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10 12:54
그저께 방사선때문에 강착원반 주변의 블랙홀에는 접근을 할 수 없다고 게시글을 썼는데 그건 천체물리학적인 상식 수준의 이야기였고요...
이번엔 과연 영화 안에서처럼 시간이 지연되려면 어느 정도의 가속도나 중력이 적용되는지 간단히 계산해 봤습니다. 이 계산이 별로 어렵지는 않아요. 고등학생 수준의 삼각함수만 알아도 충분히 계산 가능합니다.
시간과 공간이 상대성 이론에서는 똑같은 좌표평면에서 취급되기 때문에, 시간축을 기울여서 공간축쪽으로 기울이는 방법으로 속도를 구하면 됩니다. 이렇게 기울여서 90도 기울이면 시간축의 1초가 공간축의 약 30만 킬로미터와 눈금이 일치가 됩니다.
밀러행성의 경우 1시간이 외부의 7년에 해당된다고 나오는데, 1년이 8760시간 (24*365) 이므로 7년은 61230시간입니다.
그러면 1시간대 61230시간의 비율은 0.00001633186 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속도로 달리면 1시간이 7년으로 늘어나는가 하면... 1- sin( x ) = 0.0000163186 일때의 x 의 속도 (광속대비)로 달릴 때 1시간이 7년이 됩니다.
울프램 알파에 넣어서 계산해보면 0.99998368140... 이네요...!
즉 광속의 0.999983배 속도까지 가속된 우주선 안에서 1시간이 7년이 됩니다. 광속이 299792458 m/s 이니깐 여기에 이 속도를 곱하면 299787565 m/s 까지 가속해야 되는군요.
밀러행성이 그만한 가속도를 받는 중력권 안에 있으므로 착륙선이 그 행성에서 탈출하려면 299787565 m/s, 즉 초속 29만9천7백8십7 킬로미터까지 가속해야 중력으로 왜곡된 시공간에서 지구와 같은 정도로 시간이 흐르는 공간으로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어휴, 지구 중력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도 몇천톤의 연료가 필요한데 조그만 착륙선이 내장 연료만으로 거의 광속에 가깝게 가속이라...
아이고... 계산해보니 인터스텔라는 하드SF기는 커녕 시간왜곡을 영화적 소재로 삼기 위해서 과학적 사실을 깡그리 무시하고 나가는 스페이스 오페라로였군요 (...)
2014.11.10 12:59
2014.11.10 13:01
저도 그 이착륙에 대해 고민하면서 떠올렸던게 가까운 곳에 블랙홀이 있으니까 양 쪽의 중력이 동시에 작용하는, 즉 달과 태양이 지구를 중심으로 일렬로 설 때의 만조처럼, 구간을 이용해서 빠져 나온게 아닐까 하는 추측까지 하게 되더군요. (타 천체의 중력을 이용하여 가속도를 얻는 게 가능한지는 모르지만.....) 밀러 행성은 몰라도 만 행성에서 빠져나오고 난 후 블랙홀로 빨려드는 걸 보면 만 행성에선 그런 방식으로 탈출했을지도 몰라요. (그런 상황에서 알류미늄 우주선의 강성 문제도 있겠지만....)
2014.11.10 13:33
시간의 흐름은 블랙홀의 중력 영향이고.. 행성 탈출 속도는 행성의 중력의 영향을 탈출하는 것이니까 다른 문제 아닌가요? 이미 행성의 관성계에 있으므로 행성은 블랙홀의 주변을 공전하고 있으니까 블랙홀로 인한 공간 왜곡은 이미 극복된 게 아닌지..
2014.11.10 14:57
밀러 행성 중력장하고 블랙홀 중력장 둘다 벗어나야 시간의 흐름이 지구와 같은 공간으로 나오죠. 근데 블랙홀 중력장이 행성 중력장하고는 비교도 안 되게 크기 때문에 사실 밀러 행성이 구심력으로 블랙홀에 빨려들어가지 않고 버틴다 치더라도 밀러 행성의 물이 블랙홀 방향으로 끌린채로 유지된다면 기조력으로 파도치는걸 넘어서 블랙홀로 다 빨려 들어갔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착륙선도 행성을 벗어나서 블랙홀 중력장에서 빠져나올 때 광속의 0.9999배로 가속해야 되고...
2014.11.10 14:04
전 지구중력에서 탈출할 때 3단 분리하는 로켓을 사용하는 걸 보고 뭥미 다른 행성에 착륙하면 이륙 안 하나 했어요. 음... 웜홀 통과할 때 외계기술의 세례라도 받았다고 생각하렵니다.
2014.11.10 14:50
2014.11.10 15:01
로렌츠 변환은 특수 상대성 이론에서 시공간의 좌표 변환할 때 쓰는 수식이고요, 내용도 사실 시간축의 제곱과 공간축의 제곱으로 시공간상에서의 거리를 구하는 공식이라 보시면 됩니다.
