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83화였으니 이제 2/3를 넘었습니다. 흐름상 이제 절정 직전의 준비 단계쯤 되는 것이고 내용상으로도 그렇습니다.


- 일단 주요 등장 인물들이 초반에 보여왔던 진상, 찌질스러움이 거의 해소되었습니다.

안내상은 멀쩡한 사업가가 되었고 이젠 성질도 안 부리고 진상질도 거의 안 해요. 물론 개그를 위해 가끔은 그러지만.

윤유선도 그럭저럭 적응해서 잘 살고 있죠. 하긴 이 분은 애초부터 진상도 찌질도 아니었지만.

종석군은 power of love으로 이젠 그냥 공부 못 하는 귀엽고 착한 아이 정도가 되어 있습니다.

크리스탈은 여전히 못 돼 먹었지만 이 캐릭터는 애초에 그냥 개그용인 것 같아서...

박하선은 어쨌거나 이제 마음 열고 지가 하고 싶은 연애 잘 하고 있죠. 

백진희 캐릭터는... 좀 복잡해서 아래에서 다시;


- 그리고 러브라인-_-관련 캐릭터들의 입장도 대략 거의 1차 정리는 끝났습니다.

커플 된 사람들도 있고 짝사랑 캐릭터들은 이제 초반의 아웅다웅 내지는 자기 부정-_-단계를 지나 본인들 입장은 다 정리했죠.

그러니 이제 본격적인 시련과 갈등(...) 단계를 맞을 준비가 되었다는 얘기이므로 러브라인 싫어하시는 분들은 마음의 준비를 하시든가 아님 슬슬 이 프로를 떠날 준비를 하시는 게...;


- 재밌게 보고 있긴 하지만 맘에 안 드는 구석들이 좀 있긴 합니다.

1) 일단 제목부터 '짧은 다리의 역습'이라고 해서 찌질 루저 취급받던 우울 인생들의 성장담에 비중을 두지 않을까 기대 했었는데. 어느샌가 은근 슬쩍 그런 내용들이 다 해결이 되어 버렸네요? -_-;; 위에도 적었듯이 이젠 다들 성격 좀 특이한 걸 빼면 너무나도 멀쩡하죠. 여기에서 어디가 더 멀쩡해지고 얼마나 더 성공할 구석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그렇다면 결국 이제 남은 건 러브 라인 뿐이란 얘긴데... orz

2) 후반에 들어가면 캐릭터들의 비중이나 역할이 오락가락하게 되는 건 이 시리즈의 어쩔 수 없는 전통-_-이긴 한데... 백진희 캐릭터의 요즘 모습을 보면 참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이번 하이킥이 처음 시작했을 때 그래도 가장 많이 공감을 샀던 캐릭터였고 개그도 많이 터뜨리는 편이었는데. 요즘엔 그냥 윤계상 짝사랑하는 것 외엔 별로 하는 일이 없어 보여요. 차라리 궁상스럽단 얘길 듣더라도 취업과 가난 극복에 목숨 거는 캐릭터를 유지하는 게 좋았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 앞으로는 어떻게 전개가 될까... 를 생각해 봤습니다.

1) 안내상 & 윤유선 부부 이야기는 이제 나올 게 별로 안 남은 것 같습니다. 막판에 도망갔던 친구 얘기나 나온 후에 대충 정리되면 끝일 것 같고.

2) 줄쌤 & 박지선 러브라인은 결국 설정으로만 끝나버릴 것 같죠? 어제 나왔던 미래의 줄쌤 애를 봐도 그냥 백인이던데요.

3) 박쌤 & 윤쌤은 벌써 연애를 시작해 버렸으니 당연히 위기를 맞든 깨지든 하겠죠. 아마도 조만간 고영욱이 재등장하지 않을까 싶고 막판에 또 박하선에게 사기친 사람 얘기 잠깐 나오겠고. 이 두 사람은 연애 문제 얽힌 걸 빼면 남은 할 얘기가 없네요. 둘 다 사회적으로 아주 멀쩡한 사람들이니.

