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사실 전 아직도 헷갈립니다. 아다치 미츠루인가, 미츠루 아다치인가!

벌써 몇 번을 남에게 설명을 들었음에도 적을 때마다 고민하게 되는데, 제게 익숙한 게 '미츠루 아다치'인 걸 보면 아마 '아다치 미츠루'가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암튼 드라마는 끝났고. 어제 장문의 비난글(?)을 적었지만 괜히 뭔가 아쉽고. 마침 제가 아다치 만화 덕후이고 해서 적어 봅니다.

애초에 작가가 H2 팬임을 인증한 작품이고 하니 나쁜 뜻 같은 건 없구요. ^^;


또 아다치 만화들의 설정이 실은 굉장히 뻔한 것들이 많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작가가 워낙 대놓고 오마주를 하다 보니 별 것 아닌 것도 연관지어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역시 그냥 재미로 봐 주시길. <-


그리고 당연히 '응답하라 1997'과 아다치의 많은 작품들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다는 것도 양해를;


1.

일단 제목부터 '러프'를 떠올리게 하죠.

좀 오버 같긴 했지만 엊그제 마지막 회의 마지막 나레이션

'들리는가, 들린다면 응답하라, 나의 90년대여.'

를 듣고 나니 역시 러프 맞았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러프 해적판(...)에 나오는 비슷한 대사는 대략 '들립니까?  (중략) 들리면 응답하라 오버.' 였습니다.

별 특이한 대사도 아닌데 오버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게 워낙 중요하고도 유명한 대사라서요.


2.

[사이 좋은 형제가 동시에 가족처럼 지내는 옆 집 소꿉친구를 좋아하게 되는데, 둘 중 심하게 잘난 쪽이 대놓고 대쉬하지만 소꿉친구님께선 애초에 (매우 상대적으로;) 못난 쪽으로 마음을 굳혔고. 못난이(...) 쪽은 형제를 생각하는 맘에 자기 감정을 피하려 하지만 결국...]


적어 놓고 나니 포털 메인의 뉴스 기사 제목 같네요. -_-;;

암튼 이건 당연히 '터치'의 우에스기 형제와 미나미와의 관계겠지요. 여자 역할의 성격이 심하게 다르긴 합니다만.


3.

[어려서부터 서로 호감을 갖고 있었지만 두 명의 마음이 동시에 통하질 못 했고, 가까스로 좋아한단 맘을 스스로 깨달았을 땐 연애질 진행중]


H2의 히로와 히까리. 이거야 뭐 수돗가 장면 하나로 설명 끝나는 부분이구요.

가만 보면 히데오와 태웅의 캐릭터가 살짝 겹치는 부분이 있기도 해요. 업무 능력은 먼치킨에 바르고 곧고 다정하지만 뭔가 허당기가 있는데다가 개그는 재미 없는.

그리고 이건 정말 억지지만 H2가 해적판으로 나오던 시절 두 주인공의 이름이 '태'영과 영'웅'이었... <-


아. 그리고 윤제, 태웅의 관계는 '러프'의 야마토 케이스케와... 제 기억 저 편으로 사라진 이름을 가진 수영 선수(...)의 관계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특히 태웅이가 윤제에게 '나도 시원이 엄청 좋아하고 적극적으로 대쉬할 테다. 승부하자'는 식으로 얘기하는 장면에서 닮았단 생각을 잠깐.


4.

[동네에 살인/강도/성범죄자가 돌아다니는데 연락도 없이 늦게 들어오는 여주인공. 관심 없는 척 하다가 후다닥닥 달려나가서 여주인공을 구하고 화를 내는 남주인공. 이어지는 묘한 분위기]


워낙 흔한 설정이긴 하지만 아다치 미츠루가 워낙 좋아하다 못 해 아무 때나 써 먹는(...) 설정이어서요. 아마 H2에서만도 조금 디테일을 바꿔서 두 번은 써먹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5.

[주요 인물의 급사]


이것도 아주 흔하긴 하지만 아다치가 참 파렴치할 정도로 잘 써먹는 설정이어서;

뭔가 갈등 좀 만들거나 국면 전환 좀 되겠다 싶으면 당연한 듯이 등장하죠. 뭐 나중엔 스스로 패러디하면서 개그로 끝나는 경우도 많았지만요.