시공간의 축변환만 단순 계산할때는 그냥 시간축은 1초=30만킬로미터짜리 공간축으로 변경해서 삼각함수로 계산하면 됩니다. (로렌츠 변환은 그런 축변환에 더해서 기준점에서의 위치좌표 변경까지 더해지는 것임)
2014.11.10 15:28
2014.11.10 16:01
로렌츠 변환을 사용하는 경우는, 가령 정지한 관성계에 대해 거의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관성계 내의 물체와 상대적 운동을 하는 물체의 좌표를 정지한 관성계의 시간에 대한 좌표로 계산한다거나 하는데 쓰는 것이므로, 인터스텔라의 경우에 예로 들어본다면 밀러 행성에서 탈출하는 우주선이 시간에 따라서 어떤 공간좌표에 있는가 이런걸 계산하는데 매우 유용합니다. 물론 그 역함수로 행성 근처에서 얼마나 시간이 느려지는가도 계산을 할 수 있겠지만... 문제는 블랙홀의 질량, 행성에 걸리는 중력가속도의 크기 이런 파라미터는 하나도 알 수 없고 유일하게 영화에 나온 대사로 '행성 표면에서의 1시간이 외부관성계에서는 7년' 이라는거죠. 물론 로렌츠 변환식에 넣어서 계산해도 됩니다. 그 경우 로렌츠 변환식에 제가 위에서 구해놓은 탈출속도를 분모의 제곱으로 해서 넣으면 외부 관성계 시간에 따른 상대적인 우주선의 탈출 위치 (행성보다는 블랙홀에서 어느정도로 멀어지는가) 및 그 위치에서의 우주선 내부의 주관적 시간 경과를 계산할 수 있지요. 근데 해보시면 아시겠지만 외부 관성계의 특정 시간에 우주선의 특정 위치와 우주선 시간을 구할 수는 있지만 그 우주선이 블랙홀 중력장으로부터 거의 벗어날 때까지 경과한 우주인들의 시간은 로렌츠 변환을 적분해서 구해야 됩니다. 오 쉿... 뭐 영화에서는 그 정도는 군사용 로봇이 대신 해주는 정도로 퉁치고 넘어갈 수 있지만... (사실 군사용 컴퓨터의 용도란게 시간과 공간좌표를 가지고 적분을 통해 탄착점을 계산하는데 쓰니까 현실과도 맞아 떨어지긴 하죠)
로렌츠 변환식도 자세히 보시면 그 식의 내용이 빛의 속도에 가까와지면 속도가 단순히 더해지는게 아니고 속도를 제곱한다음 광속의 제곱으로 나누고 그 수의 제곱근을 더하는 식으로 해서 최종 속도가 광속을 초과하지 않게 하는 변환입니다. (특수 상대성 이론: 빛의 속도보다 더 빠른것은 없다) 이 과정에서 쓰여진 제곱과 제곱근은 사실 시공간상에서 길이 단위(시간도 길이로 표현됨)의 광속의 속도로 넓어지는 원 안에 운동하는 물체를 위치시키는 수식이기 때문에 그냥 원 위에서의 좌표를 최대값으로 놓고 삼각함수만 사용해서 시간축이 공간축으로 얼마나 기울어져야 하는가를 찾아낸 게 그냥 제가 단순하게 행성에 가해지는 가속도(=중력장)을 계산한 방법인 겁니다.
상대성 이론 너무 어렵게 생각하실 필요 없어요. 상대성 이론에서 1초=약30만km의 좌표로 놓고 시간도 3차원 공간과 직교한 네번째 좌표로 놓는다는것부터 시작해서, 로렌츠 변환의 경우는 그런 시공좌표계에서 물체의 운동 속도가 어떤 경우라도 빛의 속도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속도의 덧셈 조작인거고. 물론 더해지는 수가 그냥 스칼라가 아니기 때문에 로렌츠 변환으로부터 시간왜곡의 정도도 산출할 수 있지만 1시간=>7년의 변환을 구할 때 굳이 로렌츠 변환식에 넣어서 골머리 아프게 계산하기 보다는 그냥 시간축이 어느정도로 공간축에 가까와야 그렇게 늘어지면서 정지좌표계로 프로젝션되는가...를 보는건 그냥 사인 코사인만 써도 나옵니다...
2014.11.10 21:36
2014.11.10 21:38
2014.11.10 15:25
초딩때부터 동아대백과사전 우주, 지구과학편을 여러번 읽고 중학교때 이미 인공위성 함수식을 혼자 정복한 우주덕후에다 학력고사 볼적에 물리에다 지구과학 선택해서 만점 받았었는데.... 그 뒤로 너무 공부를 안했네요. 본문글을 하나도 못알아 듣겠어요. 흑~
그래서 결론, 아...이 영화는 아는게 병, 모르는게 약이될 수도 있는 영화로구나 ㅋ
2014.11.10 17:54
에고 제가 잘못 계산했네요. 로렌츠 변환식에 넣은 내용과 삼각함수로 계산한 내용이 같은 줄 알았는데 결과가 다릅니다.
로
렌츠 변환식에 지연시간이 61230배가 되는 속도를 계산했더니 (계산방법은 울프램 알파에 로렌츠 변환을 다음과 같이 입력하면
됩니다.
61230 = 1 / sqrt( 1- (v)^2 / (c) ^2)), c=299792458m/s
그러면 결과(v) 가 c * sqrt(3749112899)/61230 으로 나옵니다. 다시 수치로 계산하면 0.99999999986663511786125693346367108853731356426261807131629... 이네요.
즉 밀러행성은 블랙홀 공전궤도를 0.9999999998666c 의 구심력 속도를 발휘하면서 돌고 있어야 밀러행성에서 저런 시간 지연이 가능한겁니다(...)
사실 광속의 99.9퍼센트로 달려도 22배정도밖에 시간이 느려지지 않아요. ( http://hkpark.netholdings.co.kr/web/manual/default/manual_print.asp?menu_id=107589&id=2717 참조 )
1시간이 7년이 되는 시간지연이 가능한 우주선은 광속에서 0000000001333...% 만 느려게 날아야 한다는거죠.
인터스텔라, 과학적으로는 개뻥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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엌 삼각함수 너무 반갑다는....
시간과 공간이 같은 좌표공간도 아닌 평면 위에 있다니;; ㅎㄷㄷ;; 광속의 0.9라면;;;
물리학 전공자가 아닌 저로서는 늘 감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