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서 오랜만에 봤습니다. 뭐랄까 2000년대 중반에 처음 봤을 때는 제 일본어와 영어가 능숙하지 못해서 통역이 잘 이뤄지지 못했다는 걸 이해 못했는데, 산토리 타임이라는 영상광고 찍을 때 CM감독과 밥 해리스(빌 머리) 사이의 통역가가 통역을 진짜 못하더군요(...). 영상광고감독은 지면광고 감독보다 까다로운 면이 있어요. 감독은 밥에게 “산토리는 비싼 술이란 말이야! 상냥하게 친구를 대하듯이 말하라고!” 라고 외치죠. 그런데 통역은 “카메라를 보고 천천히 말하세요” 라고 대충 의역해버립니다...(...) 밥이 뭔가 더 길게 말하는 거 같은데 아닌가요? 라고 묻지만 이 영화에서 소통을 담당해 줄 사람들이 소통을 방해한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의외로 소통이 되는 건 지면 광고 촬영 때에요. 007같이 흉내내 달라면서 숀 코너리는 어떠냐고 하자 촬영감독은 숀 코너리가 별로라며 로저 무어같이 해달라고 하죠. 뭐 어쨌든 소통은 약간 이뤄집니다.

그러나 그런 상황보다 마음을 터놓는 건 샬롯(스칼렛 요한슨)과 대화하면서인 것 같아요. 처음 바에서 만났을 때 술을 보낸 둘 사리에 그 다음 바에서 같이 앉았을 때 나눈 대화가 인상적인데요. 샬롯이 “포르쉐는 사셨나요?” 라고 묻죠. 이 대사의 진짜 의미를 알 게 된 것도 최근입니다. 중년의 결혼생활 위기를 경제적 일탈 같은 걸로 넘긴다...는 뜻이 담겨져 있더라고요. 이 둘끼리 다니는 여정이 재미있는데 개인적으로 웃펐던 건 샤브샤브 집에서 고기가 비슷해보여 차이를 알지 못하고, 손님이 직접 요리해 먹는 상황에 대한 거였습니다.

샬롯은 낮선 도시에서 의지할 상대도 없고 문화적 거리감에 외로워 하다가 잠시 의지할 상대를 만난 것 같아요. 그게 잠깐이지만 밥이었던 거겠죠. 둘이 마지막으로 무슨 대화를 주고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요.

그외에 도쿄는 2003년에도 화려했다는 인상이 강하면서도... 이제는 일본생활에 그다지 흥미를 보이지 않게 되어서 그런가 세계 어디나 다 사람사는 곳이면서 일본은 약간 괴랄(?)한 면이 있다는 걸 새삼 다시 느끼네요. 중간의 스트립클럽은 제가 처음 봤을 때에는 못 봤던 거 같은데 다시 보면서 저런 걸 왜 하냐...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말이죠.

아무튼... 요즘 느끼는 건 한국이 제일 살만하다...?ㅎㅎ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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