 명언을 줄줄 읊거나 사기꾼에 가깝게 스토리텔링을 하는게 아니라, 그냥 자연스럽게 의사전달을 명확하게 하고 상대방이 편안하게 들을 수 있게 해주는 능력이요.

 

요즘은 대학 입시에서도 면접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그 전 세대인 저만 해도 일단 취업시장에 나서는 순간 면접을 통과하지 못하면 일할 기회 자체가 없는 거잖아요? 근데 그 짧은 면접시간에 뭘로 승부할 수 있을까요. 엄청난 심층면접을 할 게 아니라면, 대개는 외모와 태도, 그리고 말솜씨에서 승부가 갈려버릴 겁니다.

 

직장 생활을 하고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사회 생활을 힘들게 하는 말버릇, 말솜씨가 몇 개 보이더군요. 그 사람이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 건 아니고 그냥 습관이 그리 붙었을테니 그거 가지고 그 사람을 얕보거나 업무상 낮게 평가하지는 않으려고 의식적으로라도 노력을 합니다만... 아 사실 쉽지 않아요. 제가 뭐 대단히 전문적인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제 담당 업무 수준에 적합한 능력을 가진 사람은 아주 많으니 그 중에서는 말 잘 하는 사람이 더 상대하고 싶을 수밖에요.

 

뭐 사실 별 것도 아니고 예를 들면 이런 거죠

 

- 말하는데 사람 잘 안쳐다보고 시선을 어디에 둘지 모르는 경우

- 습관적으로 말끝을 흐리거나 헤헤 웃는 걸로 문장을 맺어서 문장의 결론을 잘 모르겠는 경우

- 아... 음.... 그러니까.... 같은 추임세가 한 문장에 두 번 이상씩 꼭 들어가는 경우

- 담배를 많이 피워서 그런가... 가래라도 끓는지 매번 음음 음음 헛기침 하면서 말하는 경우

 

그리고...

 

- 목소리가 짜증나는 경우

 

사실 위에 것들은 습관에 가까우니 피나는 훈련으로 극복한다고 치는데, 목소리는 이거 뭐 성형을 할 수도 없고... 사실 저부터가 제 목소리가 너무너무 싫어요. 일이 있어서 제 통화내용 녹음하고서 들어볼때면 늘 좌절합니다. 앵앵앵. 무슨 모기 소리도 아니고. 의식적으로 저음으로 이야기하려고 노력하면 또 발음이 불분명해지고 말끝이 흐려져요. 그나마 울렁증이 심하거나 심각하게 안좋은 말버릇은 없는것 같아 어째어째 사회생활을 버티고 있습니다만... 아이를 기르면서 이쪽도 의식적으로 가르쳐줄 수 있는 거라면 가르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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