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04 16:17
2075년, 임상병리학자인 정원은 고요의 바다에 있는 달기지로 돌아갑니다. 10년 전 그 곳에서는 감염된 달의 물 때문에 끔찍한 재난이 일어났고 정원은 그 와중에 동생을 잃었죠. 정원이 속해있는 탐사대의 목표는 오염된 물을 지구로 가져오는 것. 하지만 기지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가 숨어있고 물에 노출된 탐사대원들은 이상한 경험을 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내용의 영화가 한예종 졸업작품이라니 신기하죠. 웬만한 할리우드 SF 영화가 하는 것은 다 하는 37분짜리 대작입니다. 당연히 내용보다는 쥐꼬리만한 게 분명했을 제작비를 감독이 어떻게 활용했는지가 더 궁금합니다. 세트와 CG의 경제적인 활용을 고려해봐도 그 결과물은 상당한 수준이거든요.
이야기는 겸손한 [에일리언] 오마주입니다. 심지어 무대가 되는 달기지는 웨일랜드 사 소유예요. 단지 진짜 괴물을 등장시키면 돈이 너무 들 테니까 아직 죽지 않은 정원의 동생을 등장시켜 그 빈 자리를 채우고 있는데, 배우의 활용과 특수분장, CG가 상당히 좋아서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동생의 등장으로 정원의 드라마가 보다 개인적인 영역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이야기가 일반적인 재난/공포 영화 공식의 익숙한 반복에서 벗어나기도 하고요.
단지 영화가 과학을 너무 가볍게 다루고 있다는 게 걸립니다. 달의 저중력 묘사는 일반적인 할리우드 영화도 제대로 하고 있지 않으니 넘어가죠. 하지만 달기지에 있는 무중력실의 존재는 아무리 무시하려 해도 걸립니다. 그 공간의 존재이유가 특수효과의 과시에 불과한 것 같아 더 그렇고요. 달착륙선의 디자인과 내부 묘사도 21세기 후반 우주 공학 기술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 같아 신경이 쓰입니다. 그리고 궤도를 돌며 착륙 준비 중인 우주선에 왜 중력이 있는 거죠? 뭔가 반대로 돌아가는 것 같지 않습니까?
결국 SF보다 특수효과에 더 무게가 쏠린 영화라고 하겠습니다. 그 때문에 더 아쉽군요. 특수효과를 잘 다룬다는 것은 그러는 동안 SF를 희생해도 된다는 뜻이 아니니까요. 반대로 그건 그 특수효과가 더 효과적인 SF를 추구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준다는 뜻이죠. 그 기회를 조금만 더 활용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14/07/04)
★★☆
기타등등
저중력 묘사가 그렇게 어려울까요? 물론 배우의 연기가 환경의 영향을 직접 받을테니 쉽지는 않겠죠. 하지만 방법이 없지는 않을 텐데? 단편의 경우라면 오히려 융통성이 더 있을 거고요.
감독: 최항용, 출연: 최희진, 허정도, 최배영, 다른 제목: The Sea of Tranquility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26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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