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14 21:38
<촉각의 경험> 을 가장 먼저 봤지만 <0과 1 사이> 를 보고 아 이 작가는 진짜 주목해야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잊고 있다가 작품집이 연달아 두 권이 나와서 바로 사버렸네요.
두 권을 한꺼번에 읽고 난 감상은 지금도 좋지만 이 다음이 너무 기대된다 정도?
재밌는 건 다른 작품들을 다 읽고 난 뒤에도 저에게 있어 최고는 여전히 <0과 1 사이> 라는 거에요.
가장 하드하면서도 가장 정치적이고 또 그러면서도 하드SF특유의 '가오' 도 별로 없이 일상적이고 한국적인 부분을
정말로 잘 캐치해 (아줌마들 반상회 수다에서는 진짜 소름끼치더군요.) 내는 동시에 작가의 감정이 잘 녹아들....
......쓰다 보니 완전 용비어천가 지만 ;;
뭐 여튼 감동적이라는 거죠. ;;
<미래로 가는 사람들> 은 일단 스케일에서 압도하더군요. 가장 기억에 남는게 두 번째 에피소드인데
본의아니게 신의 역할을 떠맡은 한 사람의 고민이 잘 드러나서 좋았어요. 마지막에 귓속말로 속삭이는 것도
음. 네 좋았어요. 정말로
다만 <종의 기원> 과 <그 후..> , <지구의 하늘에는 별이 빛나고 있다> 는 재밌게 보면서도 제가 살짝 겉돈다는
느낌이 들어서 왜 그럴까 생각을 해보니.. 뭐랄까... 너무 작가의 보이지 않는 손이 직접적으로 느껴진다고 할까요.
<인류> 라는 키워드로 관심이 쏠리도록 (그것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안배시켜놓은 것이 좀 인공적인 설정 같아서
맥이 빠지더군요. 뭐래는 거야..;;
<마지막 늑대> 는 왠지 이야기가 시작하다 만 거 같아서 조금 아쉽더군요.
<다섯 번째 감각> 은 초기에 쓴 글 티가 나고 조금 느슨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도 좋더군요. 이건 아무래도
음악이 메인으로 등장하는 이야기는 무조건 환장하는 제 개인적인 취향 탓이겠죠 ;
<거울애> , 이야기도 좋지만 무엇보다 주인공의 캐릭터가 왠지 친숙해서 생각을 해보니 왠지 느와르나 하드보일드 탐정물에
등장하는 시니컬한 탐정과 많이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봤어요. 역시나 입에서 놓지 않는 담배를 보면서 왠지 웃기기도 하고
<노인과 소년> 은 뒤통수 제대로 맞았죠. 마지막에 실린터라 기대감이 증폭되기도 했고 고어체에 수도원이 나오길래 오
진화신화처럼 시치미 뚝 떼고 과학 얘기 하려나 보다 하고 책장을 넘겼는데.... 아니 정말 이게 끝? 사제가 양자역학정도는 줄줄
읊어줘야 되는거 아니야?!
책을 이렇게 맛있게 읽은 것도 정말 오랜만이네요. 결론은 강력 추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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