4) 진희, 계상은... 역시 러브 라인 정리 빼면 별로 할 얘기가 없죠? -_-;; 뭐 일단 오늘 백진희가 (이제사-_-) 태도를 분명히 했죠. 떠나는 걸 붙잡진 않아도 가기 전까지 할 일은 다 해 보겠다는 느낌이고 대략 그런 식으로 전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음. 그리고 백진희는 결국 보건소를 떠나 다른 직장 찾겠죠. 사랑따위 뭐 중요합니까. 정규직으로 괜찮은 직장만 찾아 떠나면 백진희는 해피 엔딩인 겁니다.

5) 종석 - 지원 - 계상은... 역시 러브 라인이긴 한데 위와는 좀 다른 느낌입니다. 계상은 지원을 돌보고 지원은 종석을 돌봅니다. 그리고 종석은 지원을 좋아하고 지원은 계상을 좋아하죠.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우기자면 없지는 않아 보이는 관계인데... 그래서 이 경우엔 러브 라인일 지라도 정리만 깔끔하게 잘 해 주면 '인물 성장담'과 잘 엮을 수 있을 것 같아 조금 기대를 하고 있어요. 바라기론 맨날 민폐만 끼치고 남의 보살핌만 받던 종석이 사랑의 힘-_-으로 어른 되어서 난생 첨으로 남을 이해하고 돌보게 되는 뭐 그런 전개였음 좋겠네요. 지원양 캐릭터는 처음부터 줄곧 '믿고 기댈 수 있는 보호자'를 찾고 있었고 계상에게 반한 것도 그런 성격이 강했던 것 같으니 종석군만 정신 차리면 깨끗하게 정리 가능합니다.

6) 뭐가 어찌 되었든 계상은 그냥 르완다 가구요. 그걸 백진희가 기다릴 수도 있고 안 기다릴 수도 있지만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고. 암튼 일단은 가야죠;

7) 적고 보니 결국엔 러브라인러브라인러브라인... 이네요; 지겨워하는 분들 심정은 이해하지만, 저번 하이킥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주인공들의 연애사에 그 인물의 심리적 성장 같은 부분이 좀 얽혀 놓은 이야기 구성이라 잘 풀기만 하면 괜찮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진희는 (내심) 남자 잘 만나 편하게 팔자 피워보려는 마음 고치고, 하선도 우물쭈물 어리버리함 고치고, 종석도 남 배려하는 맘 좀 키우고, 지원도 어린 시절 입은 트라우마 극복하고, 계상은 맨날 농담 날리며 사람들을 피상적으로 대하는 버릇 고치고 뭐 등등등.

8) 결말은... 기획이 처음으로 공개될 때부터 긍정적으로 갈 것처럼 계속 얘길 하고 있으니 그걸 의심할 필욘 없어 보이는데. 다만 PD 아저씨의 스타일상 해피 엔딩이라는 게 러브라인 실현과 그대로 이어지진 않을 것 같아요. 사실 또 그렇잖아요. (취업이 중요합니까 남자 친구가 중요합니까!)


- 그리고 기타 등등

1) 최소한 윤(지석)쌤이 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미 저번 꿈 에피소드에서 한 번 죽였기 때문에 또 죽이긴 어려워진 것 같아서.

2) 이적과 결혼할 사람이 누군지 모르겠는데. 자꾸 박하선일 것처럼 떡밥을 푸는 걸 보니 박하선은 아닐 것 같죠. 그래서 전 돈 좋아하는 크리스탈로 찍어 봅니다.

3) 윤건은 이제 안 나오나요. 박하선의 테러 행위로 인해 큰 부상을 입은 것 같은데 박하선은 무사한 걸 보니 음악 윤쌤은 대인배(...)

4) 러브라인 정리가 본격화되면 강승윤 캐릭터의 비중은 정말 하찮아지겠어요. 그래도 꽤 재밌는 캐릭터인데 말입니다.

