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9.03 00:38
바니 로스가 이끄는 익스펜더블즈 팀이 미스터 처치로부터 받은 다음 임무는 알바니아 어딘가에
추락한 중국 비행기에서 정체불명의 물건을 회수하는 일입니다. 그 물건에는 암호가 걸려있기
때문에 암호 전문가 매기가 함께하지요. 그들은 임무에 성공하지만 그만 거기서 죽치고 기다리고
있던 악당들에게 동료를 잃고 물건을 빼앗깁니다. 알고 봤더니 그 물건 안에는 구소련 당시
숨겨놨던 플로토늄의 위치가 담긴 정보가 들어있었다지요. 익스펜더블즈 팀은 복수와 정의실현을
위해 그 악당들을 다양한 살상무기로 죽이고 그 주변의 물건들을 가루가 되도록 박살냅니다.
이 정도면 [익스펜더블 2]는 전편 [익스펜더블]과 특별히 다를 게 없어 보입니다. 맞아요.
속편이 전작과 전혀 다른 영화가 되어야 할 이유 따위는 없지요. 이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라는 것은 뻔하디 뻔한데, 굳이 그것을 비켜갈 필요도 없지요.
단지, 영화는 보다 효율적이 되었습니다. 1편의 구조에서 불필요한 건 잘라내고 호응이 높았던
것들은 분량을 늘렸지요.
가장 먼저 눈에 뜨이는 건 각본의 간소화입니다. 1편은 그럭저럭 드라마가 있었어요. 캐릭터 묘사도
있었고 갈등도 있었으며 그들을 활용한 드라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2편에서는 이들을 거의
지워버렸어요. 아마 1편의 반응을 보고 이런 것 따윈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겠죠. 하긴 바니 로스가 어떤 인물인지 사람들이 알아서 뭐하겠습니까. 그는 기관총을
든 실베스터 스탤론이에요. 더 이상 무얼 알아야 하지요? 여기에 드라마를 더 붙이면 구질구질해질
뿐이죠.
대신 영화는 액션으로 빈 공간을 빼곡하게 채웁니다. 독창적인 구경거리는 아니죠. 이들은
모두 8090 마초 액션 영화들에서 조금씩 재료들을 가져와 별다른 계산 없이 멋대로
엮은 것입니다. 단지 그 동안 특수효과의 기술이 발전했고 드라마의 논리 따위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에 모든 게 더 요란하고 크고 시끄럽습니다. 이 영화에서 죽어나간 사람들의 시체들을
다 쌓으면 작은 산이 하나 생기겠어요.
전편이 그랬던 것처럼, 캐스팅의 명성은 과장된 경향이 있습니다. 브루스 윌리스, 아놀드 슈왈제네거,
척 노리스 기타등등은 모두 카메오나 단역이죠. 심지어 저번 편에는 제법 비중이 컸던
이연걸도 이번에는 카메오입니다. 하지만 그 활용은 저번보다 더 그럴싸합니다. 실베스터
스탤론과 아놀드 슈왈제네거, 브루스 윌리스가 한 줄로 서서 악당들에게
기관총을 쏘아대는 구경을 이 때 아니면 언제 하겠습니까.
영화는 자신이 옛날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하기 위한 농담이라는 사실을 잘 압니다. 그렇기
때문에 캐릭터나 배우를 그냥 막 다뤄요. 척 노리스가 연기하는 부커만 해도 이유나 논리
같은 건 없습니다. 그는 그냥 나타나서 마구 사람을 죽여요. 그런 다음 심지어 척 노리스
인터넷 농담까지 합니다. 하긴 이 장면에서 중요한 건 척 노리스가 나왔다는 사실 자체니까요.
어차피 이유 따위를 만들어줘도 사람들은 신경도 안 써요.
나머지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배우들도 역시 그렇게 진지하게 연기할 생각 따위는 없는
거 같습니다. 모두 SNL에서 자기 자신의 패러디를 연기하는 것처럼 건들건들하면서 자신과
공연 배우들의 옛날 영화들을 소재를 삼은 유치한 말장난을 합니다. 여기 나오는 노땅들 중 오로지
실베스터 스탤론만이 진지한 척하고 있어요. 하긴 누군가가 지지대 역할을 하지 않으면
영화가 너무 경박해질 거고, 스탤론은 선장으로서 혼자서라도 진지할 책임이 있지요.
(12/09/03)
★★☆
기타등등
영화 후반의 공항 총격전에서 민간인 희생자가 나지 않을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요.
감독: Simon West, 출연: Sylvester Stallone, Jason Statham, Jet Li, Dolph Lundgren, Chuck Norris, Jean-Claude Van Damme,
Bruce Willis, Arnold Schwarzenegger, Terry Crews, Randy Couture, Liam Hemsworth, Scott Adkins, Nan Yu, Charisma Carpenter
IMDb http://www.imdb.com/title/tt1764651/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79826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51 | 치어리더는 모두 죽는다 All Cheerleaders Die (2013) [1] | DJUNA | 2014.08.09 | 8263 |
50 | 붉은 모란: 여자 야쿠자 Hibotan Bakuto (1968) [1] [1] | DJUNA | 2011.07.24 | 8222 |
49 | 언프렌디드: 친구삭제 Unfriended (2015) [4] | DJUNA | 2015.05.11 | 7958 |
48 | 사랑과 영혼 Ghost (1990) [4] | DJUNA | 2015.01.04 | 7932 |
47 | 러브 크라임 Crime d'amour (2010) [1] [2] | DJUNA | 2012.11.28 | 7882 |
46 | 토요일밤의 열기 Saturday Night Fever (1977) [1] [8] | DJUNA | 2014.02.05 | 7857 |
45 | 오리엔트 특급 살인 Murder on the Orient Express (2017) [1] | DJUNA | 2017.12.02 | 7810 |
44 | 사일런트 레이크 Shimmer Lake (2017) | DJUNA | 2017.06.17 | 7493 |
43 | 붉은 모란: 인협의 길 Hibotan bakuto: isshuku ippan (1968) [2] [1] | DJUNA | 2011.07.30 | 7490 |
42 | 앵그리버드 더 무비 Angry Birds (2016) [2] | DJUNA | 2016.05.19 | 7214 |
41 | 박스트롤 The Boxtrolls (2014) [1] | DJUNA | 2014.11.05 | 6948 |
40 | 더 기프트 The Gift (2015) | DJUNA | 2015.10.23 | 6792 |
39 |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 (2014) [1] | DJUNA | 2015.10.23 | 6553 |
38 | 하루 (2017) | DJUNA | 2017.06.10 | 6463 |
37 | 툼스톤 A Walk Among the Tombstones (2014) [1] | DJUNA | 2014.09.27 | 6402 |
36 | 용의자 (2013) [1] | DJUNA | 2014.01.24 | 6345 |
35 | 사라진 밤 (2018) | DJUNA | 2018.03.07 | 5856 |
의도한건 아니시겠지만 좀 재미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