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명동 중앙우체국 화교거리의 도향촌(稻香村)에 들렀더니, 운 좋게도 '산사고'가 들어와 있더군요. 







ㅡ 산사고란 산사나무로 만든 양갱 비슷한 것입니다.

실제 한의사의 말을 빌어보자면, 약재를 가공해서 묵이나 젤리처럼 굳혀놓은 걸 '고'라고 부른다는군요. 그런데 잘못 만들면 약간 텁텁해지는 팥양갱과 달리, 산사 열매는 새콤하기 때문에 뒷맛도 깔끔합니다. 또한 한약재로서의 산사나무 열매는 소화촉진에도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산사고는 기름진 중국 음식을 섭취한 뒤에 디저트로 먹기에 딱 좋은 과자인 셈이죠. 








ㅡ 딱 요놈들처럼 말입니다.(....) 

이 때가 대략 09학번 아가들이 1학년 새내기이던 시절입니다. 만날 선배들(이래봐야 저한텐 둘 다 까마득한 후배지만...;;) 소맥에 쩔어(?)사는 게 어리해보여서, 학회실에서 눈에 뵈이는 놈들 명동으로 잡아끌고 갔더랬습니다. 그리고 신세계 옆에서 신세계를 좀 보여줬죠(...) 

하여간 기름진거 먹고 나서 산사고 하나씩 쩝쩝대면 참 좋았더랬죠. 명동 중화가가 의외로 식대가 비싼 편도 아니고 ㅡ 술값보다 솔직히 쌉니다 ㅡ 산사고 하나 낱개 가격도 그 때나 지금이나 1개에 1200원이니. 이 때만 하더라도 항상 진열대 아래쪽 선반에 산사고가 있던 시절.








도향촌은 중화요리집이 많이 모여 있는 명동 거리에 있습니다. 이 사진 오른편 끝에 보이는 회색 빌딩 1층에 입점해 있음. (사진에는 딱 그 앞에서 잘려갖고 안 나옴..;;) 사실 산사고보다는 중국 과자 월병(웨삥)을 전문점으로 파는 가게인데, 산사고도 취급하긴 합니다. 사실 월병보다 산사고가 싼 편입니다. 그런데 한두 해 전부터는 월병 쪽에 집중(?)하느라 잘 안 들여놓더군요. 가게 분한테 여쭈어 보니 '시간날 때만 만든다' 라고...








그런데 최근 그 앞을 지나다 말고 혹시나 싶어 오랫만에 들어가봤는데, 떡하니 있으니.... 참 반갑더군요. 저로서도 거의 2년만에 보는 거라 바로 그 자리에서 여덟 개를 한번에 질러버렸습니다.(....) 그랬더니, 제 옆에서 월병 포장 세트를 계산하던 웬 젊은 커플이 제가 막 반가워하면서 막 계산하니까 "이거 맛있어요?" 하면서 두 개를 따라 지르더군요(...)

몇 개는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로 주고 두어 개는 냉장고 냉동실에 싸서 넣어놨습니다. 희한하게 얼지도 않습니다. 갓 꺼내면 차갑고 쫀득한 것이 디저트로서는 제격입니다. 다음에는 언제 또 나올까요.... 사실 금전 시간에 여유가 있으면 아예 가게에다 상당량 주문을 해 버려도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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