5) 김병욱 PD는 다음엔 그냥 정극을 한 번 해 줬음 좋겠습니다. 지금 하이킥도 시트콤과 정극 사이에서 살짝 시트콤쪽으로 기울어있는 모양새라 여기서 또 조금만 바꾸면 그냥 좀 웃기는 정극... 정도가 될 것 같은데. 그런 작품이라면 차라리 지금처럼 안 웃긴다고 욕도 덜 먹을 거고 본인이 하고 싶어하는 얘기도 더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시트콤과 그냥 드라마는 성격이 다르고 하니 무조건 좋은 작품이 튀어 나올 거라는 보장은 없겠지만 말입니다. 전 그게 궁금하고 또 보고 싶네요.


- ...적다 보니 여전히 정리가 안 돼서 그냥 여기서 끝입니다;


 + 덤으로. 백진희 캐릭터의 망상병은 그 캐릭터의 정신적인 약함을 보여주는 장치였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현실 도피적인 내용이고 심지어 윤계상을 그리 좋아하지 않던 시기에도 반복되던 장면이니까요. 그래서 아마 오늘 이후로는 나오는 빈도가 많이 줄어들거나 아예 안 나오거나 하지 않을까 싶어요. 오늘 끝 장면에서 조금은 강인해지는 모습을 보였으니 그렇게 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뭐 그렇게 안 되어 버려도 할 말은 없구요. 그냥 그렇게 되길 바랍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9121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7821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7995
74 [듀나인] 미드 굿와이프에서 [3] 닥호 2012.07.15 2079
73 [바낭] 오늘 불후의 명곡2 잡담... 을 빙자한 그냥 이상은, 이상우 잡담 [12] 로이배티 2012.08.12 3211
72 강원도에 다녀왔어요 {음식 + 동물 사진 有} [10] miho 2012.08.13 3221
71 [아이돌] 여러가지 의미로 전설이 될 오늘 KBS 국민대축제 [24] 로이배티 2012.08.15 6016
70 [바낭] 뜬금 없이 생각난 꽃청년 넘실대던 일본 드라마 [17] 로이배티 2012.08.19 4934
69 진짜 지긋지긋한 [25] Koudelka 2012.09.02 6190
68 [바낭] 헌혈과 자전거 그리고 혈장 하지만 우산 그러나 공허함 [8] 異人 2012.09.06 1880
67 [아이돌] 오늘 엠카운트다운 시크릿, 오렌지 캬라멜 컴백 무대입니다 [13] 로이배티 2012.09.13 2465
66 (바낭) 패션하니까 떠오르는 유럽가서 한국인 패션으로 구별하기 [25] 소전마리자 2012.09.18 6022
65 SNL 코리아, 수감번호 1997 응답하라 1997호! [5] 로이배티 2012.09.23 3017
64 잉여스런 질문으로 놀아봅시다. 잭바우어(24) VS 브라이언 밀슨(테이큰) VS 르로이 제쓰로 깁스(NCIS),싸우면 누가 이길까요? 그리고 누가 더 미중년인가? [18] chobo 2012.10.02 2547
63 싸이 김장훈 결국 러브샷 하면서 화해했군요.+ 동영상 추가 [21] 자본주의의돼지 2012.10.10 5900
62 [듀나인] 만화 나루토 말이에요...(스포일러?) [9] 닥호 2012.10.11 1626
61 타진요, 대법원 상고! [3] chobo 2012.10.18 2823
60 KIA, 한대화 전 감독, 2군 감독으로 내정 [1] chobo 2012.10.25 1297
59 [고양이][사진많음] 고양이는 고양이 [3] 늘보만보 2012.11.23 2241
58 (디아블로3가 생활인 직장인이 쓰는 대선 이야기) 대선 보름 남기고 ㅂㄱㅎ가 드디어 셋트 아이템을 다 모았습니다. [1] chobo 2012.12.04 1610
57 민주당과 미디어는 문재인 망~ 으로 보고 있네요. [21] soboo 2012.12.05 5282
56 (D-9 디아블로3는 생활인 직장인) 저의 악마사냥꾼 언니는 (자체)졸업장을! 이제 야만용사 언니 시대! [5] chobo 2012.12.10 1612
55 선관위의 현실 shyness 2012.12.12 161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