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25 21:09
100년 전에 만들어진 영화를 한 편 보았어요. [100퍼센트 미국인]. 메리 픽포드가 나오는 단편영화인데, 제1차 세계대전
프로파간다 홍보물입니다. 주연이 메리 픽포드이니 전쟁 영화는 아니지요. 후방에 있는 관객들에게 전쟁 채권을 사라고
홍보하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서 100 퍼센트 미국인은 메리 픽포드가 연기하는 메이미입니다. 미국의 작은 소도시에 사는 메이미는 전쟁 채권을
사라는 연설에 감명받고 미국인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 하려고 합니다. 아이스크림 소다도 참고, 새 옷도 안 사고,
버스를 타는 대신 걸어서 모은 돈으로 전쟁 채권을 사요. 하지만 전쟁 채권이 있어야만 갈 수 있는 무도회가 있어서
친구 틸리에게 자기가 산 채권을 빌려주지요. 다행히도 혼자 집에 주저 앉아 있는 메이미에게 전쟁영웅이 된 남자 친구가
돌아옵니다. 제목을 입고 훈장까지 단 남자친구가 있으니 메이미도 무도회에 갈 수 있지요. 마지막에
메이미는 외나무 다리를 건너고 있는 독일 황제 캐리커처에게 '4th Liberty Loan'이라고 쓰여진 공을 집어던져 떨어뜨립니다.
100년 전 홍보물이니 이 영화의 메시지는 우리에게 큰 의미가 없지요. 단지 100년 전 미국인들, 적어도 자신을 100퍼센트
미국인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당시 관점을 볼 수 있습니다. 지금 보면 제목부터가 좀 편협하게 느껴지기도 하지요.
'100퍼센트 미국인'이 도대체 뭔가요? 여기엔 당연히 국적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건 정작 이 영화에서
'100% American'을 연기했고 전성기 때엔 'America's Sweetheart'라고 불렸던 메리 픽포드는 미국인이 아니라 캐나다인이었다는 것이죠.
당시 관객들은 전혀 신경을 안 썼겠지만요.
지금도 이 영화를 지탱하고 있는 건 메리 픽포드의 매력입니다. 이야기야 속보이죠. 코미디 대부분은 유통기한이
지났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세기 전 슈퍼스타의 매력이 전혀 손실되지 않고 그대로 영화와 함께
남아있는 것을 보면 신기하기 짝이 없답니다.
(18/03/25)
★★☆
기타등등
캐나다에서는 [100퍼센트 캐나다인]이라는 제목으로 상영되었다고 합니다.
감독: Arthur Rosson, 배우: Mary Pickford, Loretta Blake, Theodore Reed, Henry Bergman, Monte Blue
IMDb http://www.imdb.com/title/tt0180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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