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케멘에 대한 잡상

2014.03.24 23:56

칼리토 조회 수:1468

라면을 좋아합니다. 신라면을 비롯한 인스턴트도 좋지만.. 쉽게 만나기 힘든 일본 라멘도 좋아합니다.


일본에서도 많이 먹어봤고 국내에서도 이렇다할 라멘을 많이 먹어봤지요. 하카다 분코도 좋지만.. 최근에는 부탄츄도 좋아합니다.


얼마전에는 논현역 라멘모토에서 츠케멘을 먹어봤는데.. 점심시간에는 줄이 서는 인기있는 가게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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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츠케멘은 라면 천국 일본에서도 마이너한 라면입니다. 꼬들하고 탄력있게 삶아낸 면발을 따뜻하고 짭짤하고 기름진 육수에 적셔 먹지요.


한국에서 이 마이너한 라멘을 먹을 수 있다는 건.. 제법 한국의 외식 시장도 다변화된 증거가 아닌가 싶습니다.


김이 오르는 육수에 꼬들한 면발을 적셔 후루룩 소리를 내가며 한입 먹습니다. 너무 딱딱한 면발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일본에서 먹은

츠케멘도 그랬던것 같습니다. 얼핏 보면 해장으로 좋을 것도 같지만.. 숙취에 시달린 후배는 사포로 위장을 문지르는 느낌이라는 독창적인

표현으로 츠케멘을 정의했었더랬지요. 과연.. 먹고나니.. 조금 속이 쓰린 것도 같습니다.


츠케멘은 인간의 호기심이 먹거리에 집중할때 어느 수준까지 나아갈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사례인 것 같습니다.

그 자체로 충분할 것 같은 라멘을 새로운 방식으로 먹고자 시도한 샘플이라고 할까요. 물론 완벽한 성공작이라기 보다는 컬트팬을 거느린

독창적 작품에 가깝습니다만.


한국에서 만난 츠케멘은 과거의 어느 시절, 후배들과 더불어 U2의 사이타마 공연을 보러 갔던 그 시절로 저를 데려갑니다.

일본 여행에 들뜨고 호텔방에서 술을 퍼마시고 고성방가를 하다가 지배인에게 한소리를 기어코 들었던 치기 어린

젊은 시절의 한때, 숙취를 부여잡고 그 다음날 만난 츠케멘을 떠오르게 합니다.


어떤 이에게는 배고픔을 때우는 수단으로써의 음식이지만.. 음식은 때로 우리가 살아온 시절을 되돌이키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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