6.

그 외의 자잘한 것들이라면

[자기들끼리 룰루랄라 즐겁고 다정하며 철 없는 부모들] <- 역시 아다치 만화엔 꼭 등장하구요.

[생일 때마다 특별한 선물 받기, 특히 반지] <- '크로스 게임'인가에서 그랬을 겁니다.

[좋아하는 사람 옆에서 잠을 설치는 주인공] <- 역시 흔한 장면이긴 해도... ^^;

[개구리를 무서워하는 사람] <- H2의 흉악하지만 맘은 착한 공갈포 히로타 사촌(이름이 기억 안 나서...;)이 개구리를 무서워했단 얘기가 나오고. 다른 작품에서도 몇 번 나옵니다.

그리고 [야구]. 시원 아버지의 직업이 야구 감독이잖아요. 배경이 부산이니까이기도 하겠지만 뭐 겸사겸사 정도로 생각합니다.



...까지 적다 보니, 뭐 생각 외로 그리 엄청 많진 않고 또 그나마도 디테일은 여러가지로 변화를 많이 주긴 했네요. 

급 뻘쭘해졌지만 여기까지 적어 놓은 게 아까워서 그냥 올립니다. <-


덤으로 전에도 올렸고 시청자분들은 지겹도록 들으셨을 윤제-시원의 테마나 올리면서 마무리하지요.



+ 근데... 또 뭐가 있을까요. 보면서 '아다치잖아!'라고 외쳤던 건 많은데 생각나는 건 이게 다네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3831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3117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3530
1167 듀게 대나무 숲에서 소리 좀 지르렵니다. [41] 수지니야 2011.02.07 5185
1166 한류가 일본을 덮친다 하지만 사실 우리나라를 일류가 뒤덮고 있는 거 아닌가요 [27] 사과씨 2011.08.07 5178
1165 응4 정대만-삼천포-해태 잡담.(8화 스포 있음.) [10] 자본주의의돼지 2013.11.10 5133
1164 업계 용어 정리 [15] 남자간호사 2012.02.17 5108
1163 김여진 황의건 해프닝 관련 경향신문기사네요... [21] 연금술사 2011.06.16 5051
1162 말로만 듣던 친한 친구의 다단계 권유를 직접 경험했습니다 -_- (이야기 다소 깁니다) [10] 루이스 2010.08.15 5049
1161 대형사건 터진듯 -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 [13] soboo 2012.12.11 5012
1160 짝사랑 할 때요... [30] 라곱순 2012.05.26 4998
1159 내 월급 빼곤 다 올랐어.jpg [13] chobo 2012.05.24 4995
1158 [바낭] 병따개 없이 병맥주 뚜껑 따실 수 있는분? [40] 마음의사회학 2012.11.18 4977
1157 유아인 생각 있는 젊은이군요 [28] ML 2012.12.23 4968
1156 [개바낭] 웰시코기의 털갈이는 참 무시무시하죠..:D...ㅠㅠ [15] 프픗 2013.01.28 4966
1155 딴지일보 폭파 [12] rollingbears 2011.07.21 4962
1154 [투덜투덜바낭] 겪고 겪고 또 겪어도 참 이해가 안 가는 사춘기 여학생들의 행동 패턴 [28] 로이배티 2012.05.09 4937
1153 장동건 아저씨삘 나네요 [24] 가끔영화 2011.10.07 4919
1152 이정희를 마녀사냥하지 맙시다. [34] 데메킨 2012.12.22 4912
» [바낭] '응답하라 1997'에 사용된 아다치 미츠루 작품의 영향 정리... 를 해 보고 싶었던 게시물 [19] 로이배티 2012.09.20 4897
1150 역겹네요 [고교 교장이 女제자에 1년간 ‘변태 성행위’ 강요 혐의] [20] sweet-amnesia 2011.06.15 4894
1149 현대판 개미와 베짱이 시리즈 모음 [8] bap 2011.06.15 4890
1148 [포탈 바낭] 바닐라 크레이지 케이크 먹었어요. [6] 타보 2010.07.14 488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