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7.29 11:47
오늘도 성경에 기록된 여러 일들을 열심히 하고 있는 예수에게 나사로가 죽었다는 소식이
날아옵니다. 사랑하는 제자 유다와 함께 요한복음에(만) 기록된 기적을 행하기 위해
나사로의 집을 찾은 예수. 역시 복음서에 기록된 것처럼 나사로를 살리긴 했는데, 그만
예상 못한 부작용이 발생합니다. 나사로가 좀비가 되어 주변 사람들을 물어 뜯기 시작하고
마을은 순식간에 좀비판이 되어버렸어요. 여자애처럼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던 예수. 하지만
그에게는 필살기가 있었으니...
아드리안 카르도나와 다비드 뮤노스의 [예수 vs. 좀비]는 경쾌한 신성모독의 잔치입니다.
종교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보다는 기독교 문화권에서 자라오면서 기초지식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더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영화죠. 그렇다고 그 필요한 지식이 그렇게 난이도가
높은 건 아닙니다. 나사로가 누구인지, 예수가 왜 그런 무기를 선택했는지... 뭐, 그런
것들만 알면 됩니다. 종교 비판 같은 건 아니고요. 그냥 악동스러운
농담이에요. 별 생각없이 지금까지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지던 이미지들이
무참하게 파괴되는 과정의 쾌락을 즐기면 됩니다.
이 쾌락은 예수가 벌이는 무차별적 폭력에서 절정을 이룹니다. 이 단편영화에 나오는
좀비 액션의 신체손상은 요새 나온 좀비 영화들을 다 합친 것보다도 더 많아요.
저예산 때문에 특수효과는 투박하기 짝이 없지만 상관없습니다. 그 때문에 오히려
80년대스럽고 더 좋아요. 폭력과 파괴의 질감이 더 생생하게 느껴지고요. 향수 팍팍
돋고 피비린내가 스크린을 뚫고 나옵니다.
영화의 엔드 크레딧에 "예수와 유다는 속편인 [옛날 옛적 예루살렘에서]로
돌아옵니다"라는 예고가 나옵니다. 농담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부천영화제 GV에 참석한
공동감독 중 한 명인 다비드 뮤노스에 따르면 지금 클라우드 펀딩 중이라고요.
(13/07/29)
★★★
기타등등
유튜브에 있습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GuKV2Z3eYTY
감독: Adrián Cardona, David Muñoz, 배우: Marc Velasco, Noé Blancafort, Salvador Llós, Victoria Roldán, Roger Sotera, José María Angorrilla
IMDb http://www.imdb.com/title/tt2705402/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1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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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투브에서 즐겁게 봤는데 폭력을 해소할 길 없었던 예수의 한풀이네요. [예수 vs. 좀비]라는 제목은 좀 아쉽군요. 이게 좀비물인지 모르고 보면 마음 한켠이 써늘한 맛이 있었을텐데. 그렇다고 '예수의 주먹'이라고 번역하기도 그렇고. 좀비가 죄책감 없이 폭력행사를 할 수 있는 인간 대체물이라는게 대놓고.. 유태인을 구하기 위해 나치 죽이는 예수 만화보다 예수가 더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겠어요.